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뉴스]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을 반대하는 이유는?

[오뉴스]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을 반대하는 이유는?

2019.04.30. 오전 10:1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오뉴스]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을 반대하는 이유는?
AD
YTN라디오(FM 94.5) [최형진의 오~! 뉴스]

□ 방송일시 : 2019년 4월 30일 화요일
□ 진행 : 전진영 아나운서
□ 출연 : 이지현 뉴스핌 기자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1부 이지뉴스 시간입니다. 뉴스핌의 이지현 기자와 함께합니다. 기자님, 안녕하세요.

◆ 이지현 뉴스핌 기자(이하 이지현): 안녕하세요.

◇ 전진영: 소문으로만 듣던 이지현 기자님, 이렇게 실물로 뵙게 되네요. 반갑습니다.

◆ 이지현: 반갑습니다.

◇ 전진영: 오늘 본격적으로 내용을 들어가 볼 텐데. 지난밤에 정말 폭풍이 몰아쳤다고 해야 할까요. 이지현 기자도 굉장히 고생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 이지현: 네, 맞습니다. 어제 새벽에 결국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도 개편, 그리고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 일명 공수처 설치법이죠. 그거하고 검경 수사권 조정 이렇게 세 가지 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습니다. 앞으로 국회는 이 법안들에 대해서 계속 세부사항을 논의하게 될 거고요. 그 과정에서 만약 여야 간에 논의가 원만하지 않다 하더라도 패스트트랙에 올라갔기 때문에 330일 이내에는 무조건 이 법안들이 본회의에 올라가게 되는 겁니다. 거기서 찬성표를 과반 이상 얻게 되면 이 법안들이 통과돼서 법으로 만들어지게 되는 거죠.

◇ 전진영: 어제 이지현 기자도 현장에 계셨죠?

◆ 이지현: 네, 저도 어제 새벽 2시까지 현장에서 회의를 지켜봤는데 좀 되게 인상에 많이 남았습니다. 왜냐하면 007 작전처럼 회의실 여기저기 옮겨가면서 회의를 열었던 상황이었는데요. 법안들을 결국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면 선거제도 개편을 담당하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그리고 공수처 설치·검경 수사권 조정 이걸 다루는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이렇게 회의를 열어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여야 4당은 어떻게든 회의를 열어서 이걸 지정하려고 하고, 한국당은 어떻게든 이걸 막으려고 하고, 그런 상황이었죠. 그래서 하루 종일 어디서 회의가 열릴지 서로 눈치싸움을 하다가 한국당은 일단 두 특위 회의가 열릴 것으로 가장 유력하게 예상되는 2층4층에 아예 자리를 깔고 누웠습니다, 국회의원들이. 그래서 결국에는 밤 10시 정도에 2층 4층  예정대로 회의를 열기로 원래는 예정돼 있었어요. 그런데 회의 시간 이 다가왔는데 두 특위 위원장님들이 2층 4층이 아닌 5층 6층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시는 거예요. 그래서 기자들도 어리둥절해서 ‘뭐지?’ 이러고 일단 따라 올라가봤더니 그때 위원장들이 미리 장소가 공지되면 한국당 의원들이 또 와서 막아버릴까 봐 5층 6층으로 일단 가서 본인들이 자리를 맡아두시고 가서 회의장 변경 공지를 하신 거예요. 그렇게 해서 한국당 의원들의 사전의 그런 막음 그런 걸 차단했던 거고, 그 후에 그야말로 5층 6층은 진짜 아수라장이 됐었죠. 한국당 국회의원들 화나서 쫓아 올라오고 취재진들 몰리고 하면서 거의 복도가 꽉 찼어요. 그래서 압사한다, 이런 비명이 나올 정도로 난리가 났는데. 한국당 의원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섭섭했던 게 어쨌거나 본인들도 특위에 들어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회의를 들어가야 하는데 일단 위원장을 비롯해서 여야 4당 위원들이 들어간 상태에서 경호직원들이 그 문을 잠갔어요. 그래서 위원들이 한동안 못 들어갔거든요, 한국당 위원들이. 그래서 왜 우리는 못 들어가게 하냐, 그래서 거기서 고성 나오고 몸싸움 하면서 15분 정도 늦게 입장하게 된 거죠. 그래서 안 그래도 잔뜩 화가 나 있으니까 한국당 위원들이 회의장에 들어가서 ‘독재타도, 헌법수호’ 이러면서 계속 구호를 외치기 시작한 거고요. 그러면서 회의도 들리지 않고 이래서 거의 1시간 30분 이상 연기됐습니다. 그래서 개의가 결국에는 됐고 어떻게 해서 표결을 해서 그 혼란 속에서 사개특위 같은 경우 이상민 위원장이 표결을 해서 결국 18명 중에 총 11명이 찬성했고요. 그래서 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이것은 모두 패스트트랙이 지정됐습니다.

