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종교 편향' 항의 스님 할복 자해

'정부 종교 편향' 항의 스님 할복 자해

2008.08.31. 오전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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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정부의 종교 편향 정책에 불만을 품은 한 스님이 조계사 대웅전에서 자해를 했습니다.

오늘 전국 사찰 만여 개에서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법회가 열리기로 예정된 가운데 일어난 일이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양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한 스님이 자신의 배를 흉기로 그었습니다.

상원사 전 주지인 삼보스님이 이명박 정부의 종교 편향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자해를 한 것입니다.

주위 사람들은 스님이 혈서를 복사한 전단지 30여 장을 나눠주고 미리 준비한 흉기를 사용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김 모 씨, 조계사 신도]
"꺼내서 이렇게 배에 대는 것까지는 보고 무서워서..."

스님이 스스로 흉기로 배를 그을때 대웅전 안에는 신도 50여 명이 모여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삼보 스님은 복부에 상처를 입어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보 스님은 지난 2005년에도 신군부의 10.27법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흉기로 자해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인터뷰:박정규, 조계종 총무원 홍보팀장]
"스님이 27일날 서울 시청 범불교도 대회에 동참을 하셨고요, 그 다음날 뉴라이트 김진홍 목사를 비롯해서 청와대 초청 오찬을 대통령이 직접 하는 것을 보고 더 낙심을 한 것 같습니다."

조계종 측은 이명박 대통령이 정부 규탄 대회를 연 불교계의 요구에 귀기울였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거라고 비판했습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27개 종단이 전국의 사찰 만여 곳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법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이번 일이 벌어지면서 정부와 불교계 사이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YTN 양일혁[hyu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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