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예능트렌드분석] ‘캠핑클럽’으로 캠핑붐? 한번 하면 포기... 오히려 캠핑족 줄었다

[요즘예능트렌드분석] ‘캠핑클럽’으로 캠핑붐? 한번 하면 포기... 오히려 캠핑족 줄었다

2019.09.27. 오후 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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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예능트렌드분석] ‘캠핑클럽’으로 캠핑붐? 한번 하면 포기... 오히려 캠핑족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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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요즘예능트렌드분석] ‘캠핑클럽’으로 캠핑붐? 한번 하면 포기... 오히려 캠핑족 줄었다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매주 금요일, 이 시간은 여러 가지 주제로 수다 떠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문화 트렌드인데요. 마크로밀 엠브레인 윤덕환 이사 나오셨고요. 안녕하세요, 이사님?

◆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이하 윤덕환)>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김헌식 문화평론가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 김헌식 문화평론가(이하 김헌식)>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오늘의 첫 번째 수다 주제는 바로 이거네요. ‘육아 예능.’ 누가 육아를 예능이라고 부른답니까. 육아를 직접 해본 저로서는 육아는 예능이 아닌데, 어떠세요? 윤덕환 이사님, 따님 한 분 계시죠?

◆ 윤덕환> 네, 14살짜리 여자 사람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 김혜민> 14살 되기 전에 4살일 때 육아 동참 얼마나 하셨어요?

◆ 윤덕환> 장난 아니게 많이 했죠.

◇ 김혜민> 어떠세요? 김헌식 평론가 님은 결혼 안 하셨는데, 육아 예능 재밌어요? 저는 그게 되게 궁금했어요. 아이가 없는 사람도 재밌을까?

◆ 김헌식> 처음에는 재미가 있었어요. 왜냐하면 현실을 모르기 때문에. 말씀하신 대로 현실을 아시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거는 저렇게 볼 수 없고, 하려면 뒤에서 어떻게 해야 하고, 이렇게 생각을 하면 이게 참 몰입이 됐다가 안 되거든요. 그런데 대부분 보니까 할머니, 할아버지도 많이 보시더라고요. 왜냐하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에는 자기가 육아 하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애가 좋은지, 뭐한지 모르고 훌쩍 지나갔는데, 이제는 조금 거리감을 두고 볼 수 있잖아요. 마치 손자 키우는 그런 것처럼. 그래서 보는 층이 결국에는 자기가 육아를 하지 않는 분들 중심으로 보는 건가. 한편으로는 이 시간에 싱글족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요. 우리 사회가 싱글족이 많아지다 보니까 이런 것이 아닌가.

◇ 김혜민> 오히려 싱글족을 위한 예능이다?

◆ 김헌식> 네, TV 매체의 하나의 기능이 대리만족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갈수록 저출산이고, 애를 안 낳는 분도 많고, 싱글족이 많다 보니까 오히려 아이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는 거죠. 우리가 흔히 ‘랜선 집사’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그 랜선 집사도 결국에는 자기가 키우는 게 아니고 다른 사람이 반려동물이라든지, 특별한 존재들을 대리적으로 지원하는 거잖아요. 결과적으로는 보다가 제 애가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노출되더라고요.

◇ 김혜민> 그렇죠. 그러니까 김헌식 평론가님은 육아 예능은 결국, 싱글족도 많아지고, 예를 들어 요즘 아이를 둘, 셋 낳고 싶어도 상황 때문에 한 명만 낳는 분들도 계시니까 이런 분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거다. 저 어느 정도 동의해요. 왜냐하면 저는 하나도 재미가 없거든요. 지금 현실도 너무 피곤하고, 힘든데, 이렇게 현실이 피곤하면 저 같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막장 드라마를 보고 싶죠. 그런데 육아 예능은 그렇거든요. 그러면 어떠세요? 윤덕환 이사님은 육아 예능이 재밌으세요?

