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일한 탈출구, 건설사 직원이 막았다...소통 부재 정황 '속속'

단독 유일한 탈출구, 건설사 직원이 막았다...소통 부재 정황 '속속'

2019.08.02. 오후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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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작업자 3명이 숨진 목동 배수시설 사고 당시, 지하터널에서 지상으로 나오는 유일한 출구를 현대건설 직원이 막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나중에 지하로 내려간 직원이 터널 안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출구를 닫아버린 건데, 기본적인 소통마저 이뤄지지 않았던 허술한 관리 실태가 다시 한 번 드러났습니다.

나혜인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사고 당일 오전 7시 40분.

작업자 2명이 지하터널에 들어가고 30분이 지나 첫 번째 수문이 열렸습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당시 빗물의 유입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다고 말했습니다.

[최재곤 / 현대건설 현장소장 : 통상적으로 유입수가 시점부를 열어서 종점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평균 49분 정도 걸립니다. 오늘은 유입수가 한 23분 만에 도달한 상황에서….]

하지만 터널 안에 있는 작업자에게 달리 연락을 할 방법이 없었고, 7시 50분쯤 현대건설 직원 안 모 씨가 직접 터널로 들어갔습니다.

[최재곤 / 현대건설 현장소장 : 터널 하부에는 전달할 수 있는 연락망이 지금 현재까지는 없습니다. 밑에 내려가서 근로자들을 밖으로 빼 오려고 하는 상황에서….]

하지만 YTN 취재 결과, 8시 9분쯤 또 다른 현대건설 직원이 지하로 내려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조 목적이 아니라, 지하터널 입구에 있는 방수문을 닫기 위해서였습니다.

빗물이 지상으로 역류하는 걸 막기 위해 설치된 방수문은 평상시엔 열려 있었습니다.

결국, 숨진 3명에게 한창 빗물이 도달했을 무렵, 사실상 지상과 통하는 유일한 출구를 밖에서 막아버린 겁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 : 물이 들어왔을 때 물이 새면 안 되니까…. 그래서 안에서는 열 수 없도록 그렇게 구조가 (돼 있습니다). (유일한 출입구가 맞는 거고요?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는?) 네 그렇죠. 유일한 출입구 맞고.]

현대건설 측도 이런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방수문을 닫은 직원은 앞서 들어간 안 씨가 작업자 2명을 데리고 이미 탈출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현대건설 관계자 : 통로로 통하는 문인데, 그 문을 안 닫으면 이쪽으로 (물이) 다 들어오거든요. 이미 충분히, 50분에 내려갔으니까 충분히 올라왔다고 생각을 한 거죠.]

숨진 협력업체 직원 구 모 씨는 닫힌 방수문 부근에서 발견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 일단 방수문이 닫힌 상태여서 그 부분은 확인 중에 있습니다. 아직도 저희가 현장을 못 내려가 봐서요….]

허술한 관리 실태가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전담 수사팀을 꾸린 경찰은 전반적인 안전 관리 체계에 문제가 없었는지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YTN 나혜인[nahi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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