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콕콕] '한국의 마크롱'은 왜 불가능했을까?...반사체의 한계

[대선콕콕] '한국의 마크롱'은 왜 불가능했을까?...반사체의 한계

2021.09.20. 오전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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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년 대선 이슈를 점검하는 '대선 이슈 콕콕'입니다.

이전 대선 정국에서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바람처럼 사라졌던 제 3지대 주자들은 왜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까요?

이들 스스로 거대 양당 탓이라고 하지만 본인들의 한계가 더 큰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이대건 기자가 그 한계들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듬해 대선 정국까지, '안철수'란 인물이 우리 정치사에서 가장 주목받던 시기입니다.

이른바 '아름다운 양보'는 '안철수 현상'으로 상승 작용하면서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치솟았습니다.

당시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지만, 끝내 문재인 후보에 밀려 후보직에서 물러나야 했습니다.

대선 당일 갑자기 미국으로 떠났는데 이때부터 그의 정치적 행보에 의문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안철수 / 당시 무소속 대선 후보 (지난 2012년 11월) : 단일화 과정의 모든 불협화음에 대해 저를 꾸짖어주시고 문재인 후보께는 성원을 보내주십시오.]

탄핵 정국과 맞물린 2017년 대선을 앞두고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등장했습니다.

'안철수 현상'과 비견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보수층을 중심으로 제3의 후보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역시 이런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애매모호함의 영향이 컸는데 사퇴의 변을 보면 기존 정치 세력에 대한 감정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반기문 / 전 유엔 사무총장 (지난 2017년 1월) :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유아독존식의 태도도 버려야 합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제3 지대 후보로 먼저 주목받은 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선 출마 선언 한 달 만에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그 가능성은 소멸됐습니다.

[윤석열 / 전 검찰총장 (지난 7월) : 제1야당 국민의힘이 주축이 돼서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그리고 초기 경선부터 참여하는 게 공정하고, 맞는 거라고 저는 생각해 왔습니다.]

이제 남은 건 뒤늦게 출마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입니다.

본인의 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결국 단일화로 귀결될 거란 전망이 여전합니다.

[김동연 / 전 경제부총리 (지난 9일) : 지금 현재뿐만 아니라 단일화 문제는 제 머릿속에 없다는 말씀드립니다. 그런 생각을 했더라면 애초부터 이런 식으로 스타트업을 하지 않았겠죠. 단일화는 제 머릿속에 없습니다.]

1992년 정주영, 2007년 고건에 이어, 안철수·반기문 사례 모두 성공하지 못했던 건 이들이 주로 기존 정치권 불신 심리에 기댔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이런 현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발광체'가 아닌 '반사체'에 머물렀다는 겁니다.

물론 거대 양당의 힘을 무시할 순 없지만 누구 누구의 상대가 아닌 스스로의 능력으로 돌파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한국의 마크롱'을 보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YTN 이대건입니다.

YTN 이대건 (dg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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