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손으로 콘택트렌즈 만졌다가 실명한 여성

젖은 손으로 콘택트렌즈 만졌다가 실명한 여성

2017.04.13. 오후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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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손으로 콘택트렌즈 만졌다가 실명한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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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이레니 에케쉬스는 자신의 눈이 가려워지기 시작했을 때 눈병과 같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2011년 1월 토요일 아침을 지금까지도 잊지 못한다. 눈에서 계속 눈물이 흘러내리자 약국에서 안약을 사 눈에 넣었다. 에케쉬스는 "당시 형광등이 너무 밝아서 고통스럽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서 부엌에도 가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오른쪽 눈의 시력은 점점 나빠졌고 마치 안개가 자욱한 욕실 거울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의사는 그녀가 '아칸타모에바 각막염'(가시아메바 각막염)'이라는 희귀하지만 치명적인 질병에 걸렸다고 진단했다. 이 질병은 영국에서만 한 해 125명 정도가 걸리는 희귀 질환으로 원인은 대부분 콘택트렌즈 사용 때문이다.

콘택트렌즈는 각막을 마모시켜 상처를 만들고, 이 상처는 물에 사는 가시아메바균이 침투하기 쉽게 만든다. 또한 콘택트렌즈 자체가 가시아메바의 전달 통로가 되기도 한다. 가시아메바가 렌즈 표면에 잘 붙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에케쉬스는 렌즈를 끼고 샤워를 하거나 수영장에 가지도 않았다. 단지 손을 씻은 상태로 렌즈를 만졌을 뿐이었다. 하지만 에케쉬스의 사례로 운이 없으면 단지 손이 젖은 상태로 렌즈를 만지기만 해도 가시아메바에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에케쉬스는 두 번의 각막 이식 수술을 했지만 가시아메바는 이식된 각막에까지 침투했고, 결국 한쪽 시력이 완전히 손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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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케쉬스는 더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려고 영국 콘택트렌즈 협회에 "렌즈를 팔 때 경고문을 삽입하라"고 요구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생각에 동의하는 안경점들과 함께 판매용 렌즈에 붙일 'No water(물에 닿지 마시오)'스티커를 제작해 배포했다.

그녀는 "사람들은 렌즈를 쓸 때 샤워를 하거나 수영을 해서는 안 되며 그 어떤 경우도 물과 닿지 않게 해야한다"고 경고했다. "물론 내가 걸린 각막염은 드물게 일어나지만 누구나 그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그 결과는 끔찍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YTN PLUS 정윤주 모바일 PD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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