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국회서도 "부당 마케팅" 지적...'레디 백' 논란 핵심은?

[앵커리포트] 국회서도 "부당 마케팅" 지적...'레디 백' 논란 핵심은?

2020.07.29. 오후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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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새벽, 긴 줄을 불러온 스타벅스의 '서머 레디 백' 증정행사가 국회에서까지 언급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 수량이 지나치게 적고, 재고 정보도 불충분해서 "구매 조건을 채운 고객이 사은품을 받지 못한 경우가 너무 많다"며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 조사를 요청한 겁니다.

[민형배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문제는 과다하게 판매하는 데 이용했다는 겁니다. 자신들의 영업행위에 과다하게 이용해서 기대 수준을 높여놓고 판매가 이뤄진 다음에는 사은품은 덤으로 주니까 책임이 없다고 하면 판매 유인책이 되는 거죠.]

화면으로 보시는 게 스타벅스에서 여름 한정판으로 준비한 여행용 가방, 서머 레디 백입니다.

음료 17잔을 마셔 쿠폰을 채우면 이 가방이나 캠핑용 의자와 바꿀 수 있는 건데요.

꼭 포함돼야 하는 미션 음료 3잔을 포함해서 음료 17잔을 사려면, 가장 저렴하게 계산하면 7만4천 원 정도가 듭니다.

더 일찍 매진된 핑크 가방은 온라인에서 8~10만 원, 그린 가방은 5~7만 원 선에 팔리고 있습니다.

커피는 공짜로 먹는 셈이 되는 거죠.

현명한 소비라는 만족감에다 품귀 현상까지, 인기는 폭발적이었습니다.

각종 목격담도 올라왔습니다.

한 고객이 커피 300잔을 시킨 뒤 한 잔만 마시고 가방 17개를 가지고 떠났고, 무료로 나눠준다고 써 붙여 놨지만 마신 사람은 없었다….

이후 스타벅스 측은 1인당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가방을 1개로 제한했죠.

문제는 매장마다 가방이 들어오는 수량도 제각각이고, 소비자가 사전에 재고를 알기도 어려웠다는 겁니다.

스타벅스 앱으로 재고를 확인할 수는 있었는데, 아침 8시 이후에나 확인 가능했습니다.

아침 8시보다 일찍 문 여는 매장도 많고, 어차피 문 연 직후 수량이 매진되니 고지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새벽부터 길게 줄을 늘어섰고요.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있다며 일부 시민단체에서 스타벅스를 고발하기도 했지만, 과다한 줄 서기를 막기 위한 온라인 예약 등은 도입하지 않았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고시를 보면 증정품을 제공할 때는 증정 기간, 그리고 선착순 인원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을 언급합니다.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박지영 /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 : 스타벅스는 이미 2018년에도 매트 사은품을 내놓았고, 2019년에도 비치 타올 사은품으로 대란을 겪어온 상황입니다. 사은품으로 선전을 한 이후에 수요에 턱없이 부족한 물량을 내놓아서 17잔 다 사고도 행사상품을 받지 못하는 부당한 고객 유인이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어제 국회에서 "불공정 행위가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선착순 인원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는지, 못 했다면 합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무엇보다 사은품 때문에 사람들이 커피를 필요 이상으로 샀는지, 즉 미끼상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등이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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