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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부터 21대 대통령 선거의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됩니다.
후보 교체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국민의힘은 결국 김문수 후보가 오전에 중앙선관위를 찾아 후보 등록을 했습니다.
23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 유력 후보들의 움직임과 앞으로의 일정을 중심으로 최재민 YTN 해설위원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국민의힘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어요
김문수, 한덕수 후보가 최종 후보 자리를 놓고 지난 며칠간 극심한 갈등을 빚었는데, 결국 어젯밤 김문수 후보로 결정됐어요
[기자]
두 사람의 운명을 가른 건 결국, 당원들의 당심이었습니다.
국민의힘은 어제 전 당원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를 한덕수 후보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묻은 ARS 조사했습니다.
조사는 어제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진행됐습니다.
조사 내용은 '한덕수 후보로의 후보 변경에 찬성하십니까'와 '한덕수 후보자로 변경해 지명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도부는 물론 김 후보 측과 한 후보 측 모두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예상을 뒤엎고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후보 교체 안건은 부결됐습니다.
[앵커]
어제저녁까지만 해도 김문수 후보가 한덕수 후보보다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어젯밤 늦게 급반전됐어요.
[기자]
김문수 후보는 지도부의 후보 교체를 막기 위해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개최를 금지하고 후보 지위를 확인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지만, 기각되면서 상황은 김 후보에게 더욱 불리하게 흘러간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어제 오후부터 상황이 조금이 변하고 있다는 게 감지됐습니다.
우선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과 비주류 의원들이 단일화를 계획한 지도부를 일제히 비판하며 김 후보를 엄호했습니다.
이런 글이 잇달아 SNS를 통해 올라왔고요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당원들도 근소하지만,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줘 사태는 일단락됐습니다.
[앵커]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후보가 단일화 논의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이 여론조사에서의 역선택 방지 조항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가 협상이 번번이 결렬됐었는데
국민의힘 지도부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어요.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기자]
국민의힘이나 보수를 지지하는 유권자 입장에서는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큰 명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과정이 문제였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무리수를 두기 시작한 건 김문수, 한덕수 후보자의 2차 협상이 불발된 그제 밤부터였습니다.
후보 등록 전까지 단일화가 어려워 보이자, 당 지도부가 '약속 불이행'을 이유로 김문수 후보의 대선 후보 직위를 박탈한 겁니다.
[신동욱 /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지난 10일) : 김문수 후보의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새로운 후보자가 등록하는 그 절차까지….]
어제 새벽 2시 반에 비대위가 기습적으로 김문수 후보 선출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나 불과 30분 뒤 1시간 만에 새 후보 등록 신청을 받았는데 한덕수 후보만을 위한 절차였다는 것도 한 요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원내 2당이 경선을 통해 선출한 자당의 대선 후보를 강제로 끌어내리고 후보를 교체한,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겁니다.
김문수 후보는 야밤의 정치쿠데타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어제 새벽 상황인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단일화라는 큰 명분은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희생과 감동을 보여주지 못했고요
또한, 정치의 협상은 서로 주고받는 것인데 서로 이익만을 챙기려 한다는 모습을 준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 보니 당원들도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물리적으로 단일화라는 시간에 쫓기다 보니 앞서서 말씀드렸지만,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것도 당원들에게는 좋은 모습은 아니었을 겁니다.
[권영세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세우기 위한 충정으로 우리 당원들의 뜻에 따라 내린 결단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당원 동지 여러분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습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책임지고 물러났고요.
김문수 후보는 우여곡절 끝에 어수선한 가운데 본격 대선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앵커]
오늘이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데, 아침 일찍 김문수 후보가 직접 후보 등록을 했다면서요?
