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화중계'에 평양이 들썩...어색한 '북 거리응원'

'녹화중계'에 평양이 들썩...어색한 '북 거리응원'

2025.11.15. 오후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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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최근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2연패를 달성했습니다.

평양시민들이 어우러져 경기를 함께 보는, '거리 응원'도 처음 선보였는데, 우리에겐 좀 어색하고 낯선 면도 엿보입니다.

이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대형 전광판 앞으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달리던 오토바이까지 멈춰서 경기를 지켜보고, 골이 터지자 여기저기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결승전을 보는 평양 시민들로, 처음 공개된 '북한판' 거리응원입니다.

[조선중앙TV : 우리의 장한 딸들의 당찬 경기 모습을 공장과 농촌, 마을과 가정들, 아니 온 나라 인민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인민복과 군복, 체육복 등 다양한 옷차림이 등장했고, 각 가정은 물론, 대동강에 떠 있는 유람선 승객들까지 응원전에 동참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정말이지 오늘의 이 승리를 위해서 우리의 미더운 저 나이 어린 처녀들이 흘린 땀방울은 얼마인가….]

평양 전체가 '들썩'거리는 모습을 카메라에 동시에 담아 이를 보도한 건데, 결승전 방송은 '녹화 중계'였습니다.

우승컵을 들어 올린 뒤 이틀이 지나서야 경기를 중계한 것으로, 앞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도 이미 1면에 우승소식을 대서특필한 상태였습니다.

거리의 환호성과 집집이 열린 응원전이 잘 짜인 '조각 모음', '연출'로 보이는 이유인데, 스포츠 성과를 내부 결속과 체제 선전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조선중앙TV : 친근한 어버이의 따뜻한 축복과 믿음을 받아 안고, 또다시 월드컵을 쟁취하여 뜻깊은 올해를 빛나게 장식했습니다.]

'녹화중계 거리응원'만큼이나, 경기를 중계한 캐스터의 어투도 우리에겐 꽤 낯설게 느껴집니다.

[조선중앙TV : 우리 팀은 네덜란드팀을 3대 0으로 이기고 영예의 우승을 쟁취했습니다.]

월드컵 2연패가 확정되는 순간치곤 놀랍도록 차분한 목소리로, 영웅은 하나뿐이어야 하는 '유일 수령 체제'의 단면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YTN 이종원입니다.


YTN 이종원 (jong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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