◇ 전진영: 정개특위 상황은 어땠습니까?

◆ 이지현: 정개특위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정개특위도 조금 더 지연돼서 자정을 넘겨서 표결을 했거든요. 18표 중 한국당 표를 제외한 12표의 찬성표를 얻어서 선거제도 개편안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습니다. 그런데 정개특위 회의장에서는 한국당 위원들이 투표에 참여했어요. 사개특위는 아예 불참하고 퇴장했거든요. 그런데 투표를 참여하긴 했는데 김재원 의원 같은 경우에는 기표소에 10분간 점거하고 있는 장면도 연출됐죠. 그래서 뭐하고 있는 거냐고 했더니 나는 생각 중이다, 이러면서 10분간 거기 안에 들어가 계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제 표결이 일단 되긴 됐는데 눈에 들어왔던 건 여야 4당, 그리고 한국당의 표정 차이였습니다. 일단 가결이 됐다 하고 위원장이 의사봉을 땅땅 두들겼더니 민주당을 포함해서 여야 4당 의원들은 환호성을 지르면서 굉장히 좋아하는 모습이었고요. 정개특위 앞에서도 정의당 의원들이 그 문 앞에 앉아서 같이 지켜봤는데 가결되자마자 바로 일어나서 환호성을 지르더라고요. 그런데 반면에 한국당은 가결되자마자 여야 4당을 향해서 ‘그래, 너희끼리 잘해봐라’ 이러면서 소리를 지르고 회의장을 나가는 경우도 있었고요. 그리고 복도로 국회의원들이 다 나와서 자리를 깔고 누웠습니다. 그래서 ‘문재인 독재자 오늘 민주주의는 죽었다’라는 글귀가 쓰인 까만색 현수막을 이불처럼 덮고 그 앞에 길목을 막은 거죠. 그래서 여야 4당 의원들이 지나가려는데 우리 밟고 가라, 이러면서 길목을 막았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 전진영: 정말 동물국회라는 단어까지 나올 정도로 어제까지 정말 치열했던 현장이었는데. 오늘도 포털사이트를 보니까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올 정도로 아마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것 같아요. 자유한국당이 왜 이렇게까지 반대하나.

◆ 이지현: 저도 만약에 제가 일반 독자였으면 그게 제일 궁금했을 것 같아요. 잘 안 드러나거든요, 그냥 싸우는 모습만 보이고. 그런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법안들이 한국당 입장에서는 굉장히 위협이 될 수 있는 법안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선거제 개편 같은 경우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해서 지역구 의석수를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렸잖아요. 그렇게 되면 지역구 당선자가 많은 거대정당인 한국당 그리고 민주당에는 불리한 선거제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군소정당 같은 경우에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서 비례대표 의석수가 가기 때문에 좀 유리한 상황인 거죠. 그런데 당장 몇 석의 의석도 중요하긴 한데 지금 양상을 보면 여야 4당이 힘을 합치고 한국당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선거제도가 바뀌게 되면 정의당,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이런 군소정당들이 아무래도 의석을 더 많이 확보하게 될 텐데 이 여야 4당, 민주당 포함한 여야 4당이 21대 총선에서 당선돼서 범여권, 범진보연합 정당으로 묶일 가능성이 보고 있는 거예요, 한국당은. 그렇게 되면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이야기했던 21대 총선에서 200석 이상 확보가 진짜로 실현될 수 있는 거죠. 그럼 한국당은 200:100으로 싸워야 하는 상황인 건데, 한국당에서 심하게 말하면 이게 좌파연합세력이 될 거다. 그러면 개헌부터 할 거고 국가보안법부터 폐지할 거다. 그래서 우리가 헌법수호를 외치는 거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공수처 설치의 경우에는 이번 패스트트랙에 두 가지 안이 올라갔다고 하죠?

◆ 이지현: 네, 그렇습니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들의 비리를 수사하는 대통령 직속기관이거든요. 원래는 공수처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줘서 고위공직자 비리를 뿌리 뽑자, 이렇게 원안이 나왔는데 협상 과정에서 너무 권력이 많이 주어지면 그것 역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해서 기소권의 일부만 공수처에 주는 걸로 여야가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바른미래당 쪽에서는 그래도 더 제한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따로 내면서 어제 권은희 의원 대표발의로 해서 바른미래당만의 공수처 법안을 또 제출했습니다. 이 두 개 법안을 같이 패스트트랙에 올렸고 앞으로 여야 4당에서는 이 두 법안을 함께 논의할 예정입니다.

◇ 전진영: 이 부분을 그러면 한국당이 반대하는 이유는 뭘까요?

◆ 이지현: 사실 명목상으로는 검찰이라는 막강한 권력 위에 대통령 소속 하에 있는 더 막강한 권력을 두는 게 과연 맞냐, 이렇게 되면 대통령이 사법부를 장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조금 더 쉽게 직관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대통령 직속의 공수처가 설치되면 정부 성향과 다른 고위공직자들, 이전 정부의 인사들도 포함되는 거죠. 그 사람들에 대한 정치수사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야당 탄압 더 심해질 거다, 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반대하는 겁니다.

