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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필리핀 세부 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 등 170여 명을 태운 대한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났습니다.
악천후 속에 착륙을 세 차례나 시도하다가 사고가 났는데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고 원인은 브레이크 고장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취재 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이동우 기자!
우선 사고 개요부터 설명해주시지요?
[기자]
현지시간 어젯밤 11시 7분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착륙 후 활주로를 이탈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23일 오후 6시 35분 출발해 세부 막탄 공항으로 향한 A330-300 여객기가 현지 기상 악화로 비정상 착륙한 것입니다.
이 여객기는 악천후로 인해 3번의 착륙 시도 끝에 도착예정시간보다 1시간가량 늦게 공항 착륙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속도를 줄이지 못해 활주로 끝단에서 250m가량 벗어난 수풀에 멈춰 섰습니다.
여객기에는 승객 162명과 승무원 11명이 타고 있었지만,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착륙과 정지 과정에서 여객기 바퀴와 동체 일부가 파손됐습니다.
승객들은 여객기에서 슬라이드를 통해 긴급 탈출했고, 현지 호텔로 이동했습니다.
현재까지 승객 중 크게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승객들이 많이 놀랐을 텐데 승객들의 증언은 어떻습니까?
[기자]
대한항공 여객기 승객들은 재난영화를 방불케 하는 급박한 상황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사고 항공기에 탔던 김 모 씨는 "비행기가 조금만 더 미끄러졌어도 활주로 너머 민가를 덮칠 뻔했다"며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렸습니다.
임신 중인 김 씨는 태교여행을 위해 남편과 함께 세부로 향하는 길이었습니다.
김 씨는 '비상 착륙할 예정이니 승무원의 지시에 절대적으로 따라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고 흐느끼는 등 기내가 일순간 아수라장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승무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무릎 사이에 얼굴을 박으라고 안내했습니다.
비행기가 생각보다 부드럽게 착지하는 듯하자 승객들은 박수를 치며 안도했습니다.
그러던 순간 기체가 돌연 굉음을 내며 지면에 강하게 부딪혔습니다.
김 씨는 "5초 이상 엄청난 충격이 가해진 다음 비행기 전체가 정전되고 매캐한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떠올렸습니다.
승무원들은 기내에 불이 붙은 곳이나 다친 사람이 있는지 살피며 공포에 빠진 승객들을 진정시켰다고 합니다.
이어 이코노미석 비상탈출구를 열어 미끄럼틀을 편 뒤 승객들을 차례로 탈출시켰습니다.
무사히 기체를 빠져나온 승객들은 혹시 모를 폭파 위험 때문에 비행기에서 먼 곳으로 이동했고요.
이들은 공항에서 대기하다 새벽이 돼서야 숙소에 짐을 풀 수 있었습니다.
김 씨는 "사고 직후 구글맵을 켜보니 비행기가 공항 끄트머리까지 가 있었고, 활주로에 빗물이 가득했다"며 "그야말로 재난영화 같았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활주로 이탈 원인은 나왔습니까?
[기자]
아직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지 않아 정확한 사고 원인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필리핀 당국과 국토부는 대한항공 여객기가 브레이크 시스템 고장으로 활주로를 이탈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여객기 기장은 착륙 당시 브레이크 시스템 경고등이 들어왔고, 활주로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고 초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앞서 2차례의 착륙 시도 과정에서 고장이 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객기는 사고 이전 2번의 착륙 시도를 했지만, 악천후로 인해 착륙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2차례의 착륙 실패 이후 재이륙 하는 과정에서 바퀴에 충격이 가해져 브레이크 유압 시스템이 고장 났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활주로 상태나 기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정책실장을 반장으로 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현지 공관·항공사 등과 연락체계를 구축해 사고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과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이 현지 사고조사에도 참여할 계획입니다.
[앵커]
세부 공항이 활주로가 하나라고 하는데 현재 운항이 가능한 것입니까?
[기자]
활주로가 1개뿐인 세부 공항은 현재 활주로에 대한항공 사고기가 여전히 있어 운항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필리핀 당국은 오늘 오후 2시쯤 공항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공항에 사고 여객기를 옮길 대형 크레인이 없어 운항 재개 시점이 연기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항공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해당 여객기를 타고 귀국할 예정이었던 승객들을 태우기 위해 대체 항공편을 보낼 예정입니다.
국토부는 이번 사고로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세부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진에어 항공편이 인근 클라크 공항으로 회항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현재 세부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던 대한항공·제주항공 등의 항공편 출발도 지연되고 있습니다.
오늘 운항 예정인 진에어와 에어부산의 세부 행 항공편의 경우 현지 공항 상황 등을 고려해 운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지만 운항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사고 수습이 늦어지면 국내 항공사들은 세부에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승객의 귀국을 위해 인근 공항에 항공편을 보낼 예정입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사과문을 통해 "탑승객과 가족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한 마음"이라며 "대한항공을 아껴주시는 모든 분께도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YTN 이동우입니다.