[기자]
오전 9시에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를 찾아 직접 후보 등록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전 당원 ARS 투표 결과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김 후보는 굉장히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며
보통 찬반 투표는 찬성이 많고 반대가 많이 나온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고요.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의총이나 당 지도부 방향이 강하게 작용했는데도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주신 당원들께 감사하고, 국민의힘이 얼마나 강력한 민주 정당인지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김문수 후보의 중앙선관위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김문수 /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선거가) 며칠 안 남았기 때문에 그동안에 얼마나 화합하고 우리 당만이 아니라 폭을 더 넓게 해서 '광폭의 빅텐트'를 통해서 국민을 통합하고 국민의 의사를 수렴하는 것이 중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선대위 구성에도 서두르고 있는데요
김 후보는 사무총장에 4선의 박대출 의원을 내정했습니다.
앞서 사무총장 임명을 두고 당 지도부와 충돌하기도 했는데, 사무총장에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이었던 장동혁 의원을 내정했었지만 장 의원이 고사하면서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범진보 진영은 사실상 민주당 이재명 후보로 단일화됐는데 김문수 후보가 밝힌 범보수 진영의 이른바 빅 텐트 구상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기자]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긴 하지만 현재로써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6일 한덕수 후보와 만나 개헌연대 구축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던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은 회동 나흘 만에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양대 정당의 극단 정치로 광란의 시대에 선거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단 걸 통감했다며 다른 선거도 돕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낙연 /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 : 다른 사람의 선거를 돕지도 않겠습니다.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후보 교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면서 내홍에 휩싸인 국민의힘과 손잡는 것은 옳지도 않고 유리할 게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도 중앙선관위에 후보로 공식 등록하고 독자 행보를 가속하는 모습입니다.
더욱이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대표나 후보 내쫓기로는 전과 4범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준석 / 개혁신당 대선 후보 : 계엄으로 국민들을 위협에 빠뜨렸던 세력도 심판받아야 하고…삼권 분립까지 위협하려고 하는 또 다른 세력이 있습니다. 그 두 세력을 막아내고….]
어제 오전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탈당 뒤 미국행 직전 이준석 후보를 만났는데요
여기에서 이번 대선판은 양자 구도로 간다.
이재명 대 이준석 두 사람이 잘 한번 해보시라고 덕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거듭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죠?
[기자]
어제는 경남 일대 곳곳을 누볐습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고향이기도 한 경남 창녕에선 홍 전 시장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최근 통화한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자신과 정치적 입장은 다르지만 홍 전 시장이 변칙과 반칙을 용인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같이 협력해야 한다고 치켜세우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나름대로 자기의 입장을 그런대로 유지해 온 훌륭한 정치인이에요. (홍준표 전 시장과) 같이 하려고 그럽니다. 같이 할 길을 찾아야죠.]
대통령이 되면 좌우를 가릴 필요가 없고 모두를 대표해야 한다면서, 국정 운영에 홍 전 시장 영입도 마다하지 않을 거란 의사도 내비쳤고요
'실용주의'를 재차 내세우는 동시에 '외연 확장'을 시도한 거란 해석입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오로지 더 나은 국가, 더 나은 민생을 위해 유능한 사람, 충직한 사람들을 가리지 않고 적재적소에 잘 쓰는 것을 통해서 성과를 내고….]
이 후보는 오늘 전남 방문을 끝으로 10일간의 경청 투어를 모두 마무리하고,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갑니다.
[앵커]
한동안 이재명 후보의 사법 리스크에 전전긍긍하던 민주당이 사법부를 향해 거침없는 압박 공세를 펼치고 있는데, 배경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법원이 지난 1일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이후 민주당은 연일 사법부를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대법관들이 6만 쪽에 달하는 사건 기록을 제대로 검토한 게 맞느냐는 비판을 시작으로 재판 경위 규명을 위한 청문회까지 의결한 상태인데요
이 후보가 유죄를 받은 선거법 허위사실공표죄 구성요건인 '행위'를 삭제하는 법안을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통과시켰고,
국민 신뢰 저하에 따른 대응 차원이라며, 대법관을 기존 14명에서 100명으로 증원하는 법안도 발의했습니다.
