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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국가부도의 날'...그리고 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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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8-12-10 05:15
앵커

한국 경제는 외환위기 전과 후로 나뉜다는 말이 있습니다.

최근 '국가부도의 날'이라는 영화가 흥행하는 것도, 외환위기가 가져온 변화가 국민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만큼 엄청났기 때문이겠죠.

그렇다면, 외환위기 당시 경제 지표는 실제로 어땠고, 20년이 흐른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고한석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1997년 한보에 이어, 기아차, 쌍용, 삼미, 진로까지.

도미노처럼 쓰러진 기업들.

이로 인한 극심한 불황은 이듬해 국내총생산에 고스란히 반영됐습니다.

경제선진국 클럽 OECD 가입과 함께 6천억 달러를 넘보던 GDP는, 1998년 3천7백억 달러로 쪼그라듭니다.

실질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5.5%.

전무후무한 최악의 성적표입니다.

97년 12월 3일 IMF 공식 협상 체결, 이후 거리는 실업자로 넘쳐났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97년만 해도 월평균 실업자 수는 50만 명 안팎, 실업률은 2%대를 유지했지만, 이후 폭증해 한때 180만 명을 넘었고, 실업률도 네 배나 뛰었습니다.

그러나 외환위기는 순간의 고통에 그친 것이 아니었습니다.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는 시작됩니다.

98년에는 개념조차 명확하지 않아서 통계도 없었던 비정규직.

해고된 노동자들의 빈자리를 급속히 메꾸기 시작하면서 2003년에는 460만 명에 이릅니다.

올해는 650만 명을 넘어, 역대 최대입니다.

소득분배 지표를 볼까요.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 격차는 외환위기를 거치며 4.5배 수준으로 높아져서 지금도 비슷하게 유지됩니다.

그러나 이건 도시에 사는 2인 이상 가구만을 조사한 거고요.

혼자 사는 빈곤노인 등 급증하는 1인 가구를 반영하면 소득 격차는 7배까지 벌어집니다.

특히, 외환위기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은 빠르게 건전성을 회복하며 수익을 쌓았지만, 가정 경제는 상황이 다릅니다.

금 모으기가 한창이던 98년 상반기 193조 원이었던 가계부채.

지난 3분기 천5백조를 돌파해, 새로운 위기를 부를 수 있는 뇌관으로 꼽힙니다.

[최배근 /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인건비를 억제해야 하는 거죠.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을 선호하게 되고요. 3년 만에 조기 상환한 뒷면에는 가계에 엄청나게 허리띠를 졸라매게 한 거죠.]

영화가 묘사하는 것처럼 IMF라는 국제기구나 일부 경제 관료가 이 모든 변화를 가져온 것은 아닙니다.

족벌경영, 관치금융, 정경유착 등 고도성장기에 누적된 부조리가 곪고 곪아서 외환위기로 터졌고, 이후 수습 과정에서 양극화 같은 새로운 문제들이 불거졌다고 보는 게 합리적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지금까지도 외환위기를 온전히 극복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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