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예멘 난민 신청자 중 겨우 0.4 퍼센트만이 난민 지위 얻었다

제주 예멘 난민 신청자 중 겨우 0.4 퍼센트만이 난민 지위 얻었다

2019.03.25. 오후 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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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예멘 난민 신청자 중 겨우 0.4 퍼센트만이 난민 지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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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신혜인 유엔난민기구 공보관


제주 예멘 난민 신청자 중 겨우 0.4 퍼센트만이 난민 지위 얻었다

- 배우 정우성이 통곡할 지경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먼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이제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이야기가 됐습니다. 바로 ‘난민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로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들을 허용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뜨거운 논쟁을 일으키기도 했었는데요. 오늘 열린라디오 YTN, 함께 사는 세상에서는 우리의 이웃, 난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유엔난민기구 신혜인 공보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신혜인 유엔난민기구 공보관(이하 신혜인)>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난민. 이 난민의 의미가 정확히 뭔가요?

◆ 신혜인> 저희가 유엔난민 협약상의 정의를 보면요. 난민은 본인의 인종이나 국적, 종교, 정치적 견해들로 인해서 자국에서 박해 위험이 있어서 자국이 아닌 다른 국가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난민이라고 부릅니다.

◇ 김양원> 제가 앞서 말씀드렸습니다만, 우리나라에 지난해죠. 제주도의 예멘 난민 관련 이슈 이후에 많은 분들이 난민 문제를 조금 더 체감하게 된 것 같아요. 지금은 당장 언론에 이런 이야기가 등장하고 있지는 않거든요. 요즘은 난민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생각의 변화가 읽히시나요?

◆ 신혜인> 말씀하신 것처럼 사실 대한민국도 1994년부터 계속해서 난민 신청을 받았고, 난민을 인정해왔는데, 어떻게 보면 지난해 제주도에 예멘 난민분들이 비교적 다수 도착하시기 전까지 우리 국민들이 난민에 대해서 생각해 볼 계기 자체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분들이 낯설고, 예멘이라는 낯선 국가에서 오셨기 때문에 많은 우려나 잘못된 정보들도 사실 있었는데, 동시에 난민에 대해서 정말 생각을 해보고, 그리고 예멘이라는 국가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이런 것들을 국민들이 처음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고, 또 토론의 장이 열렸다, 이런 측면에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요. 그리고 저희가 제주도도 그렇고, 난민들과 직접 가깝게, 함께 일하고, 이분들을 본 분들은 그런 우려들이 다 해소되었기 때문에 난민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가지게 되셨고, 이분들이 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렇게 들었습니다.

◇ 김양원> 사실 이것은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배우 정우성 씨가 유엔난민기구 홍보대사시죠. 그냥 홍보대사를 하시는 게 아니라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에 난민에 대한 공론화를 일으키신 주체셨던 것 같아요. 개인의 SNS에 소신 발언도 많이 하셨고요. 또 그게 네티즌들 사이에서 공론화가 되면서 찬반 논쟁이 붙기도 했지만, 큰 역할을 하셨던 것 같아요.

◆ 신혜인> 네, 맞아요. 정우성 친선대사님 같은 경우는 저희 기구와 2014년부터 계속 활동을 하셨어요. 그리고 작년 일이 있기 전부터 매년 현지에서 난민들을 만나시고, 그리고 돌아와서 많은 언론 인터뷰도 하시고 했는데, 그런 활동들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좋게만 봐주셨다가 이게 우리 이야기이고, 우리나라가 이 사람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하니, 그분의 활동이나 발언들을 안 좋게 보는 분들도 소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전히 다수의 국민들은 단지 모르기 때문에 난민을 두려워하거나, 이럴 뿐이지, 난민에 대해서 잘 알게 되시면 정우성 씨의 활동은 물론이고, 난민들을 보호해야 하는 한국의 책무나, 이런 이유에 대해서 다 충분히 이해를 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양원>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94년부터 난민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하셨는데요. 난민으로 인정받고 살아가는 분들의 숫자가 얼마나 되나요?

◆ 신혜인> 94년부터 현재까지 난민 신청을 한 사람의 수는 이중 철회한 사람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5만 명 정도 되는데, 이중 난민 신분을 인정받은 분이 950명 정도 되고, 인도적 체류 자격을 인정받은 분들이 2000명 정도 됩니다.

◇ 김양원> 지난번 저희가 제주도 예멘 난민분들이 몇 분이셨죠?

◆ 신혜인> 그때 500명이 조금 안 됐는데요. 그중 절대 다수인 412명이 인도적 체류 자격을 받으셨고, 두 분이 난민으로 인정되셨죠.

◇ 김양원> 실제로 난민이라는 지위를 받은 분들은 두 분 뿐이었습니까? 그랬군요. 이렇게 우리나라에도 해마다 난민 신청을 위해서 찾아오는 분들이 꾸준히 계신가봐요?

