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보석 싫다"더니...웃으며 나온 양승태

"그런 보석 싫다"더니...웃으며 나온 양승태

2019.07.23. 오전 09:5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진행 : 이승민 앵커
■ 출연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박성배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주요 사건사고 이슈를 짚어보는 뉴스픽 순서입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그리고 박성배 변호사와 함께하겠습니다. 두 분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첫 번째 주제어 확인해 보겠습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재판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조금 전에 법원에 첫 재판을 받기 위해서 출석을 했는데 일단 보석 얘기를 먼저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79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게 된 거죠.

[박성배]
바로 어제죠. 서울중앙지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형사사건을 맡고 있는 재판부과 179일 만에 직권으로 보석을 허가했습니다.

직권으로 보석을 허가하지 않더라도 8월 10일 구속기간 만료로 양 전 대법원장이 조건 없이 석방될 상황이었죠. 조건을 부과해서 석방하기 위해서 직권으로 보석허가 결정을 내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조건들이 어떤 것들인가요?

[박성배]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서는 주거지를 자택으로 제한 하고요.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서도 사건 관련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나 그 친족에 대해서 전화나 SNS 등 어떠한 형태로도 접촉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보증금은 3억 원인데 직접 3억 원을 입금한 것은 아니고 보석보증보험증권으로 갈음하는 것으로 하고 법원이 정한 날짜, 장소에 반드시 출석을 해야 되고요.

3일 이상 여행을 하거나 출국을 할 때도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조건을 걸어뒀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애초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보석의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이런 입장을 보였었잖아요.

[이수정]
아무래도 직권으로 보석이 되는 경우에는 조건부라는 게 사실 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조건에 있어서 여러 가지 제약 조건, 예를 들자면 외부인을 접근 금지한다거나 이런 것들이 붙으면 결국은 만기로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경우보다 훨씬 더 제약이 많은 거거든요.

그래서 일단은 기다려가지고 만료될 때까지 기다려서 자유롭게 재판에 임하겠다라는 취지였는데 지금 결과적으로 이렇게 부과된 조건들을 보면 비교적 그렇게 재판을 임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조건을 집행하고 있어요.

그래서 예를 들자면 사건 관계자 외에는 만남에 제한이 없다거나 그러면 사실은 여러 관련자들을 분명하게 규명하기가 좀 어렵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지금 아무래도 이 사건 자체가 물적증거가 상당 부분 미비한 사건이다 보니까 어떻게해서든 증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가 없지는 않아 보인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종류의 제약조건이 비교적 상당히 관대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수용하게 된 것은 아닌지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앵커]
지금 말씀하신 이런 부분들 때문에 사실 검찰에서는 이 조건부 석방이나 조기 석방이나 다름이 없다.

그러니까 조건부로 보석을 허가해 준 것이 조기 석방이다 이렇게 지금 해석을 하고 있는 거잖아요.

[박성배]
검찰에서는 그동안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석을 허가해 주더라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보석을 허가해 준 것과 동일한 수준의 조건이 부과돼야 된다고 주장해 왔죠.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외출 자체가 제한되어 있고요.

배우자 내지는 직계가족 외에는 통신 자체가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법원에 지속적으로 보석조건 준수 여부를 보고하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보석 때보다는 느슨한 조건으로 석방이 이루어졌습니다.

그에 대해서 검찰에서는 보석조건 자체가 굉장히 추상적이다. 양 전 대법원장이 누구를 만나더라도 감시를 할 수 없는 구조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요?

[박성배]
실제로 양 전 대법원장이 조건부 보석에 대해서 거부 의사를 시사해 왔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8월 10일에 만기로 석방되는데 조건부 보석이 이뤄진다면 나는 그 자체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왔고 재판부도 최악의 사태를 피하고자 했던 것이죠.

보석을 허가해 줬음에도 불구하고 보석에 불응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 양 전 대법원장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보면 여러 가지 앞서 조건을 봤습니다마는 심지어 여행도 보고를 하기는 해야 됩니다마는 그래도 3일 정도는 여행을 갈 수 있다는 것도 이례적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수정]
그런데 지금 이런 종류의 소위 조건이라는 것은 결국은 지정하기 나름이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지금 변호사님 말씀하신 대로 아무래도 조건부로 지금 보석을 수용하게 되면 감시의 기회가 생기잖아요, 어떻게 해서든 간에. 그렇기 때문에 만기보다는 이런 쪽이 훨씬 더 낫다고 선택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일단 조금전에 저희가 속보로도 전해 드렸습니다마는 오늘 첫 재판에 불구속 상태로 출석하기 위해서 나오는 모습을 라이브로 보여드렸습니다.

그런데 보석을 받고 나서 나올 때도 그렇고 그리고 조금 전에 지금 나오는 모습에서도 그렇고요. 글쎄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표정이 상당히 여유롭다고 해야 할까요. 이런 모습들은 어떻게 해석을 할 수 있을까요?

[이수정]
다른 피고인들과는 조금 다른 어떤 여유로움이 묻어 있다. 이것은 어쩌면 사법제도에 대해서 굉장히 잘 알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는 지금 혐의가 자그마치 44개입니다. 그런데 이게 44개가 거의 다 직권남용이나 공무상 비밀누설. 예컨대 비밀이라는 건 어디다 기록을 남기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증언을 통해서 증인들에 의해서 비밀이 어떤 방식으로 누설이 됐는지 이런 것들을 입증을 해야 되는 그야말로 사법부 내에서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연루된 그런 사건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물적증거가 없는 재판이 될 개연성이 굉장히 높아서 그런 차원에서 지금 비교적 증거 자체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불충분하기 때문에 또 피고인이 갖는 여유로움 이런 것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지금 오늘 보면 증인신문도 열릴 예정이라고 하는데 증인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됐거든요.

그런 걸 보면 여러 가지 면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는 유리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 전반적으로 오늘 재판 어떻게 예상을 하시나요?

[박성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수감된 게 올해 1월 24일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 공판준비기일 첫 번째 이뤄졌던 게 3월 25일인데 그동안 증거능력에 관해서 치열하게 다퉜지 사건 실체에 관한 심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달 10일에야 212명 증인 중에서 4명 증인신문이 처음으로 이뤄졌거든요.

불구속상태에서는 빠르게 재판을 진행하기 위해서 법원도 검찰이 주2회 재판하던 것을 주3회로 늘려달라고 했던 것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이고 그동안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측에서는 변호인이 의견서 하나를 내더라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접견해야 한다는 이유로 절차가 다소 지연됐습니다.

이제 불구속 상태이기 때문에 재판부도 그렇고 오히려 접견의 필요가 없기 때문에 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고 오늘 증인이 나오지 않았지만 앞으로 나올 증인들에 대한 증인 소환 그리고 재판진행 절차에는 굉장히 속도가 붙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동안은 양승태 대법원장 측에서 재판을 지연시키기 위해서 그런 전략을 썼다라는 해석도 있었는데 오히려 불구속상태이기 때문에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박성배]
충분히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명분이 사라졌고요. 그리고 이미 재판심리가 너무 늦어진 측면이 있습니다.

이제는 재판부도 이대로 내버려두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앞으로 재판과정도 저희가 계속해서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