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원짜리 침대에서 나온 '벌레떼'...원인은 오리무중

천만 원짜리 침대에서 나온 '벌레떼'...원인은 오리무중

2019.05.27. 오후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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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원짜리 침대에서 나온 '벌레떼'...원인은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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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천만 원짜리 낙타 털 침대의 매트리스 속에서 나방과 애벌레 떼가 나오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죠.

진드기도 아닌 날벌레가 어떻게 매트리스 안에 들어가 있는 걸까요?

아직 정확한 유입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당국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부장원 기자!

먼저 사건 개요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피해 사실을 제보한 장 모 씨가 문제의 매트리스를 구매한 건 지난 2016년 8월이었습니다.

낙타 털 등 천연 부자재가 사용돼 유충 차단에 탁월하다는 이 침대는 스위스에서 수입한 제품으로 가격은 천만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침대를 산 지 한 달쯤 지난, 2016년 9월부터 제보자의 몸에서 발열과 가려움증이 시작됐고,

병원에서 각종 검사를 거친 끝에 벌레에 의한 피부염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장 씨는 처음에는 자신의 침대가 문제일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제품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 2월 침대 위에서 정체 모를 벌레가 나오면서 의문을 갖게 됐고, 청소업체를 불러 매트리스를 열어본 끝에 지난 3월 애벌레와 나방 사체들을 발견했습니다.

[앵커]
영상을 보면 벌레가 꽤 많이 나온 것 같은데, 매트리스 속 상황은 어땠나요?

[기자]
벌레떼는 매트리스 속 깊숙한 곳에 있어 처음에는 쉽게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취재진이 방충복을 입고 매트리스 속을 직접 열어본 결과 상당한 양의 벌레 사체 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보이는 투명한 용기에 담긴 게 타이머를 켜고 5분 동안 채집한 벌레와 알들인데요.

저희가 발견한 건 모두 죽은 상태였는데, 앞서 보건소와 청소업체 조사 때는 살아있는 나방과 애벌레도 나왔다고 합니다.

[앵커]
도대체 벌레가 왜 매트리스 속에 있었는지 궁금한데요.

판매사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 업체 측은 소비자가 침대를 쓴지 2년 반이 넘었기 때문에 부주의로 벌레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전 세계에 팔린 같은 제품에서 이런 일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소비자 측은 침대를 산 직후부터 피부에 질환이 생겼고, 벌레들이 매트리스 속에서만 발견됐다는 점을 들어 제조사 측 과실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과연 밀폐된 매트리스 안에서 2년 넘게 벌레가 번식할 수 있는지도 의문인데요.

전문가들은 매트리스 속으로 바깥 공기가 통하고, 유기물인 낙타 털을 먹이 삼아 벌레들이 번식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낙타 털에 있던 유충이 제조나 가공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지적됐는데,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양영철 / 한국유용곤충연구소 대표 : 매트리스 만들 때 낙타 털이라는 동물의 털을 이용하는데, 이런 것들을 만드는 회사에서 그런 소재들을 대량으로 어디서 보관을 할 것 아닙니까. (그런 과정에서) 해충들에 오염이 되는 거죠.]

질병관리본부가 현재 유충 종류 규명과 유입 경로 조사에 착수했는데,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장 씨는 소비자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고 민사 소송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부장원[boojw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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