◆ 윤덕환> 불안합니다. 그게 아니고 김헌식 박사님이 얘기하는 내용이 오늘 제가 하려는 얘기하고 똑같아요. 김헌식 평론가 님이 얘기해주신 것에서 힌트를 얻으면, 두 가지 관점이 있습니다. 육아 예능을 보는 두 가지 시청자층이 있어요. 하나는 미혼, 하나는 기혼 유자녀층인데, 이 두 가지 층은 보면서 대리만족 하는 그런 욕구들이 다릅니다. 미혼층은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이 1인 가구가 늘어나고, 미혼이나 저출산 시대기 때문에 양육의 욕구를 관찰을 통해서 대리만족하려는 욕구가 있고요. 또 하나는 PD님이나 저처럼 실제 육아를 해야 하는, 저는 약간 벗어났지만. 요즘 말이 안 들어서 큰일 났어요.

◇ 김혜민> 또 새로운 고충이 시작된다고 하더라고요. 사춘기 때는.

◆ 윤덕환> 오죽하면 제가 여자 사람 친구라고 하겠습니까. 어쨌든 양육 단계에 있는 기혼 유자녀 부모들이 보는 것은 거기서 정보를 얻어요. 자기의 육아와 비교하면서 얻는데, 보통 이 비교 과정은 좋은 결과로 끝나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는 게 대부분 육아를 직접 하는 기혼 유자녀층에서 나오죠. 과도하게 비싼 것을 쓴다거나, 그런 것에 눈이 가니까요. 그래서 두 가지 관점이 존재한다.

◆ 김헌식> 그런데 지금 TV에서 주로 하는 육아 예능 같은 경우는 일반인, 시청자층이 나오는 게 아니고 연예인들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연예인 예능이기 때문에 연예인 아이니까 궁금해서 보는데요. 아까 윤덕환 이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생활과 너무 다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사실은 워킹맘으로서 아이를 키우시다 보면 뭔가 정보를 얻고자 하는 것도 있어요. 그리고 맨날 집에만 있는 게 아니고 주말에 어디 키즈 카페라도 새로운 곳에 가고 싶고, 이렇기 때문에 거기서 정보를 얻어서 가고 싶다는 욕구도 분명히 존재하는데요. 그들이 가는 곳은 왜 이렇게 우리가 갈 수가 없는 곳이고, 또 말씀하신 것처럼 물품 같은 경우에 위화감을 느낄 정도의 협찬을 받는다는 혐의를 받는 그런 도구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래서 일반인들을 위한, 혹은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그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나온다고 하면 조금 더 도움이 될까? 이런 생각도 해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일단은 이 육아 예능을 보면요. 집 크기부터가 다르기 때문에 거기서부터 위화감을 느낄 수 있는데요. 오늘 육아 예능에 관한 수다를 떨어보고 있어요. 제가 육아 예능의 역사를 공부해봤어요. 먼저, 태초에 이게 있었습니다. ‘god의 육아일기.’ 이걸로 사실 god가 국민 삼촌이라는 그런 애칭을 얻을 정도였죠. 그러다가 비슷한 클릭비의 ‘헬로 베이비’라는 게 있었대요. ‘날아라 슛돌이.’ 이것도 아이들의 축구, 여기서 이강인 선수가 있었다는 거죠? 그리고 ‘스타주니어쇼 붕어빵,’ 이거 재밌었어요. 그리고 ‘아빠! 어디가?’ 이 프로그램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죠. 저도 이거 굉장히 재밌게 봤어요. 왜냐하면 아빠들에게 아이를 맡겨 놓고 엄마들이 훨훨 떠나는 내용 아니었습니까? 그래서 재밌게 봤고요. 그리고 ‘슈퍼맨이 돌아왔다,’ 지금까지 이렇게 되어 가고 있습니다.

