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재판 76분 만에 끝...법정 앞 '아수라장'

전두환 재판 76분 만에 끝...법정 앞 '아수라장'

2019.03.11. 오후 5:1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진행 : 장민정 앵커
■ 출연 : 김대근 사회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재판을 마친 전두환 씨는 현재는 자택으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회부 김대근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나누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전두환 씨, 23년 만에 다시 피고인석에 서게 됐습니다. 지금은 76분 동안의 재판을 마치고 자택으로 귀가하는 길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약 1시간 좀 넘는 시간 동안 재판이 진행됐는데 이 재판이 마무리되고 나서 어렵게 법정을 나섰습니다. 법정을 차량이 벗어나서 과정에서도 5월 단체를 비롯해서 광주시민들이 계속 막아서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요.

그리고 기자들도 광주시민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 그리고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는 거냐, 이런 질문을 계속했지만 대답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계속 나가지 못하고 막혀 있다가 굉장히 천천히 법원을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오늘 재판은 5.18 당시 헬기 사격 목격을 증언했던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가 된 건데 전두환 씨 측,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혐의를 정리를 해 보자면 2017년 4월에 전두환 씨가 회고록을 펴냈습니다. 여기에서 주장을 했던 게 고 조비오 신부의 주장이 거짓말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고 조비오 신부가 이야기했던 게 5.18 민주화운동 당시에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을 부정하면서, 이 주장을 부정하면서 조비오 신부에 대해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거짓말쟁이라든가 사탄이라든가 이런 표현을 써가면서 원색적인 비판을 했는데 이게 사자명예훼손 혐의는 친고죄입니다. 그러니까 고소가 있어야지 재판에 넘겨질 수 있는 사안이거든요.

그래서 친족이나 자손이 고소를 하도록 되어 있는데 조카인 조영대 신부가 고소를 하면서 사자명예훼손과 관련된 재판이 진행되게 된 상황이고요. 그런데 오늘 그 재판에서는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습니다. 그러니까 헬기 사격과 관련된 그 주장은 아직 논쟁의 여지가 있다, 이런 얘기를 했고요.

그런데 이에 대해서 검찰 측에서는 이미 이거는 확인된 사실이다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96년도에 전두환 씨가 재판을 또 받지 않았습니까? 그 당시에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한 것과 관련해서 재판을 받았는데 이때도 관련 진술에 헬기 사격 진술이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이미 여러 가지 국과수라든가...

[앵커]
지난해 군 특조위의 조사 결과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국방부에서 조사를 했던 내용에서도 헬기 사격이 있었던 것으로 그렇게 확인이 됐는데 검찰에서는 이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헬기 사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그런데 전두환 씨 측에서는 공식적인 확인은 되지 않았고 그리고 지금 이야기했던 그 국방부 특조위 조사 때도 진술이 엇갈렸기 때문에 아직은 논쟁이 있는 사안이다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하나 봐야 되는 게 그렇다면 전두환 씨가 헬기 사격 사실을 알았는데도 불구하고 이걸 무시하고 이게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던 거냐도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인데. 왜냐하면 검찰 같은 경우에는.

[앵커]
고의성 문제인 거죠? 알고도 회고록에 그렇게 썼느냐. 이런 부분.

[기자]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헬기 사격이 있었던 사실을 알면서도 이거를 부인하고 조비오 신부의 주장을, 증언을 부인한 거냐라는 것을 명확히 봐야 되는데 지금 검찰 측에서는 전두환 씨가 당시에 그런 진압 내용 같은 것들을 보고받는 자리에 있었고. 그리고 회고록이 나오기 전에도 이미 아까 이야기했던 그런 여러 가지 조사 결과들이 나왔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라고 검찰 측에서는 그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변호인 측에서는 이와 관련해서 모두 부인하는 주장을 폈고요. 그리고 고의가 없다면 범죄가 성립할 수 없다,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국 쟁점은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느냐. 또 있었다 하더라도 전두환 씨 측이 이를 알고 있었는데 고의로 회고록에 잘못 썼느냐. 이런 부분들을 함께 생각해 봐야 될 것 같고요. 또 그동안 전두환 씨, 지난해 5월에 불구속 기소가 됐는데 이제야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두 차례나 재판 불출석을 했는데 이유가 뭐였죠?

