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 원 지원' 파격 조건에도...지방 주택시장 '한겨울'

'수천만 원 지원' 파격 조건에도...지방 주택시장 '한겨울'

2019.12.21. 오전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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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분양 때 청약 미달…2년 지나도 분양률 20%
강원도 8천 가구 미분양…10년 만에 전국 최다
고강도 부동산 정책으로 외지인 투자 위축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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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강남은 아파트 가격이 폭등해 난리인데 지방 부동산 시장은 한겨울입니다.

강원도 내 미분양 주택 수가 10년 만에 전국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아파트 시행사들은 수천만 원의 현금까지 지원한다며 분양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습니다.

CJ헬로 강원방송 이다혜 기자입니다.

[기자]
원주 도심에 건설 중인 한 아파트입니다.

내년 상반기 입주를 앞두고 막바지 단장이 한창입니다.

2개 단지에 모두 9백여 세대를 공급하는 이 아파트는 최초 분양 당시 청약 미달 사태를 빚었습니다.

즉시 추가 분양에 나섰지만, 2년이 다 되도록 20% 분양에 그치고 있습니다.

원주의 또 다른 아파트는 전체 4개 단지 2천 6백여 세대 가운데 1천 5백여 세대 즉, 절반 이상이 미분양으로 남았습니다.

이처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 계약률이 저조하자 분양 대행사들은 파격 혜택을 제시하며 계약자 모시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비용이 드는 발코니 확장 등 옵션 항목을 무료로 해주는가 하면, 계약금 정액제, 중도금 무이자 전환 등 계약 조건을 대폭 완화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정 기간 내 계약자를 대상으로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천만 원 이상까지 현금을 지급하는 프로모션마저 내걸고 있습니다.

[모델하우스 관계자 : 현수막·광고지에 나가는 게 3천만 원 혜택이라고 했는데 현금으로 1천2백만 원 특별이자 지원이 나가고 발코니 확장 무료로 해드리고….]

강원도 내 미분양 주택 수가 8천 세대를 웃돌며 지난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전국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주택 공급은 늘어났지만, 개발 호재가 사라진 데다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거래 수요가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런 가운데 특히, 혁신도시, 기업도시, 각종 택지 조성으로 폭발적 공급이 일어난 원주는 여전히 도내 미분양의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돌파구를 찾으려는 건설사들의 노력이 잇따르면서 원주의 미분양 물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폭은 미미한 수준.

실제로 지난 달 말 기준 원주시 미분양 주택 현황을 보면 지난 6월부터 완만한 하향선을 그리고 있지만, 월 백 세대 안팎이 감소하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6일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정책을 내놓으면서 지역의 주택시장이 더 얼어붙지 않을까 업계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수도권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유도하고 담보 대출을 제한 하는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외지인들의 투자 위축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최경순 /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원주시지부 : 지방의 미분양은 그 도시에서는 소진하기 힘들고요. 기지개를 펴려고 하는 시점에서 이런 분위기니까 다시 가라앉을 수밖에 없어요.]

원주시는 지난 2017년 12월부터 미분양관리지역에 포함돼 왔습니다.

미분양 해소를 위한 업계의 몸부림에도 미분양 오명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헬로TV뉴스 이다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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