YTN 이동우 (dw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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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세부 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 등 170여 명을 태운 대한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났습니다.
악천후 속에 착륙을 세 차례나 시도하다가 사고가 났는데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고 원인은 브레이크 고장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취재 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이동우 기자!
우선 사고 개요부터 설명해주시지요?
[기자]
현지시간 어젯밤 11시 7분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착륙 후 활주로를 이탈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23일 오후 6시 35분 출발해 세부 막탄 공항으로 향한 A330-300 여객기가 현지 기상 악화로 비정상 착륙한 것입니다.
이 여객기는 악천후로 인해 3번의 착륙 시도 끝에 도착예정시간보다 1시간가량 늦게 공항 착륙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속도를 줄이지 못해 활주로 끝단에서 250m가량 벗어난 수풀에 멈춰 섰습니다.
여객기에는 승객 162명과 승무원 11명이 타고 있었지만,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착륙과 정지 과정에서 여객기 바퀴와 동체 일부가 파손됐습니다.
승객들은 여객기에서 슬라이드를 통해 긴급 탈출했고, 현지 호텔로 이동했습니다.
현재까지 승객 중 크게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승객들이 많이 놀랐을 텐데 승객들의 증언은 어떻습니까?
[기자]
대한항공 여객기 승객들은 재난영화를 방불케 하는 급박한 상황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사고 항공기에 탔던 김 모 씨는 "비행기가 조금만 더 미끄러졌어도 활주로 너머 민가를 덮칠 뻔했다"며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렸습니다.
임신 중인 김 씨는 태교여행을 위해 남편과 함께 세부로 향하는 길이었습니다.
김 씨는 '비상 착륙할 예정이니 승무원의 지시에 절대적으로 따라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고 흐느끼는 등 기내가 일순간 아수라장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승무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무릎 사이에 얼굴을 박으라고 안내했습니다.
비행기가 생각보다 부드럽게 착지하는 듯하자 승객들은 박수를 치며 안도했습니다.
그러던 순간 기체가 돌연 굉음을 내며 지면에 강하게 부딪혔습니다.
김 씨는 "5초 이상 엄청난 충격이 가해진 다음 비행기 전체가 정전되고 매캐한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떠올렸습니다.
승무원들은 기내에 불이 붙은 곳이나 다친 사람이 있는지 살피며 공포에 빠진 승객들을 진정시켰다고 합니다.
이어 이코노미석 비상탈출구를 열어 미끄럼틀을 편 뒤 승객들을 차례로 탈출시켰습니다.
무사히 기체를 빠져나온 승객들은 혹시 모를 폭파 위험 때문에 비행기에서 먼 곳으로 이동했고요.
이들은 공항에서 대기하다 새벽이 돼서야 숙소에 짐을 풀 수 있었습니다.
김 씨는 "사고 직후 구글맵을 켜보니 비행기가 공항 끄트머리까지 가 있었고, 활주로에 빗물이 가득했다"며 "그야말로 재난영화 같았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활주로 이탈 원인은 나왔습니까?
[기자]
아직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지 않아 정확한 사고 원인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필리핀 당국과 국토부는 대한항공 여객기가 브레이크 시스템 고장으로 활주로를 이탈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여객기 기장은 착륙 당시 브레이크 시스템 경고등이 들어왔고, 활주로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고 초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앞서 2차례의 착륙 시도 과정에서 고장이 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객기는 사고 이전 2번의 착륙 시도를 했지만, 악천후로 인해 착륙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2차례의 착륙 실패 이후 재이륙 하는 과정에서 바퀴에 충격이 가해져 브레이크 유압 시스템이 고장 났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활주로 상태나 기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정책실장을 반장으로 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현지 공관·항공사 등과 연락체계를 구축해 사고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과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이 현지 사고조사에도 참여할 계획입니다.
[앵커]
세부 공항이 활주로가 하나라고 하는데 현재 운항이 가능한 것입니까?
[기자]
활주로가 1개뿐인 세부 공항은 현재 활주로에 대한항공 사고기가 여전히 있어 운항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필리핀 당국은 오늘 오후 2시쯤 공항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공항에 사고 여객기를 옮길 대형 크레인이 없어 운항 재개 시점이 연기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항공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해당 여객기를 타고 귀국할 예정이었던 승객들을 태우기 위해 대체 항공편을 보낼 예정입니다.
국토부는 이번 사고로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세부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진에어 항공편이 인근 클라크 공항으로 회항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현재 세부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던 대한항공·제주항공 등의 항공편 출발도 지연되고 있습니다.
오늘 운항 예정인 진에어와 에어부산의 세부 행 항공편의 경우 현지 공항 상황 등을 고려해 운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지만 운항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사고 수습이 늦어지면 국내 항공사들은 세부에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승객의 귀국을 위해 인근 공항에 항공편을 보낼 예정입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사과문을 통해 "탑승객과 가족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한 마음"이라며 "대한항공을 아껴주시는 모든 분께도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YTN 이동우입니다.
YTN 이동우 (dw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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