여기에 대통령에 당선되면 재판을 정지시키는 법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단독으로 의결했고요
조희대 대법원장 거취도 거듭 압박했습니다.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 (9일) : 조희대 대법원장은 더 늦기 전에 스스로 물러나야 합니다. 그것이 사법부의 명예를 지키는 길이며….]
이 같은 고강도 공세의 배경에는 주요 선거의 캐스팅 보트인 중도층 민심이 있단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YTN은 물론, SBS와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 대법 판결을 바라보는 중도층 시각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더 우세했습니다.
특히 격차가 20%포인트나 나는 조사도 있었습니다.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재판이 정지되는지를 묻는 여론조사를 봐도 YTN과 SBS, 서울경제 모두 중도층은 멈춰야 한다는 응답이 오차범위 밖에서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런데 이 후보 파기환송심 공판기일이 대선 뒤로 연기되자 강경 기류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는데요
'조희대 특검법' 발의와 선거법 개정안 법사위 처리를 보류하는 등 수위를 조절하고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역시 중도층이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숨 고르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고요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서는 '정권교체론'에 힘을 싣기 위해
민주당 전략의 무게추가 사법부 공세가 아닌, 정책 비전으로 옮겨갈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앵커]
어제 민주당 이재명, 개혁신당 이준석, 오늘 국민의힘 김문수까지 유력 대선주자들이 모두 후보 등록을 완료했습니다.
내일부터 공식 선거전에 돌입하는 거죠?
[기자]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은 오늘 오후 6시까지입니다.
이달 29일과 30일, 이틀간 아침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전투표가 실시되고요
다음 달 3일 아침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본투표가 진행됩니다.
이번 대선은 헌정 사상 최초의 6월 장미 대선으로 치뤄집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기호 1번, 국민의힘은 기호 2번, 조국혁신당은 기호 3번, 개혁신당은 기호 4번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조국혁신당은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해 조국혁신당에 부여될 기호 3번은 그대로 결번이 됩니다.
이 선거에서 선출된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출범 없이 당선증을 받는 즉시 바로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됩니다.
YTN 최재민 (jmcho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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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21대 대통령 선거의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됩니다.
후보 교체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국민의힘은 결국 김문수 후보가 오전에 중앙선관위를 찾아 후보 등록을 했습니다.
23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 유력 후보들의 움직임과 앞으로의 일정을 중심으로 최재민 YTN 해설위원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국민의힘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어요
김문수, 한덕수 후보가 최종 후보 자리를 놓고 지난 며칠간 극심한 갈등을 빚었는데, 결국 어젯밤 김문수 후보로 결정됐어요
[기자]
두 사람의 운명을 가른 건 결국, 당원들의 당심이었습니다.
국민의힘은 어제 전 당원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를 한덕수 후보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묻은 ARS 조사했습니다.
조사는 어제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진행됐습니다.
조사 내용은 '한덕수 후보로의 후보 변경에 찬성하십니까'와 '한덕수 후보자로 변경해 지명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도부는 물론 김 후보 측과 한 후보 측 모두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예상을 뒤엎고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후보 교체 안건은 부결됐습니다.
[앵커]
어제저녁까지만 해도 김문수 후보가 한덕수 후보보다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어젯밤 늦게 급반전됐어요.
[기자]
김문수 후보는 지도부의 후보 교체를 막기 위해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개최를 금지하고 후보 지위를 확인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지만, 기각되면서 상황은 김 후보에게 더욱 불리하게 흘러간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어제 오후부터 상황이 조금이 변하고 있다는 게 감지됐습니다.
우선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과 비주류 의원들이 단일화를 계획한 지도부를 일제히 비판하며 김 후보를 엄호했습니다.
이런 글이 잇달아 SNS를 통해 올라왔고요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당원들도 근소하지만,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줘 사태는 일단락됐습니다.
[앵커]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후보가 단일화 논의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이 여론조사에서의 역선택 방지 조항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가 협상이 번번이 결렬됐었는데
국민의힘 지도부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어요.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기자]
국민의힘이나 보수를 지지하는 유권자 입장에서는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큰 명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과정이 문제였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무리수를 두기 시작한 건 김문수, 한덕수 후보자의 2차 협상이 불발된 그제 밤부터였습니다.
