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만에 끝난 쿠데타...핏빛 숙청 예고

6시간 만에 끝난 쿠데타...핏빛 숙청 예고

2016.07.18. 오후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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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지향 /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

[앵커]
우리 시간으로 지난 토요일에 있었던 터키 군부 쿠데타는 6시간, 반나절 만에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쿠데타 세력을 바이러스라고 부르면서 숙청 의지를 밝히면서 또 핏빛 숙청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터키 쿠데타의 배경과 이후 전망을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과 함께 논의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지난주 우리 시간으로 토요일,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지 않았습니까? 에르도안 대통령이 쿠데타 세력에 의해서 물러나는 게 아니냐, 쿠데타가 성공할 것이냐, 실패할 것이냐.

6시간 동안 팽팽하게 긴장감이 감돌았었는데 결국 실패로 끝이 났습니다. 어떻게 된 건지 상황을 정리해 주시죠.

[인터뷰]
그러니까 터키 현지시간으로 금요일 밤 11시경에 터키 군부 가운데 일부 세력이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은 잇는 두 다리를 점거를 하면서 쿠데타가 시작이 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다음에 터키의 미디어, 방송국들이 모여 있는 이스탄불에서 군부 세력들이 방송국 몇몇 곳을 장악을 했고요.

하지만 새벽 1시가 되면서 당시 흑해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페이스타임을 통해서 시민들로 하여금 거리에 나가서 쿠데타 세력에 맞서달라, 시민의 민주주의를 지켜달라고 촉구를 하면서 상황이 조금씩 역전이 되기 시작했고 새벽 3시에 정부군 가운데 쿠데타 세력을 지지하지 않았던 주류 세력이었죠.

그 세력들이 다시 쿠데타 세력들이 장악했던 방송국이나 국회를 다시 재장악을 하면서 새벽 4시 반 정도에 상황이 종료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이 쿠데타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킨 과정을 보면 그렇게 조직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세력이 많지도 않고. 왜 이런 무모한 행동을 했을까라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인터뷰]
맞습니다. 그러니까 사실 터키 군부는 쿠데타의 달인이라고 할 만큼 1960년부터 크게는 정확히 네 차례 성공적인 쿠데타를.

[앵커]
정권을 아예 바꿨잖아요.

[인터뷰]
맞습니다. 그리고 이슬람 정당을 해체시키고요. 그런데 이번 같은 경우는 터키 군부라고 하면 세속주의를 부르짖는 케말 아타튀르크, 공화국 세력의 보루라고 자처했는데 이번 쿠데타 주역들은 군부 내의 소수인 온건하지만 이슬람주의자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워낙에 요즘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꾸 권력을 사유화하고 권위주의화가 되면서 이들 소수 군부 세력들이 계산을 하기를 다른 시민들도 에르도안 정권에 굉장히 진저리가 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쿠데타를 시작을 하면 다들 따라와줄 것이라고 잘못 계산을 했었던 거죠. 그런데 요즘 에르도안 대통령의 인기는 정말 바닥을 치기는 했었습니다. 그렇다고 시민들이, 그렇다고 해서 쿠데타를 지지해 주는 것은 아니었죠.

[앵커]
상황을 오판한 측면이 있군요.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해서 약간 염증을 느끼는 세력이 있지만 쿠데타를 성공할 만한 에너지까지는 안 됐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은데 조금 아까 말씀하시기를 소셜미디어입니까?

페이스타임을 통해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지 않았습니까? SNS가 탱크보다 강했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과정을 설명해 주시죠.

[인터뷰]
제가 이번에 정말 짧지만 쿠데타가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서 사실 요즘 에르도안 대통령이 갈수록 권위주의화가 되면서 터키 내 시민단체들이 SNS를 통해서 반 에르도안 운동을 많이 조직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평소에는 SNS를 굉장히 싫어했습니다. 공식적으로 비판도 많이 하고요.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번에 에르도안의 정치 생명을 살린 것이 SNS였고 SNS를 통해서 거리에 나간 사람들은 사실 에르도안의 추종자들뿐만 아니라 터키의 성숙된 시민의식과 민주주의를 지키고 싶었던 SNS를 통해서 반 에르도안 운동을 조직했던 사람들도 많이 나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에르도안도 싫지만 쿠데타는 더 싫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거군요?