◇ 전진영: 어쨌든 마무리되긴 했지만 지켜보는 국민들 입장에서도 그렇고요. 지난 일주일이 사실 뉴스를 보기가 싫을 정도로, 아마 국회에서도 마찬가지였겠지만 국민들에게도 참 힘들었던 일주일이 아니었나 싶은데. 그리고 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실망감이 드러난 게 바로 국민청원 게시판 일이었던 것 같아요.

◆ 이지현: 맞습니다. 오늘 아침에 90만 명 넘겼다고.

◇ 전진영: 지금 100만 명 넘었다고 합니다.

◆ 이지현: 정말 어마어마한 속도로 지금 동참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건데. 그게 정말 국민들의 실망감을 많이 드러낸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걸 아니까 한국당도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굳이 언급하지 않는 분위기이긴 합니다. 그런데 믿기는 싫으니까 어떻게 보통 안에 있는 의원들 말씀드려보면 정당을 해산한다는 건 위헌의 소지가 있어야 하는 거고, 그러려면 헌법재판소에다가 정당해산 신청을 해야 하는 건데 국민들이 이렇게 청와대에 가서 의회에 있는 정당을 해산해 달라고 요구하는 그 분위기가 과연 말이 되는 거냐, 라는 이야기를 하긴 합니다. 그만큼 청와대가 의회에 너무 간섭을 많이 해왔고, 조국 민정수석 같은 경우에도 페이스북에 너무 많은 글을, 의회와 관련된 너무 많은 글을 올리다 보니 인식이 청와대가 국회를 어떻게 할 수 있다라는 그런 인식을 심어준 것 아니냐. 이러면서 약간의 반발을 하시긴 하더라고요.

◇ 전진영: 그렇군요.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그런데 이번 국면을 치르면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주목을 많이 받긴 했어요?

◆ 이지현: 네, 맞습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원래는 4선의 베테랑 국회의원이긴 한데 그동안은 공주 이런 이미지가 강했던 게 사실이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원내대표 임기 초반만 하더라도 의원들이 우리한테 필요한 건 대여투쟁력인데 너무 이미지가 얌전하고 예쁜 이미지다, 이렇게 우려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저번 달에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을 한 게 있었잖아요. 그때 논란이 됐는데도 막 민주당 의원들 고성지르고 하는데도 꿋꿋이 자기 자리 지키면서 연설을 끝마쳤어요. 그때 약간 의원들한테 인정을 받은 부분이 있었고요. 이번에 투쟁하면서도 보좌진들하고 의원들 몸싸움이 있는데 사다리를 밟고 올라가서 거기서 우리 헌법 수호해야 한다면서 크게 외쳤어요. 약간 울면서 외쳤거든요, 그때 너무 치이다 보니까. 그런 상황에서 확 잡아주는 리더십이 있다 보니까 그때 보좌진들하고 한국당 의원들도 ‘나경원! 나경원!’ 이러면서 엄청 연호를 하더라고요. 저는 그때 의안과 안에 갇혀 있었거든요, 3시간 동안 봉쇄돼서. 그 소리를 듣는데 깜짝 놀랐던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어찌 됐든 이번에 패스트트랙을 저지하는 그런 원하는 바는 이루지 못했지만 그래도 나경원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일주일간 잘 싸웠다, 이런 인식은 분명히 있는 것 같아서 어제 비상의원총회 끝나고 새벽에 했는데 그때 의원들도 굉장히 박수 많이 쳐줬고요. 장외집회 나가도 당원들이 반응을, 되게 환호를 많이 한다고 하더라고요. 나경원 대표 입장에서는 이제 공주가 아닌 나다르크, 잔다르크+나경원 해서 나다르크 이런 별명을 확실하게 갖고 가게 되는 계기가 된 것 아닌가 싶습니다.

◇ 전진영: 오늘 개국 특집으로 최형진의 오뉴스가 아닌 전진영의 오뉴스로 오늘 하루 동안만 특별하게 진행하고 있는데요. 유튜브로 최형진 님께서 ‘왜 하필 오뉴스에 진영 선배가’라고 보내주셨습니다. 본인 지금 담당하는 프로그램 준비하기도 바쁠 텐데 염탐하고 있네요. 끝으로 우리 이지현 기자님, 저희 11주년이니까 개국 축하 인사 짧게 한마디 해주고 인사하시죠.

◆ 이지현: 네, 알겠습니다. YTN 라디오 11주년 너무너무 축하드리고요. 앞으로 10년 20년 30년 오랫동안 많은 청취자들한테 사랑받고, 그리고 더 많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라디오 방송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 전진영: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뉴스핌 이지현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지현: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