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습격에 메타의 배신까지...'없어서 못 판다'던 AI 반도체의 위기론 [와이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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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습격에 메타의 배신까지...'없어서 못 판다'던 AI 반도체의 위기론 [와이파일]

2026.07.02. 오후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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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9%·SK하이닉스 14% 폭락…금융위기 뛰어넘은 '역대급 검은 목요일'의 전말
-중국산 습격에 메타의 배신까지…'없어서 못 판다'던 AI 반도체의 기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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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습격에 메타의 배신까지...'없어서 못 판다'던 AI 반도체의 위기론 [와이파일]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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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제일 싸다."

최근 반도체 주식을 설명하는 데 이보다 정확한 문장은 없었습니다. AI 열풍을 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쉼 없이 올랐고, 조정은 언제나 매수 기회로 통했습니다.

그런데 그 믿음이 지금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국 증시에서 하루(7월 2일 기준) 만에 시가총액 534조 원이 증발했습니다. 코스피는 7.89% 폭락했고, 코스피와 코스닥 양쪽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삼성전자는 9% 넘게 떨어지며 '30만 전자'가 무너졌습니다. SK하이닉스는 14.57% 폭락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낙폭을 넘어선, 역대 최대 하락률입니다.

폭락을 촉발한 회사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입니다. 같은 시기 뉴욕 증시에서 메타의 주가는 9% 가까이 올랐습니다.

메타가 웃는 동안,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은 왜 무너졌을까요.

#블룸버그가 전한 '메타 컴퓨트'의 실체

발단은 블룸버그의 보도였습니다. 메타가 자체 AI 인프라의 남는 연산 능력을 외부에 판매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방식은 두 갈래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메타의 인프라에 올려진 AI 모델에 개발자들이 접속해 사용료를 내는 방식. 아마존웹서비스의 '베드록'과 유사한 구조입니다.

다른 하나는 GPU 연산 자원 자체를 통째로 빌려주는 방식입니다. 코어위브 같은 이른바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의 사업 모델입니다.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이것은 메타의 공식 발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블룸버그는 계획이 아직 개발 단계이며 전략이 바뀔 수 있다고 전했고, 메타는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다만 방향성 자체는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닙니다.

마크 저커버그는 이미 지난 5월 주주총회에서 남는 연산 자원의 판매가 "충분히 검토 가능한 선택지"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배경에는 투자자들의 압박이 있습니다. 메타는 AI 인프라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돈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에 대한 답은 내놓지 못했습니다. 올해 들어 메타 주가가 S&P500 대비 크게 부진했던 이유입니다.

그래서 보도 당일 시장의 반응은 정확히 둘로 갈렸습니다. 메타 주주들에게 블룸버그의 보도는 '수익 모델의 등장'이었습니다. 주가는 9%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반면 메타에 연산 자원을 팔아온 코어위브는 10.8%, 네비우스는 12.4% 급락했습니다. 최대 고객이 경쟁자로 돌변할 수 있다는 공포였습니다. 그리고 공포는 반도체로 번졌습니다. 마이크론이 10.57%, 샌디스크가 10.62% 빠지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27% 하락했습니다.

#없어서 못 판다'는 서사에 생긴 균열

왜 하필 반도체였을까요. 지난 2년간 엔비디아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가를 밀어 올린 서사는 단 하나였습니다. ‘AI 반도체는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빅테크들은 부르는 값에 칩을 쓸어 담는다.’ 그런데 가장 공격적으로 인프라를 쌓아온 메타가 "남는 자원을 팔겠다"고 나서는 순간, 서사에 균열이 생깁니다.

시장이 던진 질문은 이것입니다.

‘가장 큰손조차 연산 능력이 남아돈다면, 지금까지의 인프라 투자는 과잉이었던 것 아닌가.’

여기에 또 하나의 악재가 같은 시기에 겹쳤습니다. 애플이 중국 메모리 업체인 창신메모리, CXMT와 양쯔메모리, YMTC의 칩 구매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였습니다. 대신증권은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가 메모리 병목을 완화시켜 가격 상승세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반도체 업종 전반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메타발 소식은 '수요가 꺾일 수 있다'는 공포를, 애플발 소식은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공포를 자극했습니다. 메모리 가격을 지탱해온 수급의 양쪽 기둥이 하루 만에 동시에 흔들린 것입니다.

#한국 증시가 받은 청구서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곳은 한국입니다. 한국 증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릅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HBM, 고대역폭 메모리를 앞세워 이번 AI 랠리에서 가장 높이 올랐던 종목입니다. 가장 높이 오른 만큼, 역대 최대 낙폭으로 가장 가파르게 떨어졌습니다.

삼성전자의 하락에는 결이 하나 더 있습니다. HBM만이 아니라, 메타 같은 빅테크의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범용 서버 D램과 대용량 저장장치의 수요 전망까지 함께 흔들렸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66조 원이 사라졌습니다.

수급도 일방적이었습니다. 외국인은 4조 8천억 원, 기관은 2조 6천억 원어치를 팔아치웠습니다. 개인이 7조 원 넘게 받아냈지만 지수를 지키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외국인 매도는 10거래일 연속 이어졌습니다.

충격은 외환시장으로도 번졌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1,555원을 넘어서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실적의 문제인가, 심리의 문제인가

여기서 냉정하게 짚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번 폭락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악화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실물 지표는 정반대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한국의 6월 수출은 사상 처음 1,000억 달러를 넘었고, 그중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199.5% 늘며 월 4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메타의 계획 역시 가격도, 출시 시점도, 고객도 없는 검토 단계입니다. 증권가에서 이번 폭락을 "실적의 붕괴가 아니라 내러티브의 소음"으로 규정하는 이유입니다. 2분기 내내 이어진 급등에 대한 피로감, 그 위에 쌓인 차익 실현 압력이 메타발 소식을 방아쇠 삼아 한꺼번에 분출됐다는 해석입니다.

다만 소음이라고 해서 가볍게 넘길 수는 없습니다. 이번 폭락이 드러낸 것은, 시장이 이제 '믿음'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AI 랠리를 끌어온 질문이 "누가 더 많은 칩을 확보하느냐"였다면, 시장의 질문은 "비싼 칩으로 실제로 돈을 벌고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메타의 클라우드 검토는 바로 그 질문에 대한 첫 번째 응답이었고, 시장은 그 응답을 'AI 투자 사이클의 변곡점 신호'로 읽었습니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숫자로 향합니다. 이번달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을 시작으로, SK하이닉스의 미국 증시 예탁증서 상장과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습니다. 숫자가 견고하다면, 이번 폭락은 강세장 속의 해프닝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하지만 주문량과 투자 전망에서 조금이라도 균열이 확인된다면, 시장은 이번 폭락을 'AI 랠리가 꺾인 날'로 다시 쓰게 될 것입니다.

믿음으로 오른 시장은,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 숫자로 심판받습니다. "오늘이 제일 싸다"는 말이 앞으로도 유효할지, 그 답은 차트가 아니라 실적표에 적혀 있습니다.

YTN digital 김재형 (jhkim0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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