후보 등록 전까지 단일화가 어려워 보이자, 당 지도부가 '약속 불이행'을 이유로 김문수 후보의 대선 후보 직위를 박탈한 겁니다.
[신동욱 /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지난 10일) : 김문수 후보의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새로운 후보자가 등록하는 그 절차까지….]
어제 새벽 2시 반에 비대위가 기습적으로 김문수 후보 선출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나 불과 30분 뒤 1시간 만에 새 후보 등록 신청을 받았는데 한덕수 후보만을 위한 절차였다는 것도 한 요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원내 2당이 경선을 통해 선출한 자당의 대선 후보를 강제로 끌어내리고 후보를 교체한,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겁니다.
김문수 후보는 야밤의 정치쿠데타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어제 새벽 상황인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단일화라는 큰 명분은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희생과 감동을 보여주지 못했고요
또한, 정치의 협상은 서로 주고받는 것인데 서로 이익만을 챙기려 한다는 모습을 준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 보니 당원들도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물리적으로 단일화라는 시간에 쫓기다 보니 앞서서 말씀드렸지만,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것도 당원들에게는 좋은 모습은 아니었을 겁니다.
[권영세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세우기 위한 충정으로 우리 당원들의 뜻에 따라 내린 결단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당원 동지 여러분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습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책임지고 물러났고요.
김문수 후보는 우여곡절 끝에 어수선한 가운데 본격 대선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앵커]
오늘이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데, 아침 일찍 김문수 후보가 직접 후보 등록을 했다면서요?
[기자]
오전 9시에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를 찾아 직접 후보 등록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전 당원 ARS 투표 결과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김 후보는 굉장히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며
보통 찬반 투표는 찬성이 많고 반대가 많이 나온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고요.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의총이나 당 지도부 방향이 강하게 작용했는데도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주신 당원들께 감사하고, 국민의힘이 얼마나 강력한 민주 정당인지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김문수 후보의 중앙선관위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김문수 /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선거가) 며칠 안 남았기 때문에 그동안에 얼마나 화합하고 우리 당만이 아니라 폭을 더 넓게 해서 '광폭의 빅텐트'를 통해서 국민을 통합하고 국민의 의사를 수렴하는 것이 중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선대위 구성에도 서두르고 있는데요
김 후보는 사무총장에 4선의 박대출 의원을 내정했습니다.
앞서 사무총장 임명을 두고 당 지도부와 충돌하기도 했는데, 사무총장에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이었던 장동혁 의원을 내정했었지만 장 의원이 고사하면서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범진보 진영은 사실상 민주당 이재명 후보로 단일화됐는데 김문수 후보가 밝힌 범보수 진영의 이른바 빅 텐트 구상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기자]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긴 하지만 현재로써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6일 한덕수 후보와 만나 개헌연대 구축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던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은 회동 나흘 만에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양대 정당의 극단 정치로 광란의 시대에 선거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단 걸 통감했다며 다른 선거도 돕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낙연 /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 : 다른 사람의 선거를 돕지도 않겠습니다.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후보 교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면서 내홍에 휩싸인 국민의힘과 손잡는 것은 옳지도 않고 유리할 게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도 중앙선관위에 후보로 공식 등록하고 독자 행보를 가속하는 모습입니다.
더욱이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대표나 후보 내쫓기로는 전과 4범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준석 / 개혁신당 대선 후보 : 계엄으로 국민들을 위협에 빠뜨렸던 세력도 심판받아야 하고…삼권 분립까지 위협하려고 하는 또 다른 세력이 있습니다. 그 두 세력을 막아내고….]
어제 오전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탈당 뒤 미국행 직전 이준석 후보를 만났는데요
여기에서 이번 대선판은 양자 구도로 간다.
이재명 대 이준석 두 사람이 잘 한번 해보시라고 덕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거듭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죠?