[기자]
전두환 씨 같은 경우에는 일단은 작년 5월에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러니까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건데 그동안 재판에 안 나오다가 이제서야 재판에 출석했고 기초적인 단계를 밟은 거라고 볼 수 있겠죠. 그동안 일단 관할을 바꾸어 달라고 주장했습니다. 광주에서 재판을 꼭 해야 되느냐라는 주장을 했고요.

그래서 광주 고법에도 요청을 했는데 광주고법에서 기각을 했고 그리고 이후에 대법원까지 갔지만 대법원에서도 이게 재판의 형평성을 해치는 사안이 아니다. 그러면서 광주에서 그대로 재판을 진행해도 된다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재판에 출석을 해야 되는 상황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나 재판에 출석을 거부했습니다. 그게 이유 중 하나가 알츠하이머 증상이 심각하다라고 주장을 했고요. 그러니까 2, 3분 전의 일도 기억을 잘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부인 이순자 씨의 주장이었죠.

[기자]
이순자 씨 같은 경우 그렇게 주장을 했고 그리고 하루에도 양치질을 10번 이상 한다. 그러니까 조금 전의 일도 기억을 못 한다는 취지의 주장이었는데요. 그러면서 출석할 수 없다라고 이야기했고 그다음 번에 재판기일이 1월 7일이었는데 그당시에도 출석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면서 독감에 걸렸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법원에서는 구인을 해야겠다. 다음 재판을 3월 11일에 열고 이때는 우리가 강제구인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자 전두환 씨 측에서 그때는 재판정에 자발적으로 나갈 테니 구인장을 발부하지 말아라. 이런 요청을 했고요. 그리고 결국 오늘 본인이 출석을 한 겁니다. 그래서 현장에서도 구인장을 집행하지는 않았습니다.

[앵커]
알츠하이머 등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하기도 했는데 재판이 열리면 보통 신병 확인 절차가 있지 않습니까? 이 절차에서 전두환 씨, 또박또박 네, 그렇습니다라고 답을 했다고 전해지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신원 확인을 하는 절차가 처음에 있는데 이 과정에서 전두환 씨가 진술 거부권에 대해서 설명을 듣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재판장님 말씀을 잘 알아듣지 못하겠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그게 잘 들리지 않는다는 취지의 이야기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앵커]
아무래도 고령이고 하니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헤드셋을 쓰고 이후부터는 재판을 진행한 것으로 그렇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관할지 논란도 다시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전두환 씨 변호인 측은 오늘도 관할지 문제를 들고 나왔는데 재판장은 관할 위반 여부는 나중에 결정하겠다. 이렇게 답을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전에도 계속 광주에서 재판을 받는 것과 관련해서 전두환 씨 측에서 부담을 호소하면서 관할지를 변경해달라고 계속 요청을 해왔던 그런 상황이고요. 그런데 이번 재판에서는 그거에 대해서 결정을 한 상황은 아니고요.

이게 사실 대법원에서도 이미 광주에서 재판을 받는 게 재판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라고 해서 오늘 재판을 받게 된 것 아닙니까? 그런데 오늘 다시 한 번 전두환 씨 측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요청을 했고 그런데 이것을 다음에 판단하자. 그래서 다음 번 재판이 이제 4월 8일에 잡히지 않았습니까? 그때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오늘 재판에는 이례적으로 부인 이순자 씨가 동석을 했습니다.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하는데 어떤 역할을 맡게 된 건가요?

[기자]
전두환 씨가 재판장과 가장 가까운 쪽에 전두환 씨가 앉고요. 그리고 그 바로 옆에 이순자 씨가 앉았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변호인이 앉았다고 하는데 이순자 씨가 전두환 씨의 말을 이렇게 듣고 전달을 해 주는 역할을 한다거나 그런 역할을 했을 것으로 그렇게 추정이 되고요.