◆ 김헌식> 이것을 짚어보면 처음에는 god의 육아일기로 시작한 것은 내 아이가 아니에요. 육아 체험을 하는 거죠. 특히 남자 연예인들이 하니까 거기서 잘하겠어요? 못하니까 거기서 재미가 있는 거죠. 그러다가 클릭비도 나오고, 그 뒤에 날아라 슛돌이 같은 아이들이 나오고, 또 스타주니어쇼 같은 경우는 2세가 등장하기 시작하는 거죠. 닮으면 얼마나 닮았을까. 그러다가 일상 육아가 나오는 거죠.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렇게 가서 일상으로 들어가서 육아를 도대체 어떻게 하는지를 관찰 예능 방식으로 보는 형태로 지금 진화를 하고 있는 거죠.

◇ 김혜민> 그런데 최근에는 조금 육아 예능의 결이 바뀐 것 같아요. 평론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관찰 예능이었다면, 최근에 두 가지 예능 프로그램이 있더라고요. ‘리틀 포레스트’하고 ‘아이를 위한 나라는 있다,’ 라는 게 있대요. 이거 두 개 보신 적 있으세요?

◆ 김헌식> 이거는 주로 집안에만 있는 게 아니고, 조금 더 범위를 넓혀서 가는 거잖아요. 예를 들면, 리틀 포레스트 같은 경우는 숲으로 가서 거기에서 어떻게 교육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 적용하는 것인가.

◇ 김혜민> 연예인들이 일반 아이들을 데리고요.

◆ 김헌식> 네, 그렇습니다. 이제 자기 아이만이 아니고 다른 아이까지도 케어하는 형태로 가기 때문에 자기 혈연 중심의 육아 예능과는 조금 벗어나 있는 그런 형태로 가고 있다는 것이죠. 아이를 위한 나라 같은 경우에도 공동 육아의 관점에서 봤을 때, 육아에 관련해서사회적 메시지가 결합된 형태로 진화를 하고 있는 거죠.

◆ 윤덕환> 정확하게 타겟이 구분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미혼자들한테서 필요한 대리만족의 양육 욕구를 채워주는 방향하고, 또 하나는 기혼 유자녀들한테 육아 예능 프로그램들이 충족시켜주는 욕구들이 정교하게 갈라지는데요. 예를 들어서 미혼의 이모나 삼촌족들은 앞으로도 결혼을 조금 더 미루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그러면 사회적 본능으로 존재하는 모성이나 부성 같은 것을 어떻게 충족하냐면 그런 식으로 충족하는데요. 그래서 요새 등장하는 프로그램들이 아예 삼촌이 나와요. 나이가 많은 이서진 같은 삼촌이 나와서 그쪽으로 갑니다. 미혼을 위한 프로그램들은 아이들과 놀거나 요리해주거나 그런 일상적인 프로그램들에서 채워주는 거고, 기혼 유자녀들한테 필요한 정보는 애들을 어떻게 교육시켜주느냐, 어느 쪽이 정서적이나 지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되느냐. 이쪽 교육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가는 쪽으로 조금 더 정교하게 육아 예능이 발전하고 있다.

◇ 김혜민> 육아 예능이 거의 10년간의 흐름을 이어왔으니 이제는 조금 더 정교해졌고, 또 사회적인 아젠다도 담고 있게 되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리틀 포레스트는 이서진이나 정소민 같은 삼촌, 이모들이 예전에는 그냥 재민이를 보기만 했는데, 지금은 직접 뛰어들어서 노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고. 또 아이를 나라는 있다, 는 최근에 육아하기 좋은 나라. 이게 아이에게 포커스가 맞춰지기도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저 같은 워킹맘들. 사실 아이가 아프거나 아니면 엄마가 아이를 봐주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정말 마음이 급하거든요.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육아 예능이 계속 나오는 게 이게 어떻게 문화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 김헌식> 저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봤을 때는 희소성의 법칙에 따라서 당연한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거죠. 실버 세대는 앞으로 더 많아질 겁니다. 그런데 아이는 더 줄어들 것이고요. 아이에 들어가는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고 주의 등 많은 것이 집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모든 사회가 아이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사실 세월호를 그 정권이 간과했던 게 이미 우리 대한민국은 아이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그것을 무시한 거죠. 그러다 보니까 그게 격화되어서 균열이 오게 만들었던 거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예를 들면, 잘못된 전통사회가 장유유서라고 해서 어른 중심으로 흘렀잖아요. 사회 전체가 지금은 아이 중심으로 가고 있을 수밖에 없고요. 육아뿐만 아니고 모든 시스템들이 그렇게 돌아갈 수밖에는 없다고 저는 생각이 들어요.