◆ 신혜인> 네, 맞아요.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요. 전 세계적으로 불안정이 계속되고, 분쟁이 장기화되는 지역이 많잖아요. 시리아 같은 경우도 8년 넘에 내전이 계속되고 있고, 예멘도 2015년부터 계속 내전을 겪고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난민 신청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한국도 보면, 2011년에 1000명 정도 난민 신청자가 있었는데, 작년 총 1만 6000명이었어요. 그러니까 굉장히 신청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인 거죠.

◇ 김양원> 궁금한 것이 사실 예멘을 저희가 잘 모르잖아요. 아프리카나 이렇게 먼 곳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알고, 난민 신청을 하실까요?

◆ 신혜인> 그게 어떻게 보면 지금 해주신 말씀이 전 세계적인 난민들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것인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은 제주도에 도착하신 예멘 난민분들 중에 한국이 첫 선택지였던 분은 한 분도 없어요. 이분들 같은 경우, 쉽게 예를 들면 한국에서 만약에 전쟁이 발생한다면, 가능하면 국가를 떠나지 않고 서울에서 발생하면 남쪽으로, 남쪽으로 갔던 것처럼 그러다가 정말 불가피하면 인접국으로 갈 것이고, 그런데 그 인접국에서 만약에 나를 보호해주지 않거나 혹은 자녀의 교육 문제가 발생하거나 그 국가의 의료 시설이 좋지 않다거나 하면 어쩔 수 없이 더 먼 곳으로, 더 먼 곳으로 계속 가지 않겠어요? 그것처럼 예멘 분들 같은 경우도 처음에는 인접국에 갔는데, 그 인접국조차 상황이 좋지 않으니까 계속 떠밀려서 한국까지 오신 것이고, 그리고 한국이라는 국가가 저희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케이팝 때문에도 그렇고, 여러 가지 회사들, 큰 기업들로 인해서도 그렇고, 이미 해외에서 많이 알려져 있는 경우가 있고요. 한국은 선진국가고, 인권국가다, 이런 인식이 있어요. 여러 가지 이유로 이분들이 먼 한국까지 오게 되시겠죠.

◇ 김양원> 그렇군요. 아까 말씀하셨을 때 제주도 난민. 그렇게 전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난민 승인을 받으신 분은 두 분이라고 하셨잖아요? 그러면 그 두 분 때문에 우리가 이랬단 말이야, 이런 생각도 저는 지금 드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에 난민 인정률이 낮은 건가요?

◆ 신혜인> 그런 질문들도 많이 하시는데, 인정률이 높은 편은 아니죠. 그런데 저희가 어떤 인정률 같은 것을 얘기할 때는 이것을 단순히 산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려운 게 예를 들어 분쟁지역에 인접한 국가. 그러니까 시리아의 인접국인 요르단이나 레바논 같은 국가의 난민 인정률과 한국처럼 분쟁지역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의 난민 인정률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려워요. 사실 중요한 것은 난민 인정률을 높이는 것보다는 정말 보호를 필요로 하는 절박한 난민이 도착했을 때 저희가 이분을 심사할 수 있는 공정한 제도를 가지고 있고, 또 누군가 난민으로 인정받았을 때 자국의 위험이나 박해, 이런 것들이 해소돼서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이분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는 것. 그게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 김양원> 저희가 난민 문제가 뜨거웠던 이유 중 하나가 이런 거였어요. 난민들이 우리 동네로 오면 어떡하지? 정말 우리 옆집에 살게 되면 어떡하지? 이런 얘기였던 것 같아요. 이분들이 사실은 꼭 원해서라기보다는 떠밀려서, 떠밀려서 오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분들이 한국에 오셔서 난민 인정을 받았을 때 잘살아가기 위한, 정착하기 위한 도움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 신혜인> 유엔난민기구 같은 경우는 각 국가 사무실별로 성격이 조금 다른데요. 크게 보면 난민이 대거 유입되는 지역에서는 저희가 난민촌이라고 하죠. 그래서 난민촌을 직접 운영해서 이분들을 보호하고, 정부와 조력을 해서 물자도 배포하고, 하기도 하는데, 대부분 한국이나 유럽이나 이런 선진국 같은 경우는 정부에서 이미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저희 기구에서 난민들에 대한 직접 조력을 하지는 않고, 정부에게 권고를 해드리거나 정부에서 저희에게 필요로 하는 도움이 있으면 그것을 저희가 제공해드리고, 시민사회와 협력해서 난민들이 필요한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저희가 연계를 해드리는 역할을 하고요.

◇ 김양원> 후원도 받고 계시지 않나요? 정우성 씨가 하시는 TV 캠페인이 후원 관련한 거죠? 후원 번호 말씀하셔도 돼요.

◆ 신혜인> 후원 번호가 여러 가지여서요. 저희 대표 번호는 773-7011입니다.

◇ 김양원> 혹시 난민 분들에 대해서 내 이웃으로서 후원이나 도움을 주고 싶으신 분들은 이 번호로 연락주시면 되겠습니다. 세계가 이웃으로 살아가는 요즘입니다. 난민 또한 위험한 이방인이 아닌, 함께 살아가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이웃이라는 인식,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우리 이웃으로 함께 찾아온 난민에 대해 이야기해봤는데요. 신혜인 공보관님,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신혜인> 네,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유엔난민기구의 신혜인 공보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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