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돌아본 신조어 세태, 짜증나는 시대 젊은이들의 놀이”

“한글날 돌아본 신조어 세태, 짜증나는 시대 젊은이들의 놀이”

2016.10.07. 오후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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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돌아본 신조어 세태, 짜증나는 시대 젊은이들의 놀이”

- 젊은이들 쓰는 신조어 중에 창의적인 것들도 있어
- 신조어, 또래끼리 자신을 확인하는 장치
- 시대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젊은이들 신조어 쓰는 중년, 안쓰러울 뿐
- 인터넷에서 유통 된 신조어가 방송 타면서 주류 언어로 대접 받게 돼
- 짜증나는 시대, 젊은이들 돈 안 들고 재미있는 놀이
- 파이팅 대신 우리 말 ‘아리아리’ 대신 했으면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년 10월 7일 (금요일)
■ 대담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


◇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지금부터 제가 하는 얘기 한번 들어보시죠. ‘몸빵각, 케바케, 갈비, 츤데레, 빼박캔트, 앵까네, 뽐뿌’ 이 가운데 몇 개나 알아들으시겠습니까? 요즘 젊은이들, 이런 단어 안 쓰면 대화가 안 된다고 합니다만, 저는 솔직히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말이 왜 이렇게 됐을까, 한편에선 걱정된다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모레가 한글날인데요. 국적불명 신조어나, 줄임말, 변형언어, 이걸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지,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 연결해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이하 이건범)> 네, 안녕하세요.

◇ 최영일> 제가 앞서 몇 가지 신조어를 얘기했는데, 대표님은 알아들으신 내용이 있으신가요?

◆ 이건범> 빼박캔트는 들어봤네요.

◇ 최영일> 빼도 박도 못한다, 캔트는 영어를 붙였습니다. 뽐뿌, 더 좋은 물건을 사고 싶은 마음이라고 합니다. 츤데레는 뭔가 했더니, 일본어입니다. 쌀쌀하다는 의태어와 속정이 깊은, 정이 간다는 뜻을 합쳐서 겉으로 쌀쌀맞아 보이지만 속정이 깊은 사람을 뜻한다. 낫닝겐, 사람이 아니라는 뜻으로 쓰던데요. 닝겐이 인간의 일본어고요. 낫은 영어잖아요. 해독이 안 됩니다. 케바케는 줄임말이군요. case by case.

◆ 이건범> 지금 생각해보니 들어봤네요.

◇ 최영일> 갈지는 갈수록 비호감이라고 하고요. 몸빵각, 몸으로 때워야 할 것 같다. 이런 뜻이라고 합니다. 놀랍습니다. 대표님, 하나 밖에 모르시니, 신조어에 뒤처지고 계시군요?

◆ 이건범> 저는 꼭 예쁜 말을 쓰는 사람은 아닌데요. 신조어를 쓸 나이가 좀 지났겠죠. 그래서 이렇게 되었겠죠.

◇ 최영일> 대표님 연배는 어떻게 되십니까?

◆ 이건범> 저는 50대, 53살입니다. 제 아들이 23살이니까요. 제 아들도 그런 말들 알고 있는 데 많이 쓰는 것 같진 않더라고요. 신조어, 이런 엄청나게 줄여서 쓰는 말, 또는 게임에서 나온 말 중에 어떤 것은 너무 부풀려져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또래 친구들은 어떻냐, 이렇게 물어보면 그렇게 많이 쓰는 것 같지 않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약간 부풀려져 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새로 만들어진, 어른들은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 많죠.

◇ 최영일> 한글문화연대 대표이신데요. 이런 현상, 어떻게 보시나요?

◆ 이건범> 우려, 걱정이 저도 있습니다. 어른들이면 다 걱정하고 있을 것 같고요. 그런데 젊은 세대들은 그 나름 이유가 있겠죠. 그것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세대 간 갈등만 커질 뿐이며, 원인을 잘 짚어서 처방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요. 또 한편 이런 말 가운데 매우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긍정적인 현상들도 있거든요. 예를 들면 밀당이라는 말, 오래된 말이지만 우리 사회에서 예를 들면 영업 사원들이 ‘네고한다’라는 말도 썼거든요. 지금 밀당이라는 말 다 바꿨을 정도로 어떤 창의성이 있어요. 아주 단조롭게 줄이거나 이해할 수 없게 묶어서 짬뽕처럼 만드는 식도 있겠지만, 우리말의 조어법에 맞게 새로운 말들을 만드는 용기와 창의력, 이런 것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본받을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어른들은 새로운 말을 그대로 다 쓰거든요. 그에 비해서는 아이들의 능력도 눈여겨볼 만하죠.

◇ 최영일> 무조건 다 나쁘다고 치부하기보단 밀당이 과거에 말씀하신 네고나, 딜한다, 그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건범> 헐, 이런 말도 저도 많이 쓰는데요. 문제는 그 안에 상당히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잖아요.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니까요. 그러다 보니 그런 새로운 말로는 좋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마치 대박, 헐 이런 말들이 어떤 경우에는 적절하고 좋지만, 그 말로 너무 획일화되는 생각, 이건 문제가 있다고 보고요. 다양한 어휘, 감탄사를 섞어서 쓸 줄 알고, 섬세하게 쓸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데요. 대박, 헐이 무조건 나쁘다고 이야기하면 반발심만 생기겠죠. 그 말을 더 쓸 테고, 또는 더 못 알아 들을 말을 만들 테고요. 그렇게 해서 또래끼리 자신을 확인하는 게 되겠죠.

