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말렸던 6시간...계엄 나비효과 1년의 기억

피 말렸던 6시간...계엄 나비효과 1년의 기억

2025.12.02. 오전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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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해제 요구안 3시간 만에 통과…정국 격랑 돌입
민주, 탄핵 추진…윤, 국힘 내 자진 사퇴론 거부
계엄 11일 만에 탄핵안 통과…국힘 일부 탄핵 찬성
소속 대통령 탄핵에 각종 잡음…일찌감치 승패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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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엄 선포 후 해제되기까지 6시간은 우리 정치 지형 자체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결정적 분기점이 됐습니다.

탄핵과 조기 대선, 이후 특검 수사를 사이에 둔 여야 대치까지 1년 새 숨 가쁘게 돌아간 정국 시계를 박광렬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우원식 / 국회의장 (지난해 12월) : 이제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입니다. 국회는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꼭 지키겠습니다.]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안은 3시간 만에 통과됐지만, 정국 격랑은 그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즉각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고, 윤 전 대통령은 여당 일각의 '질서 있는 퇴진' 요구를 거부하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윤석열 / 전 대통령 (지난해 12월) : 도대체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습니까?]

[한동훈 / 당시 국민의힘 대표 (지난해 12월) : 지금의 상황을 합리화하고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었습니다.]

결국, 두자릿수 국민의힘 의원들의 협조에 계엄 11일 만에 탄핵안이 통과됐습니다.

탄핵안 가결에서 선고까지 111일, 그 사이에도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자충수는 계속됐습니다.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구치소를 나서며 환한 미소를 띠고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에서, 계엄으로 국민과 국가에 혼란을 끼친 데 대한 반성과 사죄의 기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유승민 / 미래통합당 전 의원 (지난 3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무죄 판결이 난 게 아니잖아요. 주먹 쥐고 저럴 때 혹시 어퍼컷을 할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길어지는 헌재 논의는 여러 해석을 낳았지만 결과는 8대 0, 헌정사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이었습니다.

[문형배 / 당시 헌법재판소장 (지난 4월) :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숨 돌릴 틈도 없이 대선 정국이 펼쳐졌습니다.

역시 화두는 '계엄과 탄핵'이었습니다.

국민의힘 경선이 '탄핵 반대'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주고 한덕수 전 총리와의 후보 단일화 '먹튀' 논란으로 잡음도 커졌습니다.

[김문수 /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난 5월) :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권성동 /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5월) : 단일화 약속을 20여 차례 하셨습니다.]

본격 선거 레이스가 시작되기도 전 사실상 승패가 갈렸습니다.

[이재명 / 대통령 (지난 6월, 대통령 당선 직후) :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 공화정, 그 공동체 안에서 우리 국민이 주권자로서 존중받고….]

정권 교체 이후 특검의 칼날은 국민의힘을 정조준했습니다.

통일교 입당 의혹 관련 당사 압수수색, 여기에 계엄의 밤 행적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당사와 국회 사이에서 오락가락했던 판단을 두고 '내란 동조' 공세가 집중됐습니다.

[정청래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26일) : 국민의힘은 내란 정당으로 위헌 정당 해산 심판의 대상을 또 피할 길이 없어 보입니다.]

[정희용 / 국민의힘 사무총장 (지난달 28일) : 당시 국민의힘 의원 누구도 의결을 방해받았다는 의원은 없습니다. (국회가) 정치보복의 장, 야당 탄압의 장으로 전락했습니다.]

이재명 정부 첫 전국단위 선거인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내란 척결' 압박 수위를 더 높이는 모양새입니다.

국민의힘이 야당 탄압, 내란 몰이라는 반박 이상의 대응책을 고심하는 가운데, 계엄의 밤 6시간의 나비효과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YTN 박광렬입니다.


촬영기자 : 이상은 이승창
영상편집 : 강은지


YTN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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