◇ 김혜민> 그러면 육아 예능은 더 활발해지겠네요?

◆ 김헌식> 굉장히 중요한 지적이신데, 앞으로 TV뿐만 아니고, 앞서서 말씀드린 것처럼 단순히 즐기는 형태가 아니고, 사회적 주제와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는 형태의 육아 예능이 많아져야 한데요. 중요한 것은 지상파 포함해서 인터넷 유튜브에도 육아에 관련된 프로그램들이 상당히 많이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많아지고 있는 콘텐츠에 동원되는 아이들을 과연 어떻게 우리가 관리할 것인가에 대해서 법적, 제도적인 이슈들이 상당히 있다는 것이죠.

◆ 윤덕환> 저는 다른 차원에서 하나 지적하자면, 경제학적 관점, 아주 좋은 설명이신 것 같고요. 그런데 심리학적으로는 이것을 어떻게 봐야 하냐면, 육아 예능이 그러면 과연 저출산의 대책을 마련한다거나 사회적으로 불의를 만든다고 해서 이것을 없앨 것이냐? 제가 보기에는 그게 쉽게 없어지지는 않을 사회적 본능 같은 것이 있어요. 기본적으로 최근에 뇌 과학자들이나 문화인류학자들이 발견한 바에 따르면 모성애나 부성애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능이거든요. 뇌 과학가들이 뇌를 찍어 보니까, 예를 들어서 감정을 듣고 있는 바깥의 신피질이라는 곳에서 고등사고가 발전하는 건데요. 이 고등사고는 사회적 집단의 크기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되어 있다고 해요. 무슨 이야기냐면, 사람들이 고등사고를 하게 진화되어 있는 것은 전부 다 무리생활, 사회적 관계, 사회적 본능이 마련해놓은 뇌의 발달이라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무슨 이야기냐면, 사회적으로 모여 살아야 하는 것은 본능인데, 지금 주변의 삶을 보면 역설적으로 혼자 다 떨어져서 살잖아요. 이 사이에서 메꿔지는 이 결핍을 사람들이 TV를 통해서 대리만족하는 거죠. 그러니까 예전에 유행했던 결혼을 대신한다거나, 아니면 여행을 대신 가준다거나, 아니면 육아도 마찬가지고. 그런 식의 이 결핍이 남아 있는 이상, 육아 예능은 계속적으로 반복해서 나올 수밖에 없고, 그 시기가 10년이 넘어가면 프로그램이 아주 정교하게 발달하겠죠. 그런데 유튜브에서 이것을 어떻게 담느냐. TV하고 유튜브하고 또 입장이나 역할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유튜브는 1대1의 관계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기는 좋은데, 육아 예능은 전형적으로 관찰을 해야 해요, 24시간. 그러니까 시스템과 자본이 필요한 제작 환경이 필요해요. 그러니까 육아 예능이라든지, 세계 여행이라든지, 이렇게 자본이 필요한 영역에는 TV를 포함한 지상파나 케이블 TV 방송국에서 주로 그쪽의 예능으로 간다고 하면 유튜브는 먹방이나 이런 식으로 일상적인 활동을 중심으로 예능이 대체화되는 거죠. 실제로 TV 예능에서는 먹방이 약간 주춤하잖아요? 유튜브로 대체되는 거죠.

