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위기의 韓통상...트럼프, WTO 개도국 제외 압박

[뉴있저] 위기의 韓통상...트럼프, WTO 개도국 제외 압박

2019.07.29. 오후 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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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 출연 : 이인철 / 참조은경제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해 WTO 개도국 지위를 개선해야 한다고 압박하면서 한국도 그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에 이어서 악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참조은경제연구소의 이인철 소장을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소장님, 어서 오십시오. 리스트에서 빼버리는 게 요새 트렌드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본에 이어서 미국도 리스트에서 우리를 뺀다는 이야기인데 이 얘기가 왜 나왔는지 배경부터 설명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인철]
그렇습니다. 지금 일본의 경제 보복 사건을 계기로 정말 뼈아프게 알게 된 교훈 내지는 불편한 진실이 있습니다. 이게 일본산 소재 세계 1, 2위 때문에 공장 가동이 멈출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또 하나가 우리가 IT 강국 코리아라고 외쳤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니 여기에 사방이 다 적이라는 겁니다. 지금 당장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여기다 북한까지 보태고 있고요. 또 미국은 철석같이 동맹국이라고 믿었는데 그동안 올 때마다 청구서를 내밀었고 이번에는 통상압박까지. 다방면에서 한국을 압박하어 있습니다. 물론 이번 트럼프 대통령이 WTO의 개도국 특별대우 철회하겠다는 것의 타깃은 중국입니다. 타깃은 중국인 건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현지 시간으로 30일 이제 미중 무역 협상이 재개됩니다. 실무협상이 되기 전에 기압을 선제적으로 잡겠다라는 의도가 분명히 있어보이고 평소에도 못마땅하게 여겨왔던 WTO 개도국 우대 체계를 정조준했다라는 게 가장 큰 이유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바짝 긴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중국 이외에도 한국이 언급됐다는 겁니다. 특히 중국 이외에도 농업 분야에서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고 있는 한국, 멕시코, 터키까지. 함께 언급하고 있어서 지금까지는 사실 우리나라 입장에서 농업은 굉장히 민감한 분야고요. 철저히 이 분야만큼은 지키려고 애써왔는데 마지막 마지노선을 트럼프 대통령이 건드리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우리가 WTO에서 개발도상국, 개도국으로서 갖고 있던 지위라는 게 도대체 어떤 거고 어떤 혜택을 갖고 있었던 것인지 자세히 알아야 될 것 같습니다.

[이인철]
거슬러 올라가면 세계무역기구 WTO는 미국 주도로 만든 겁니다. 1995년에 만들어졌고요. 그러면서 이제 다자간 무역을 활성화해 보자. 그리고 24년째 이런 세계자유무역이 버팀목 역할을 해 왔는데 만들 당시에 개도국은 들어오려고 하지 않죠, 꺼리죠. 그러다 보니까 자발적으로 선택하게 했어요. 그래서 WTO의 기준은 선진국, 개도국 두 개로밖에 분류가 안 됩니다. 그래서 일정 부분 국가가 스스로 선택을 하고 회원국들이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초창기에 이게 국제자유무역하자라고 했는데 과연 누가 개도국 입장에서 여기 가입을 할 거냐. 그렇다면 인센티브를 주자라는 차원이었고 그 인센티브가 뭐냐. 개도국 지위를 갖게 되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보조금을 준다든가 수입산에 대해서는 관세를 높게 매겨도 일정 부분 용인을 해 줬던 겁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996년에 이미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대상이었습니다. 당시에도 우리한테 굉장히 회원국들이 선진국으로 선회하지라는 요청을 했지만 우리는 농업만큼은 제발 봐줘. 제조업은 봐줘라고 해서 WTO 체제 하에서 농업 부분만 개도국 지위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농업에 대해서 해외 수입산에 대해서 높은 관세를 물면서 국내 농업을 보호해 왔고요. 또 쌀과 같은 경우에는 국내 보조금, 보조금 같은 경우에도 대규모로 주면서 일정 부분 암묵적으로 용인했던 부분을, 니네 규모가 너무 커졌으니 지금은 개도국 지위를 주지 말고 바로 선진국으로 올라와라라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WTO 규정상으로 한다면 정부가 어떤 약한 산업을 위해서 거기에 정부가 보조금을 준다는 건 위법이지만 거기에서 개도국 지위를 인정 받았기 때문에 우리는 농촌에 줄 수 있었던 거다라는 말씀이겠군요. 그런데 그러면 그 협의체에서 회원국들이 인정해 준 지위인데 미국이 빼겠다고 해서 뺄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절차가 있겠죠.

