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 물질에 무방비...불법 도색 무더기 적발

[앵커멘트]

자동차 정비 업체가 있으면 근처에만 가도 지독한 화학 약품 냄새가 코를 찌르죠.

이런 화학성 오염 물질에 제대로 대비도 하지 않은 채 영업을 해온 업체들이 당국에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이선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번에 적발된 한 무허가 정비업체.

분사기를 이용한 자동차 페인트칠이 한창입니다.

주변으로 페인트 가루가 뿌옇게 날리지만 이를 막기 위한 장치는 보이지 않습니다.

안전 장치를 갖춘 허가 업체라고 해서 더 나은 것도 아닙니다.

오염 물질 정화 시설 안을 들여다 보니, 언제 청소를 한 건지, 필터에 묵은 먼지가 두껍게 쌓여 있습니다.

오염 물질을 제대로 걸러낼 리 없습니다.

[녹취:자동차 정비업체 직원]
"그때 그때 수시로 (필터를) 보충할 수 있는 형편이 안 됩니다, 여기가. (필터 가는 비용이)상당히 비쌉니다, 한 번 가는 데."

이렇게 정화 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칠 작업을 하면, 페인트 가루에, 발암물질로 알려진 휘발성유기화합물까지 모두 공기 중으로 배출됩니다.

서울시가 자동차 정비업체 백여 곳을 점검한 결과 절반 이상인 60곳이 아무런 정화 시설 없이 무허가 영업을 하거나 정화 시설을 만들어 놓고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서 적발됐습니다.

해마다 단속을 하지만, 그 때 뿐이고, 불법 도장 업체는 줄어들 줄을 모릅니다.

[인터뷰:어용선, 서울시 특별사법경찰 수사관]
"주택가에 밀집돼 있기 때문에 시민 생활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무허가 불법 도장 업소뿐만 아니라, 허가 업체에 대해서도 불법 행위가 만연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단속할 계획입니다.)"

서울시는 자동차 도장 시설이 내뿜는 오염 물질이 전체 대기 오염 물질의 절반이 넘는다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무허가 업체 7백 곳까지 합하면 그 비중은 훨씬 더 높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YTN 이선아[leesa@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