◇ 김혜민>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유튜브는 한 마디로 개인기로 이루어지잖아요? 그러면 육아 유튜브는 그 아이의 개인기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이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노동의 양이 훨씬 많아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보람 튜브’ 같은 경우에도 그런 식의 비판이 조금 있었고요. 아까 평론가님이 지적해주신 문제에 대해서 조금 더 우리가 얘기를 나눠보면, 지금 요즘 가장 인기가 많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샘 해밍턴의 아이들. 그 아이 중 하나가 촬영을 하는데, 22개월 벤틀리 해밍턴이 일주일에 3일, 하루 4시간 촬영을 한다고 해요. 이거를 김종훈 의원이 자료를 받은 건데요. 그래서 아동 출연자 인권 보호 기준이 이런 육아 예능이 사랑을 받은 만큼 더 강화되어야 한다, 이런 주장이거든요. 확실히 필요한 거죠?

◆ 김헌식> 제가 10년 전에 논문을 쓴 적이 있는데, 그때는 아동 연기자에 관련된 것이었어요. 이것은 아동 연기자가 아니기 때문에 약간 사각지대에 있는 건데, 미국 캘리포니아 주 같은 경우는 학생이죠. 청소년이 연기자를 했을 경우에 하루 몇 시간이 정해져 있고요. 그리고 그 현장에서 가정교사, 그러니까 개인 교수자가 와서 학습을 시켜줘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위반이에요. 그런데 한국은 아직도 그게 안 되어 있어요. 그런데다가 지금 전문적인 연기자가 아니고 아이인데, 여기서 얘기한 것은 벤틀리 해밍턴 같은 경우엔 일주일에 3일, 하루 4시간 촬영에 임한다는 거잖아요. 이게 사실 지켜지는 데가 많이 없다는 거죠. 또 특히 일반 시청자 아니면 참여자 같은 경우는 이런 의식 자체가 없고요. 중요한 것은 여기에는 노동권 개념으로 보는 거예요. 아이라고 하더라도 이것은 노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냥 찍는 건데 그게 왜 노동이냐. 아직도 노동에 대한 터부가, 금기시된 관점들이 있는 거고, 최근에 유튜브 같은 경우에도 가족이 이렇게 촬영하는 거라고 하더라도 이건 노동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 심지어 해외 같은 경우에는 85%는 아이한테 줘야 한다, 이렇게까지 재판이 이루어지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어서 이것을 단순히 출연이나 촬영해서 라이브로 생중계를 하는 개념이 아니고 노동과 수익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 그런데 아직 우리 정서상으로는 그렇게 봐야 하느냐, 그런 포인트가 있는 거죠.

◇ 김혜민> 아이를 그냥 단순히 관찰하는 게 아니라 이것도 이 아이에게는 노동이다, 라는 이야기고요. 거기에 대한 걸맞는 제도적 받침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지금 아까 우리가 이야기했던 리틀 포레스트도 뭐냐면, 아이들이 요즘에 TV나 유튜브 같은 것을 너무 많이 보니까 이서진 같은 삼촌이 데리고 숲에 나간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것을 어떤 아동학자는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여기 나오는 아이들이 4세에서 7세 사이거든요?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실 부모와 함께 있는 시간인데, 너무 낯선 삼촌과 떨어져서 하루를 보내는 게 오히려 이 아이들한테는 감정노동일 수 있다, 이런 분석이 있더라고요. 이거는 조금 과한 걸까요?

◆ 윤덕환> 그건 조금 과한 것 같은데요.

◆ 김헌식> 포인트가 뭐냐면 또 하나가 나중에 이 친구들이 성장을 해서 그때는 나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이렇게 장면을 내보냈는데,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할 거냐, 라고 항의를 하게 되면 문제가 되는 거죠. 그래서 해외 같은 경우 캐나다의 사례를 보게 되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영상이라든지, 사진을 노출시킨 바람에 이 친구가 청소년 시기가 됐는데 자기 또래 친구들이 그것을 찾아내서 놀리는 거예요. 어렸을 때 이런 사진, 이런 사진, 이렇게 해서요. 방송은 더 생존 기간이 높은데, 그러면 이후에 내가 어린 시절에 나의 동의와는 상관없이 부모의 동의로 했을 경우에 이거는 어떻게 할 거냐. 지금은 많이 하는데. 그런 이슈들이 잠재되어 있는 거죠.