[이인철]
맞습니다. WTO회원국들이 164개국이에요. 그런데 여기에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비율을 보면 개도국이 3분의 2가 넘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WTO 내에서도 농업 부문만 논의하는 이게 2008년부터 시작이 됐습니다. 이게 도하개발 어젠다 협상이었는데요. 그런데 이게 회원국 간 입장 차이가 첨예합니다. 이 개발도상국의 경우에 농업만큼은 최후의 보루로 지키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이견 때문에 10년째 의견 합의를 못 보고 있는 겁니다. 이걸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꺼낸 건데 트럼프 대통령의 기준은 뭐냐, 크게 네 가지입니다. 적어도 OECD 회원국이다, 이건 선진국이다. 그리고 가입 절차를 밟고 있는 나라도 마찬가지로 선진국으로 분류하자는 거고요. 두 번째가 G20 국가라면 이건 선진국 아니냐라는 거고 세 번째가 세계은행 기준에서 잘 사는 국가를 따져보자. 그러면 2017년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이 1만 2000달러 넘으면 선진국이다라는데 우리는 이미 지난해 3만 달러 넘었거든요. 여기에다 네 번째 기준이 뭐냐, 세계교육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 그 국가의 비중이 0.5%를 초과하면 이건 선진국 아니냐라는 건데 우리는 네 가지 기준에 모두 포함이 돼요. 중국은 두 가지밖에 포함이 안 됩니다. 우등생이라는 거에 기분이 나쁘지는 않은데 옛날 암묵적으로 통용했다라는 걸 그걸 또 뒤집으면서 자기가 근간을, 다자간 무역체제 근간을 흔든다는 점에 대해서 회원국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는 겁니다.

[앵커]
만약에 만에 하나 진짜 회원국들도 미국의 힘에 떠밀려서 인정을 한다고 치면 우리가 박탈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농업 분야에 어느 정도 타격이 예상됩니까?

[이인철]
그렇습니다. 농업 분야는 우리가 첨예하게 우리가 마지노선으로 지키고 싶어 하는 부분인데요. 지금 그동안 개도국으로 분류되면서 우리 자국 농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굉장히 수입산에 대해서는 높은 관세를 부과해 왔고요. 국내 농업 부분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줬는데 이 덕분에 지금 쌀, 마늘, 고추, 참깨 이와 같은 수입작물에 적게는 300% 관세, 많게는 600% 관세를 붓고 있습니다. 그래야지만이 국내 산업이 보호가 된다는 거였거든요. 특히 수입산 쌀, 쌀은 남아돌고 있어요. 그래도 의무 수입 물량 때문에 수입하고 있어요. 500% 넘게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수입산에. 만에 하나 우리가 일반 품목으로 전환하게 되면 150%대까지 관세를 떨어뜨려야 됩니다. 3분의 2 정도 관세를 떨어뜨리게 되면 국내산 쌀의 경쟁력이 굉장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보조금의 경우에도 연간 기준 국회 예산처 통계 자료를 보면 11조 원 정도 국내 보조금을 줬었는데 이것도 마음대로 못하게 되는 겁니다.

[앵커]
정부 수매라고 하는 구조 자체가 흔들리는 그런 상황 속에서 우리 농업이 얼마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확 드는군요. 정부는 어차피 이걸 새로 논의를 시작하고 동의를 다 구해서 협의에 이르는 새로운 조항들을 만들어내는 데까지 상당히 걸릴 것인데 그때까지는 지금까지 유지가 될 거니까 괜찮을 거라고 하는데 이게 좀 낙관적인가요?