[기자]
어제는 경남 일대 곳곳을 누볐습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고향이기도 한 경남 창녕에선 홍 전 시장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최근 통화한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자신과 정치적 입장은 다르지만 홍 전 시장이 변칙과 반칙을 용인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같이 협력해야 한다고 치켜세우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나름대로 자기의 입장을 그런대로 유지해 온 훌륭한 정치인이에요. (홍준표 전 시장과) 같이 하려고 그럽니다. 같이 할 길을 찾아야죠.]
대통령이 되면 좌우를 가릴 필요가 없고 모두를 대표해야 한다면서, 국정 운영에 홍 전 시장 영입도 마다하지 않을 거란 의사도 내비쳤고요
'실용주의'를 재차 내세우는 동시에 '외연 확장'을 시도한 거란 해석입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오로지 더 나은 국가, 더 나은 민생을 위해 유능한 사람, 충직한 사람들을 가리지 않고 적재적소에 잘 쓰는 것을 통해서 성과를 내고….]
이 후보는 오늘 전남 방문을 끝으로 10일간의 경청 투어를 모두 마무리하고,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갑니다.
[앵커]
한동안 이재명 후보의 사법 리스크에 전전긍긍하던 민주당이 사법부를 향해 거침없는 압박 공세를 펼치고 있는데, 배경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법원이 지난 1일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이후 민주당은 연일 사법부를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대법관들이 6만 쪽에 달하는 사건 기록을 제대로 검토한 게 맞느냐는 비판을 시작으로 재판 경위 규명을 위한 청문회까지 의결한 상태인데요
이 후보가 유죄를 받은 선거법 허위사실공표죄 구성요건인 '행위'를 삭제하는 법안을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통과시켰고,
국민 신뢰 저하에 따른 대응 차원이라며, 대법관을 기존 14명에서 100명으로 증원하는 법안도 발의했습니다.
여기에 대통령에 당선되면 재판을 정지시키는 법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단독으로 의결했고요
조희대 대법원장 거취도 거듭 압박했습니다.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 (9일) : 조희대 대법원장은 더 늦기 전에 스스로 물러나야 합니다. 그것이 사법부의 명예를 지키는 길이며….]
이 같은 고강도 공세의 배경에는 주요 선거의 캐스팅 보트인 중도층 민심이 있단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YTN은 물론, SBS와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 대법 판결을 바라보는 중도층 시각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더 우세했습니다.
특히 격차가 20%포인트나 나는 조사도 있었습니다.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재판이 정지되는지를 묻는 여론조사를 봐도 YTN과 SBS, 서울경제 모두 중도층은 멈춰야 한다는 응답이 오차범위 밖에서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런데 이 후보 파기환송심 공판기일이 대선 뒤로 연기되자 강경 기류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는데요
'조희대 특검법' 발의와 선거법 개정안 법사위 처리를 보류하는 등 수위를 조절하고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역시 중도층이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숨 고르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고요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서는 '정권교체론'에 힘을 싣기 위해
민주당 전략의 무게추가 사법부 공세가 아닌, 정책 비전으로 옮겨갈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앵커]
어제 민주당 이재명, 개혁신당 이준석, 오늘 국민의힘 김문수까지 유력 대선주자들이 모두 후보 등록을 완료했습니다.
내일부터 공식 선거전에 돌입하는 거죠?
[기자]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은 오늘 오후 6시까지입니다.
이달 29일과 30일, 이틀간 아침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전투표가 실시되고요
다음 달 3일 아침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본투표가 진행됩니다.
이번 대선은 헌정 사상 최초의 6월 장미 대선으로 치뤄집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기호 1번, 국민의힘은 기호 2번, 조국혁신당은 기호 3번, 개혁신당은 기호 4번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조국혁신당은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해 조국혁신당에 부여될 기호 3번은 그대로 결번이 됩니다.
이 선거에서 선출된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출범 없이 당선증을 받는 즉시 바로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됩니다.
YTN 최재민 (jmcho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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