◇ 김혜민> 정말 그렇네요. 우리 10년 후에 이 주제로 다시 수다를 떨어보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나오겠네요.

◆ 윤덕환> 그렇죠. 디지털 리터러시를 이해 못 하면, 기록이 나중에 어떤 부메랑으로 올지 모르기 때문에요. 부모들이 계속 저작권 고민을 덜 하고, 기록을 자꾸 남겨서 SNS로 배포하는 행위 자체가 어떻게 부메랑으로 돌아올지는 사실 모르겠습니다. 아까 그런데 조금 전에 김 PD님이 이야기하셨던 4세에서 7세 사이 아이들의 감정노동의 문제. 아이들이 방송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게 청소년의 정신건강상 이게 유해하느냐, 아니냐는 지금도 논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감정노동으로 보는 것은 조금 과도하다고 보는 이유는 뭐냐면, 사춘기 이전과 이후로 나눠지는데, 사춘기 이후면 아이들이 발달단계상 자기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시기는 내가 어떻게 보여지느냐에 영향을 받아요. 그러니까 SNS처럼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끊임없이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 아이들에게 무리한 영향을 주죠. 그런데 그 이전이라고 하면, 예를 들어서 휴식권이라든지, 이런 것만 충분히 보장이 된다면 감정노동의 문제까지 가지는 않지 않느냐,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 김헌식> 텔레비전 현실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제작을 하느냐와 연관이 되는 거죠. 예를 들어서 관찰 예능처럼 있는 것을 그대로 찍느냐의 문제일 때는 감정노동이 약간 덜할 수 있고요. 일종의 디렉팅을 받아서 찍는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그건 문제가 될 수 있죠. 그런데 유튜브 같은 경우 문제가 되는 건 최근에 개인 채널로 운영을 하다 보니까 거기에 아빠, 엄마라는 이름으로 약간의 디렉팅을 하는 거죠. 그 과정에서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거고, 특히 유튜브 같은 경우는 당장에 구독자 수라든지, 페이지 뷰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지금 가족이라서 드러나지 않는 문제가 있어서 그것은 또 새로운 이슈가 되겠죠.

◇ 김혜민> 10년째 아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장르죠. 육아 예능에 대한 수다 지금 떨어봤습니다. 두 번째 주제는, 핑클이 같이 캠핑을 떠난 거예요. 이 프로그램이 ‘캠핑클럽’이었는데 김헌식 평론가님은 어떻게 보셨어요?

◆ 김헌식> 저보다 4~5살 되신 분들까지, 특히 여성분들이 엄청나게 감정이입을 하셔서 열혈 시청을 하셨죠.

◇ 김혜민> 저는 제 또래에요. 20대 때는 저와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인데, 지금 40을 바라보고, 그녀들이나 저나, 물론 생활방식은 다르지만, 하는 고민들은 비슷하더라고요. 저는 그런 것을 보면서 그런데서 오는 생각을 했었죠.

