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1년짜리' 서울시장...애초에 정책 설 자리 없었다

일단은 '1년짜리' 서울시장...애초에 정책 설 자리 없었다

2021.04.07. 오전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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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시장 보궐선거 앞두고 여야 후보 사이 네거티브와 막말 공세가 이어지며 이들이 발표하는 정책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애초 임기 '1년짜리' 시장을 뽑는 선거인 데다 내년 대선의 전초전이기도 한 만큼, 이미 예고된 결과 아녔느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경국 기자입니다.

[기자]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치르게 된 서울시장 보궐선거.

차기 시장의 임기는 박 전 시장 잔여 임기만큼인 1년 3개월가량입니다.

연임하게 된다면 임기는 5년으로 늘어나지만,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시나리오일 뿐입니다.

하지만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공약을 보면, 1년 임기를 가진 시장의 공약이라고 보긴 힘듭니다.

박 후보는 '21분 콤팩트 도시'와 수직 정원, 공공주택 30만 호 공급 등 오랜 기간이 걸리는 공약을,

오세훈 후보 역시 민간 중심 36만 호 공급은 물론, 조례나 법률 개정이 필요한 용적률 완화, 종부세의 지방세화 등을 내걸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모두 1년이 아닌 '5년'을 공약 실현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차기 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은 하반기 인사 정도일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짧은 임기 안에 공약을 실현할 가능성이 작다 보니, 정책 경쟁보다 네거티브에 치중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영선 /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4일) : BBK를 거짓말하던 이명박과 내곡동에 관해서 세 차례 말을 바꾸고 거짓말하는 오세훈 후보가 너무 닮았습니다.]

[배준영 / 국민의힘 대변인 : (박영선 후보의) 도쿄 한복판의 고급 아파트 때문입니다. 그렇게 증오한다는 일본 정부에 세금 명목으로 돈을 보태주기까지 했으니….]

게다가 인구 1·2위 도시의 광역단체장을 뽑는 이번 선거는 '대선 전초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향후 정국 주도권도 달린 만큼, 손쉽게 지지층을 결집하는 방법으로 막말 공세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윤호중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달 27일) : 개발계획 승인해 놓고 내가 안 했다고 거짓말하는 (오세훈) 후보 쓰레기입니까? 아닙니까?]

[오세훈 /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6일) : 제가 연설할 때 '(문 대통령이) 무슨 중증 치매 환자도 아니고' 그 점을 지적했더니 과한 표현을 썼다고 해요. 여러분 그 정도 말도 못합니까? 야당이?]

이번 보궐선거는 시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 낮은 정책에 막말 공세까지 점점 더해지는 이번 선거는 시민의 삶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YTN 이경국[leekk04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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