그리고 이전에도 이게 말씀하신 것처럼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인데 애초에 전두환 씨 측에서는 알츠하이머 증상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전두환 씨가 굉장히 불안해하고 있다 이러면서 이순자 씨가 같이 가서 지금도 24시간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재판에도 함께하면서 도움을 주는 것이 좋겠다라는 요청을 했고요. 그걸 재판정에서도 받아들여서 오늘 그 재판을 받는 내내 옆자리에 앉아서 도움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전 씨 측이 이제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나서는 모습부터 취재진들이 따라붙었는데 혹시나 광주시민들에게 사과를 하지 않을까. 이런 모습도 기대가 됐는데 내놓은 말은 이거 왜 이래? 버럭 화내는 모습이었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연희동 자택을 나설 때 한마디라고 할까 해서 기자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요. 오히려 지만원 씨를 비롯해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모여서 전두환 씨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그리고 전두환 씨를 여전히 영웅이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묻는 취재진을 폭행하는 그런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휴게소에서 한번 쉬었는데 이때 제대로 쉰 것은 아니고 내리자마자 취재진이 몰려드니까 다시 차를 타고 이동을 했거든요. 이때도 건강 상태나 심경에 대한 질문이 있었지만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법원에 도착을 해서 내렸을 때 그때 5.18 민주화운동 당시에 발포 명령을 내렸다는 의혹에 대해서 부인하느냐라는 질문을 했을 때 이거 왜 이래 이러면서 버럭했고요.

그 이후에 기자들이 광주시민들에게 사과할 생각은 없느냐라는 질문을 연이어 던졌지만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오늘 재판이 끝나고 나올 때도 취재진이 몰려들었는데 그때도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앵커]
또 이와 관련해서 최근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5.18 관련해서 폄훼 논란을 했는데 아직 재판의 결론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재판이 또 그런 영향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지금 2월 8일에 자유한국당의 김진태, 이종명 의원이 주최한 공청회가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예를 들면 김순례 의원 같은 경우 종북 좌파들이 5.18 유공자라는 이상한 괴물집단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주장했고요. 주최자 중의 한 명인 이종명 의원 같은 경우 광주 폭동이라는 말을 쓰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서 민주화운동이 됐다. 이제 다시 폭동으로 뒤집을 때다, 이런 주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당에서는 이종명 의원의 제명, 그러니까 출당 그리고 김진태, 김순례 의원 같은 경우는 징계를 유예하고 이제 윤리위로 넘겼는데 윤리위 같은 경우에 늑장대응을 한다고 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아직 여기도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당시에 5월단체들이 굉장히 분노하지 않았겠습니까? 이미 역사적으로 또 법적으로 잘못된 역사라고 판단이 난 사안에 대해서 이걸 다 부정하는 그런 발언들을 한 거였기 때문에 국회로 찾아와서 집회를 하기도 하고 국회 지도부를 만나기도 했는데요. 오늘도 재판정 앞에서 여러 가지 불만을 제기하고요. 그리고 사과와 또 반성을 촉구하는 그런 집회를 이어갔습니다.

[앵커]
전두환 씨 23년 만에 다시 피고인석에 서게 됐는데 앞으로 공판 일정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일단은 4월 8일에, 다음 달 8일에 재판이 또 잡혀 있기 때문에 재판이 계속 진행이 되게 될 텐데요. 그런데 앞으로도 아까 처음에 말씀드렸던 그 쟁점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까 얘기했던 고의성이 있느냐 여부를 두고 양측의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오늘 나온 말만 보더라도 전두환 씨 측에서는 아예 헬기에서 사격이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헬기에서 사격이 없었고 그리고 그 실체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고의로 거짓말을 하는 것 아니냐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모두 다 부인을 했습니다. 공소사실을 모두 다 부인하고 있는 건데 검찰 입장은 또 정반대의 그런 상황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공방이 이어지지 않을까, 이게 계속 쟁점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사회부 김대근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계속해서 취재 부탁드리고요. 새로운 소식 들려오는 게 있으면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