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협상 가시권...미국의 새로운 계산법은?

북미 협상 가시권...미국의 새로운 계산법은?

2019.09.12. 오전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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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미국과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미국에 대해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와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북한이 원하는 새로운 계산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미국이 과연 북한이 원하는 계산법을 갖고 협상에 나설 지 관심이 증폭될 전망입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북한은 지난 2월 말 하노이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부터 미국의 협상 태도에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3월 1일 새벽 리용호 외무상 기자회견, 3월 15일 최선희 외무성 부상 기자회견, 4월 12일 김정은 국무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등에서 구체적인 불만이 제기됐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이 비핵화 요구에만 집중하고, 적대 관계 해소라는 선결 과제를 외면하는 등 협상 순서를 무시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북한은 2년 가까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유예했지만, 미국은 대북 경제 제재를 유지하는 등 불공정하다는 주장입니다.

셋째는 협상에서 필요한 주고받기에 관심이 없고, 미국 국내 정치 맥락에서 유불리만 따지는 행태를 보였다는 불평입니다.

[최선희 / 북한 외무성 제1부상 (3월 15일) : 6월 12일 공동 성명 조항들의 이행에는 일체의 관심이 없고, 오직 우리와의 협상에 그 어떤 결과를 따내서 저들의 정치적 치적으로 만드는데 이용하려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이 북한 불만을 적극 수용한다면, 북미 협상은 초반부터 적대 관계 해소에 집중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정식 외교 관계 수립과 더불어 정전협정 대신 평화협정을 맺는 문제, 주한미군 철수 문제도 논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핵화 차원에서 북한은 핵 무기와 관련 시설을 폐기하고 미국은 남한에 대한 핵우산 정책 폐지와 대북 경제 제재 해제를 다뤄야 합니다.

이처럼 미국이 북한이 원하는 계산법을 채택하면 북한과의 협상이 진전되겠지만 북한의 협상 전략에 놀아났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북한과의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미국 국내 또는 한국 국내 여론에서 수용할 수 있는 절충점을 찾아내는 것이 미국 대표단의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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