성남 어린이집 성추행 사건 피해 부모 "강당에서 무릎 꿇고 사죄드려"

성남 어린이집 성추행 사건 피해 부모 "강당에서 무릎 꿇고 사죄드려"

2019.12.03. 오후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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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어린이집 성추행 사건 피해 부모 "강당에서 무릎 꿇고 사죄드려"
사진 출처 = '보배드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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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다니는 만 5살 여자아이가 같은 반 남자아이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폭로된 가운데, 오히려 피해 아동 부모가 어린이집에서 사죄했다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사건을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어린이집과 학부모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지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자신이 사건이 발생한 어린이집 학부모라고 밝힌 누리꾼 A 씨의 글이 올라왔다.

사건 발생 이후인 지난 2일 어린이집 학부모 모임에 다녀왔다는 A 씨는 "피해자 어머니께서도 오셨었고, 엎드려 사과하시는 장면도 봤다"라며 "피해자 어머니께서 언론 보도자료를 보여줬을 때 비웃었던 사람도 누군지 잘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A 씨는 "누가 피해자 가족 편에서 이 사건을 보고 있고, 누가 가해자 가족 편에서 이 사건을 대하는지 오늘 잘 보았다"라며 "우리가 배척해야 할 대상은 가해자 가족뿐 아니라 오늘 같은 모습을 보여줬던 사람들 모두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늘 가면을 벗은 사람들, 피해자 어머니께 정중히 사과하라"라며 "이 사건은 지금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보고 있다. 어줍짢은 친분으로 가해자 옹호하지 말라"라고 요구했다.

A 씨는 "몇 명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모가 피해자 가족 편이다. 피해자 어머니께서 먼저 퇴장하셔서 못 보셨겠지만, 모두들 그 사람들에게 왜 가해자 편을 드는지 사과를 요구했다. 다시는 무릎 꿇지 않으셔도 된다"라고 적었다.

그에 앞서 사건 당사자인 피해 아동 엄마 B 씨도 2일 '보배드림'에 "무릎 꿇고 사죄드리고 왔다"라는 글을 올렸다.

B 씨는 "저로 인해 현 원생 학부모님들이 피해 본거 안다. 강당 단상에 무릎꿇고 엎드려 사죄드렸다. 원에 분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에게 공격적인 질문을 퍼부으셨던 어머니, 이 글을 보신다면 결론이 어떻게 나는지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라면서 "글이 너무 자극적이다, 공론화한다고 동의를 구했나 등 (지적이 있었다.) 저희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 벌 달게 받겠다. 허위사실, 명예훼손 등 잘못이 있다면 그 벌 다 받겠다"라며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관심을 호소했다.

피해 아동 부모는 지난 1일 청와대 게시판을 통해 5살 딸이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알렸다. 피해 아동 부모에 따르면 만 5살인 피해 아동은 어린이집과 아파트 등에서 같은 반 남자아이로부터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해 병원 진료까지 받아야 했다.

그러나 가해 아동 역시 만 5살로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상황. 이에 B 씨 측은 "가해자 부모, 가해 아동, 가해자와 동참해 피해자를 둘러싼 아이들, 사건을 무마하려 한 어린이집 원장과 선생을 반드시 처벌해 달라"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아동의 부모 측은 "부풀려진 사실이 있다"라며 허위 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대응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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