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 소년들 입양해 '격투기' 시킨 파이트 클럽 논란

고아 소년들 입양해 '격투기' 시킨 파이트 클럽 논란

2017.07.27. 오후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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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 소년들 입양해 '격투기' 시킨 파이트 클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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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들이 링에 올라가 격투기를 하는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월요일, 중국 온라인상에 소년 두 명이 대규모 군중 앞에서 싸우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큰 파문이 일었다. 두 소년은 14세 동갑내기로, 샤오 룽과 샤오 우 라는 소년들로 알려졌다.

온라인에서는 이 소년들이 고아이며, 생존을 위해 파이트 클럽에서 일하고 있다는 댓글이 달렸다. 그뿐만 아니라 파이트 클럽 측이 싸움에 소질이 있는 아이들을 입양해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퍼지자 경찰은 파이트 클럽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두 아이는 정국 청두 혼합무술 조직 '엔보 클럽' 회원이었다. 엔보 측은 "이 소년들이 고아이며 우리 기관에서 입양한 것은 맞지만, 회원 400명 가운데 2명뿐인 희귀 케이스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입양된 두 소년은 현재 세계적인 격투기 선수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고 있다.

고아 소년들 입양해 '격투기' 시킨 파이트 클럽 논란


엔보 측은 소년들에게 보육원에서의 삶보다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소년들이 격투기 선수나 경호원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돕겠다고 설명했다. 엔보의 설립자 역시 "입양은 합법적이고 정부의 승인도 받았다"고 말했다. 결국, 경찰의 수사는 '혐의없음'으로 종결됐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부모도, 미래도 없는 아이들에게 다른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소년들이 생존을 위해 링 위에서 싸우는 모습과, 이를 보며 열광하는 어른들의 얼굴이 어딘가 괴롭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만약 정부가 부모가 없는 어린아이들에게 충분한 복지를 제공했더라면, 과연 그래도 이 아이들이 격투사의 길을 선택했을까?

중국 네티즌들 역시 "고아 소년들에게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을 것"이라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중국의 엘리트 스포츠 교육이 문제"라며 "다른 방법으로라도 아이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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