◇ 최영일> 대박은 대통령도 쓰는 단어인데요. 이런 문제가 있어요. 기성세대가 청소년이나 젊은 층이 쓰는 말을 폄훼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창조적이고 창의적, 섬세하게 쓰는 것은 더 좋을 수 있지만, 이런 말을 내가 모른단 말인가, 시대에 뒤처지고 고리타분한 기성세대로 낙인 찍히지 않을까 열심히 그런 말을 쓰는 어른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모습은 어떻습니까?

◆ 이건범> 안쓰러워 보이는, 그런 느낌인데요. 사람이 자기 나름의 멋, 품격, 재치, 여러 인상들이 있을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에 휩쓸리는 것은 어린 시절에는 우리가 함께 다 내가 너희들 중에 빠지는 사람이 아니고 너희들과 함께 같은 무리에 속하고, 또 학교에서 함께 생활하니까 그런 것이 별 차이 없이 묶이는 요인이 되는데요. 나이가 들면 자기 삶을 더 중요하게 찾아가야 하지 않습니까? 말이나 글에서 다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일시적 유행, 재미로 그런 것을 쓸 수 있지만, 또 그것을 쓰지 말아야 할 때를 가려서 사용할 줄도 아는, 그런 지혜가 필요하겠죠.

◇ 최영일> 말이나 글을 적절하게 쓰는 것이 중요한데요. 그런데 신조어 생산에 있어서, 방송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 않습니까? 방송의 영향력이 크지 않습니까? 방송이 앞장서서 우리말의 변형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어떤 입장이세요?

◆ 이건범> 저는 유통의 경로를 보면, 처음 만들어지는 것은 인터넷 특정 집단에서 만들어질 수 있지 않습니까? 주로 사용하고 모이는 사람들이 그런 말투를 만들었다, 그리고 여기저기 유통되기 시작하는데요. 사실 인터넷은 개인 매체라고 봐야 하거든요. 자기가 쏟아내는 매체죠. 상대방과 일대일, 일대다로 교류하는 매체인데요. 방송은 그런 면에서 개인이 관여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그런데 방송에서 인터넷 속 유행하는 그런 말들을 방송에서 들려줘서, 자막이나 그런 말을 써서, 공식 언어로 주류로 대접하기 시작하는 거죠. 그런 것이 재미가 있을 순 있지만, 재미가 지나치게 되면 대부분 재미가 자칫하면 사람을 공격하고 벼랑 끝으로 내몰고, 따돌리고 하는, 이런 문제와 엮이지 않습니까? 그런 말들을 모른다고 할 때 뒤처진 사람으로 낙인찍고, 재미삼아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재고.’ 뭐 이런 식으로 낙인을 찍고. 이런 것이 문제죠. 말을 가지고 놀이를 하고 장난치는 것은 돈이 안 들기 때문에 청소년이나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돈 안 들고 재미있는 놀이를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학업이나 공부 부담에 짜증나고, 청년 실업 문제 등 모든 게 다 젊은이들이나 청소년, 어린 아이들에게 행복하지 않으니까 짜증 풀이 역할을 해주는 셈이거든요. 그렇게 하다 보니 자꾸 서로서로 안 좋은 방향으로 가는 거죠. 막말로 가고, 사람을 혐오하는 말로도 가고요. 그런 측면들을 우리가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 최영일> 그런 세태 때문인지, 저희 때는 뭔가 좋은 것이 있으면 강조하기 위에 앞에 ‘왕’을 붙이잖아요. 요즘은 ‘개’를 붙여서, ‘개이득’ 이득이 굉장히 크다, 이렇게 써서 약간 욕 같이 들리는데 저런 식으로 왜 말이 바뀌었을까, 궁금증이 들더라고요. 이유가 있을까요?

◆ 이건범> 글쎄요. 제가 ‘개’에 대해서는 연구를 안 해 봤는데요. 어느 순간 그렇게 가 있더라고요. 한편에서는 글쎄요, 어떻게 봐야 할지. 제가 다음에 공부를 좀 해보겠습니다.

◇ 최영일> 오늘 신조어 이야기, 말도 변화하니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내일모레 한글날입니다. 아름다운 우리 말 중에 널리 많이 쓰이면 좋겠다는 말 하나 꼽아 주신다면 무엇을 소개해주시겠습니까?

◆ 이건범> ‘아리아리’ 이 말을 소개하고 싶은데요. 우리가 보통 늘 파이팅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국립국어원에서 ‘아자아자’라고 바꿨고, 저희는 ‘아리아리’라고 해서 쓰고 있었습니다. 아리아리는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헤쳐 나간다, 이런 의지를 표현할 때 쓰는 말인데요. 아자아자가 조금 퍼졌다가 아자아자 파이팅, 이렇게 되더라고요. 아리아리를 빠르게 소리쳐보면, 상당히 경쾌하고 힘이 모아지는 말입니다.

◇ 최영일> 약간 일본어 같은 느낌도 드는데요.

◆ 이건범> ‘알’이런 말이 우리말에서는 ‘크다’는 거죠. 아리랑이란 말이 다 거기서 오는 거죠. 그 ‘아리아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 최영일> 그러면 ‘아리아리’라고 외치는 거죠. 이 시간을 통해 ‘아리아리’가 널리 보급되면 좋겠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건범> 네, 감사합니다.

◇ 최영일> 지금까지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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