[이인철]
트럼프 대통령을 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트위터로 시작했어요, 이것도. 트윗을 통해서 알려졌는데 뭐라고 이야기했느냐,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무역기구가 90일 이내 개도국 특혜 철폐 문제를 진전시키지 못하게 되면 이제 미국 USTR, 미국 무역대표부를 내세워서 개별국가를 일방적으로 없애버리겠다는 겁니다. 이 이야기는 WTO 개정에 발맞추지 않고 혼자 독단적으로 적어도 내년 대선까지는 자기의 취약 부문이, 자기의 발판인 표밭이라고 할 수 있는 농업 부문 그리고 축산 부문 이만큼은 좀 키우겠다는 거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특히 우리가 아킬레스건이 뭐냐, 우리 한미 FTA 재개정 협상 했잖아요. 그 당시에 우리는 농산물을 지켰어요. 그런데 이걸 또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난해 생각이 갑자기 나는데 지난해도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이 너무 많이 우리나라로 들어와서 우리나라 안보가 흔들린다는 둥 참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네라고 했는데 이야기를 시작해서 하자고 했는데 결국은 철강은 지키는 듯했지만 자동차를 왕창 내줬죠. 또 그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라는 거군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보시기에 가능한 일입니까? 지위를 잃는다는 게. 얼마나.

[이인철]
지위를 잃는다는 것은 지금 당장은 물론 정부의 설명처럼 불가능합니다. 164개국의 나라가 동의해줄 것도 만무하고요. 그게 10년 동안 농업 부분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됐던 부분이고 문제는 트럼프의 성향상 WTO 개정을 통해서라도, 바꿔서라도 이제 자기의 의사를 반영할 부분이 있고 만에 하나 그렇지 않으면 WTO를 와해시킬 수도 있습니다. 탈퇴하고 난 다음에 나는 개별적으로 불공정한 거래에 대해서는 손보겠다라는 식으로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적어도 내년 재선 임기 때까지는 이 이슈가 지금 계속 남아있을 수밖에 없는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뿐만이 아니에요. 프랑스와는 디지털세를 갖고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전 세계가 트럼프와 척을 지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유럽과 척을 지고 있고요. 그리고 중국과 척을 지고 있고 그리고 WTO 체제에 있는 160여 개 국가의 또 지금 칼을 갈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과연 실질적으로 움직일지에 대한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국 일본이 이번에 우리에게 보복 조치를 가했을 때 부품소재산업을 국산화하기 위해서,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서 우리가 10년 동안 뭐했지라고 하면서 되돌아보게 됐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 말을 꺼내니까 도하 어젠다 협상이 흐지부지되고 10년 동안 아무 말 안 하고 있을 때 그동안 우리는 농업이 얼마나 경쟁력을 확보했지, 또 돌아보게 되는군요. 정부가 뭘 준비해야겠습니까?

[이인철]
일단 우리 혼자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160개 회원 국 가운데 3분의 2가 개도국이지만 그 개도국 가운데 유일하게 앞서 4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건 한국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점진적으로 이제 항상 늘 OECD 강국이다, 수출 강국이다, 계속해서 10위권, 2위권 굉장히 좋은 데이터는 홍보를 해왔지만 농업 부문이 취약하니 우리만 이 부분만 봐달라고 하는 것은 익스큐즈가 안 된다는 겁니다. 따라서 적어도 심사기간을 길게 잡고, 유예기간을 좀 가지면서 우리 내부적으로는 선진국의 의무 부담을 차츰차츰 순차적으로 해나가는 외교력은 좀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여기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이해를 충분히 하고 뭔가 좀 합의가 이뤄지면서 나가야 할 텐데 그것도 좀 걱정입니다.

[이인철]
농업이어서 그렇습니다.

[앵커]
이사님,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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