◆ 윤덕환> 맨 끝에 팬들과 공연하는 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는데요. 코끝이 찡한 부분도 있고, 그중에 하나가 뭐냐면, 팬 분 중에 한 분이 한 20년 팬이잖아요. 그러면 그분들도 거의 마흔이 다 되신 건데, 여자 분이신데 두 분이 차안에서 건강하게 잘 나이 들어줘서 고맙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약간 조금, 이제 팬과 셀럽과의 관계가 일회성이 아니라 같이 나이 들어서 경험을 같이 하는 시기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이게 지금은 완전하게 디지털 시대이기 때문에 어떤 말을 하고, 어떤 대중과 소통을 했는지가 다 흔적이 남아서 하나의 역사가 된다고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김혜민> 20년 동안 서로 좋아하고, 사랑 받는 사이면 이제 인간적인 관계로 변하죠. 스타와 팬이 아니라요. 두 가지인 것 같아요. 이 프로그램이 화제였던 건 우리가 지금 이야기한 그 오랜만에 뭉친 네 명의 요정 핑클. 그리고 나이든 요정의 모습을 보는 것. 또 하나는 정말 국내에 여행 갈 곳이 이렇게 많구나. 캠핑하기에 정말 좋구나. 이 두 가지 측면이었던 것 같은데요. 두 분은 전자 쪽에 더 포인트가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 김헌식> 일단 캠핑 트렌드를 말씀하셨잖아요. 그런데 저는 이것을 보면서 뭘 느끼냐면, 제 고향 마을에 가면 바닷가에 캠핑을 할 수 있도록, 텐트를 칠 수 있도록 한쪽에 마련을 해놨어요. 그런데 이게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게 뭐냐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텐트가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 텐트가 점차 사라지고요. 캠핑카가 거기를 점령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1억 2000짜리, 이런 게 아니고요. 별 희한한 캠핑카들이 다 옵니다. 기성으로 만들어진 것뿐만 아니고, 자기가 트럭을 개조해서 만든 것도 있고, 심지어는 약간 승합차 같은 것을 개조해서 만든 것도 있고 해서 저는 거기 가서 감상하는 재미가 있어요. 그런데 여기에 조금 결이 다른 게 예전에 우리가 캠핑 하면 힘들게 했었어요.

◇ 김혜민> 저 기억나요. 옛날에 아빠가 지고, 이고요. 이런 거.

◆ 김헌식> 옛날에는 수동으로 일일이 박아서 했었잖아요. 역시 수동으로 해야 맛이야, 이러면서.

◆ 윤덕환> 캠핑카는 리모컨 하나면 다 해결됩니다.

◆ 김헌식> 그 중간에 원터치로 하는 것으로 텐트가 바뀌었다가 지금 편하게 여행을 가자는 쪽으로 바뀌면서 캠핑카로 이동한 것은 아닌가. 중요한 것은 정말 편하게 쉬려고 하는 느낌이 강한 거예요. 캠핑클럽을 보면서도 거기에 인위적으로 뭔가 힘들게 고행하는 게 없잖아요. 요즘에 예능 트렌드를 보면 고행의 예능과 편하게 가는 예능이 나눠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캠핑클럽은 아무래도 편하게 쉬었다가 오자는 종족들이 모여서 있지 않나. 그리고 또 얘기하는 것도 감동과 여운이 있는 그런 형태이지 않았나 싶어요.

◆ 윤덕환> 시장으로 보면 사실 캠핑은 글램핑이라든지, 조금 고급화되면서 시장 파이는 조금 커졌다고 해요. 1조 5000억 원대에서 2조 원대로 계속 시장은 커지는데, 놀랍게도 그 캠핑족은 줄어듭니다. 1년 동안 캠핑을 해본 사람은 9만 명, 10만 명씩 계속 줄어들고 있어요. 캠핑 장소는 10%씩 증가하고 있다고 해요.

◇ 김혜민> 그게 이유가 뭔데요?

◆ 윤덕환> 그거는 실제로 캠핑이 힘들기 때문에. 한 번 해보면 예를 들어 아주 편하게 가지 않는 한 거기서 고생할 것을 알아서 서로 하지 않은 거고, 차라리 호텔에서 하루 밤 자는 게 싸고, 편한 거죠.

◇ 김혜민> 요즘에 편하고, 쉽고, 싸게 여행할 수 있는 것들이 워낙 많으니까 캠핑을 한 번쯤 문화 체험 정도로 한다는 거죠. 굳이 그것을 또 갈 필요가 없다는 건데요.

◆ 윤덕환> 저는 캠핑클럽 프로그램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는데요. 장소라는 것이 주는 공간의 압박감 같은 게 있어요. 예를 들어서, 회사에서는 사실은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도 열심히 일을 하지 않는다는 티를 내면 안 되잖아요. 모니터는 보고 있어야 하잖아요. 도서관 같은 곳에서는 떠들면 안 되고, 무대에서는 웃어야 하고 이런 식의 공간이 주는 약간 역할의 강제 효과 같은 것이 있는데, 제3의 공간에 가면 그게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진이든지,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거죠. 자기 속에 있는 이야기들이. 그래서 여행은 꼭 필요하다고 봐요.

