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대선 본선 스타트...양강 구도·단일화 '입씨름'

[취재N팩트] 대선 본선 스타트...양강 구도·단일화 '입씨름'

2017.04.03. 오후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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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민주당, 내일 국민의당 경선으로 5월 9일 19대 대통령 선거의 대진표가 확정됩니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는 셈인데 벌써 양강 구도, 보수 후보 단일화 이런 문제를 놓고 대선 후보 간의 입씨름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정치부 이종원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이종원 기자!

자, 오늘 더불어민주당 후보만 확정되면, 사실상 대선 대진표가 완성된다고 봐도 되는 겁니까?

[기자]
앞서 전해 드린 것처럼 오늘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날입니다.

문 전 대표가 본선 직행을 위해 필요한 득표율은 45% 이상입니다.

문 전 대표는 앞서 열린 3차례 순회경선에서 단 한 번도 45% 밑으로 득표한 적이 없습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오늘 문 전 대표가 본선에 직행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당은 내일 순회경선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안철수 전 대표가 어제 서울과 인천에서도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두면서 파죽지세 6연승으로 사실상 본선 직행 티켓을 예약했습니다.

이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정의당은 각각 홍준표, 유승민, 심상정 후보를 확정 지었죠.

대선 대진표는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심상정 일단 이렇게 5자 구도로 시작할 것 같습니다.

[앵커]
일단 5자 구도로 시작을 하고요.

그런데 안철수 전 대표가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어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양자 구도가 정말 이루어지는 거냐 이런 관심들이 큰 상황입니다.

이종원 기자는 어떻게 봅니까?

[기자]
네, 양자구도, 정확히 얘기하면 아직까지는 양강구도 이렇게 부를 수 있겠죠.

'양강 구도' 얘기하는 분들이 확실히 많아졌습니다.

어제까지 국민의당 순회경선을 동행하면서 취재를 했는데요.

안철수 전 대표가 올해 초부터 주장했던, 문재인과 안철수의 1:1 구도가 현실이 됐다고 확신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미 화제가 된 안 전 대표의 연설 화법, 더 굵어지고 힘이 붙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제 '안철수의 시간이 왔다'고 공언했던 안 전 대표는 어제, 무능력한 상속자란 표현을 써가며 문재인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양강 구도에 대한 민주당 쪽 시각은 정반대입니다.

유력 주자 많은 민주당은 그동안 워낙 치열한 경선을 치러왔기 때문에 다른 당 후보들에 대해 견제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오늘 후보가 확정되면 이제 본격적으로각 후보 지지층을 결합해서 다시 한번 대세론을 다진다는 전략입니다.

문재인 전 대표 측 임종석 비서실장은 자신의 SNS에, 경선 과정에서 문자폭탄이나 18원 후원금 등으로 동지들의 마음이 다쳤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따뜻한 연대의 정을 나누자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양강 구도 성립 여부는 바로 민주당 각 후보 지지층의 마음이 하나로 모이느냐, 밖으로 나가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래서 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에 신경전이 치열한데요, 최근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때아닌 사면 논쟁이 불거졌는데, 현장 취재기자 사이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옵니까?

[기자]
관련 발언을 내놓은 경위를 따져봐야 하는데요.

안 전 대표가 사면 가능성을 거론한 취지는 아니었습니다.

지난달 31일이었죠, 박 전 대통령 구속 직후에 경기도 하남에 있는 전통시장을 안 전 대표가 찾았다가, 기자들의 연속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습니다.

당시 안 전 대표 발언의 요지는 대통령의 사면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사면위원회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거였습니다.

그러나 이 발언 이후, 문 전 대표 측은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공격에 나섰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까지 가세해 국민을 개, 돼지로 보는 발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일단 현장에선 이번 사면 논쟁이 문재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발언과 비슷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발언의 저의가 의심스러워 상대방을 공격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최근 안 전 대표의 지지율 급상승으로, 그만큼 '견제구'의 속도와 횟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앞서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언론이 과도하게 국민의당 경선을 띄우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고, 박지원 대표는 언론이 아니라 국민이 띄우는 거라고 맞받아치기도 했습니다.

[앵커]
'입씨름'만 놓고 보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대결도 만만치 않습니다.

큰집, 작은집 이런 얘기도 오가고 좀 복잡하죠?

[기자]
네, '홍 트럼프'로 불리는 홍준표 지사가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면서, 입씨름이 본격화했습니다.

홍 후보는 바른정당을 '작은집'으로 표현하며, 자신이 '큰집' 어른이라고 주장했는데요.

명절 때 시골 큰 집에 차례 지내러 오라는 얘기는 아니고, 바른정당이 조건 없이 자유한국당에 흡수돼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한 발 더 나가, 유승민 후보를 '응석받이 어린이'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으로 가출한 사유가 없어졌으니 하루빨리 돌아와야 하는데, 이런저런 조건을 요구한다는 겁니다.

이에 맞서 유 후보는 '피고인 홍준표' 논리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홍준표 지사가 어떻게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유 후보의 경우 홍 후보만큼 거친 표현을 사용하진 않지만, 단일화 시한이 촉박해질수록 양측의 설전은 더 격해질 전망입니다.

[앵커]
바른정당은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도 거론되는데, 유승민 후보 완주를 포함해서 어느 쪽 확률이 더 높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5자 구도에서 지지율이 바닥권인 유승민 후보로선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기본적으로 완주한다고 가정하면 지금 지지율이 가장 낮아서 당선 가능성이가장 떨어진다는 게 문제겠죠.

국민의당과의 '중도 단일화'가 신선한 개혁 이미지를 살릴 수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안보 등 현안에서 노선 차이를 극복하기엔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합니다.

자유한국당과도 '친박 청산'을 놓고 견해차가 큰 상황입니다.

보수단일화가 명분은 있지만 바른정당이 요구하는 친박 청산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그런 요구는 하지도 말아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했으면 됐지 뭘 더 바라냐 이런 식이라 대화가 안 되는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바른정당 입장에서는 국민의당이든 자유한국당이든 연대하는 순간 당의 존립 근거가 사라진다는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지금 어떤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이종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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