◇ 김혜민> 그리고 저는 이런 것 같아요. 캠핑이 사실 힘들잖아요. 그런데 20대 때 요정으로 산 네 명의 여성이 아무런 도움을 받지 않고 자기들이 지붕을 펴고, 차를 운전하고, 여기에서 나오는 재미와 거기에서 시청자들이 보면서 느끼는 즐거움, 이런 것들도 공간이 주는 재미였던 것 같아요.

◆ 윤덕환> 그렇습니다.

◆ 김헌식> 그래서 사실 아까 인간적 관점을 말씀하셨잖아요. 그런데 핑클이 전성기 때 활동할 때 정말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팬들이 많이 알고 있었나요? 그렇지 않은 측면들. 그래서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인간으로 내려왔다는 것이고요. 감정이입을 하게 되고, 같이 고민하고, 같은 고민을 한다는 것에서 더 밀착 관계가 있고요. 그다음에 여성들이 이렇게 여성들끼리만 모여서 여행을 간다거나 아니면 숙박을 야외공간에서 할 수 있다, 이거는 정말 예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요즘에 ‘삼시세끼’ 같은 경우 여성들이 어디서 하시더라고요. 특히 여성주의가 이런 캠핑 문화라든지, 이런 쪽으로 유입되고 있지 않나. 그러려면 안전해야 하고, 편안해야 하고, 쉼을 중심으로 구성이 되어야겠죠.

◇ 김혜민> 오늘 우리 육아 예능 이야기, 또 캠핑을 소재로 한 캠핑클럽 이야기까지 했는데요. 두 분은 이런 예능이 있으면 트렌드에 맞고, 많은 분들이 좋아하겠다는 게 있어요? 안 나온 예능이 뭐가 있을까요?

◆ 김헌식> 반려동물도 현재 나와 있고요. 저는 요즘에 노동 예능이 뜨더라고요. 하나는 직업 체험으로 가는 거예요. 여기 엔지니어로 얼마나 힘들게 하시는지 본다든지, 놀이동산에 마스크 쓰고 한다든지, 그런 직업 체험이 있고. 또 하나는 농촌 현장으로 가서 일을 하면서 거기서 수다를 떠는 그런 형태가 있더라고요. 저는 아예 중간에 그런 쉼의 노동을 끼워 넣을 수 없을까를 고민하고 있어요.

◇ 김혜민> 쉼의 노동? 무슨 말입니까?

◆ 김헌식> 노동과 노동 사이에 제대로 노는 법. 우리가 지금 예능이나 이런 것들이 따로 분리되어 있거든요.

◆ 윤덕환> 저는 연예인의 일상이 궁금하다, 이런 차원에서는 제가 초등학교 동창이 ‘불타는 청춘’ 이런 곳에 나오더라고요. 그런 일상들이 소개되기 때문에, 제가 또 김완선 좋아했거든요. 그런 일상들은 보여지고 있기 때문에 제가 80년대 좋아했던 팝 가수들의 일상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고요. 개인적으로는 진짜 디테일한 일상이 궁금한 건 전문직의 일상 같은 거예요. ‘굿피플’인가 케이블에서 변호사들의 일상이 아주 디테일하게 나오거든요. 저 같이 여론조사 회사나 이런 곳에서 실제 실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되게 궁금한데요. 아니면 여기서 실제 일을 하는 거죠. 그런 일상을 보여주는 게 아주 정보력도 있고, 그런 것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도 굉장히 몰입감을 주는, 구체적인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오늘 토론 아니고 수다, 트렌드 편. 여러 가지 예능 포맷에 대한 트렌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윤덕환 이사님, 김헌식 문화평론가님 고맙습니다.

◆ 김헌식> 고맙습니다.

◆ 윤덕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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