[앵커]
그리고 에르도안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에 SNS를 탄압했던 이유가 이만큼 파급력이 대단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억눌렀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인터뷰]
맞습니다. 좋은 지적이십니다.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에르도안 대통령이 과연 어떤 인물인지. 그동안에는 총리도 하고 여러 가지 터키 내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잖아요.

[인터뷰]
그렇죠. 그러니까 에르도안이 정치적으로 입문한 것은 1994년에 이스탄불 시장으로 압도적인 득표로 당선이 되면서였고요.

그런 다음에 2002년도 선거에서 또다시 자신이 창당한 정의개발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하면서 2003년에 총리로 정치 생활을 시작을 합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정말 흔치 않은 이슬람 정당의 민주주의 구축이라는, 그러니까 많은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염원했던 꿈을 이루어줄 그런 모델로 칭송이 됐거든요. 제가 박사과정 논문 일부를 에르도안 대통령의 민주주의 달성에 대해서 썼었는데 요즘은 저도 굉장히 착잡한 마음인데요.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에르도안 대통령이 터키의 민주화 발전 그리고 경제 성장 그다음에 소수 쿠르드 민족의 사회 통합 그리고 사형제 폐지 그다음에 군부의 정치개혁 금지와 같은 굉장히 파격적이고 민주적인 개혁을 많이 달성을 했었는데 2016년도에 들어서면서 워낙에 장기 집권을 하다 보니까 선거를 통해서입니다마는 권력의 사유화를 굉장히 쫓게 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에르도안 대통령도 이제 어찌보면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기도 한데 말이죠. 쿠데타가 터키에서만 그동안 여섯 번째 발생했다고 들었거든요.

그리고 또 대부분 성공하기도 했고 이번처럼 실패한 경우도 있었고. 이렇게 쿠데타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인터뷰]
그러니까 터키공화국이 1992년도에 설립이 됐는데 터키 정지의 가장 중요한 갈등 요소는 터키 공화국이 세워지면서 주장한 세속주의 사상을 지지하는 대부분의 세속주의자들과 아니다, 터키는 이슬람 종주국이었던 오스만제국의 후예들이다라고 하면서 이슬람주의 사상을 주장하는 사람들과의 대결이었습니다.

그래서 쿠데타가 여섯 차례 났었고 네 차례가 성공을 했는데 이 네 차례 다 모두 세속주의를 지키겠다라고 하는 군부가 이슬람 정당을 해체하고 해산하면서 일어난 쿠데타였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쿠데타를 진압했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가 더 문제 아니겠습니까? 지금 6000명을 붙잡아두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피의 숙청이 이루어질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정국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인터뷰]
사실 터키는 현재 터키만큼 불안한 중동 전체에서 굉장히 중요한 행위자이기 때문에 그래서 전세계의 시선이 지금 터키로 향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에르도안이 쿠데타 배후 세력들에 대한 숙청을 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신도 그러기에는 비용이 너무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계속 말씀드렸듯이 에르도안 자체가 요즘 터키 전체 시민들한테 인기가 많지 않거든요. 올해 들어서만 터키 안에서 IS 배후 그다음에 급진 쿠르드 조직 배후 테러만 15여 건이 발생을 했습니다.

사실 이 테러가 인재라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왜냐하면 터키도 워낙에 굉장히 유능한 테러 전담 인력이 있었는데 에르도안이 권력 사유화를 강화를 하면서 테러 전담 인력을 공안 부서에 대거 배치를 하면서 치안공백이 생겨서 이런 테러가 생겼다라는 비판이 많이 일고 있기 때문에 에르도안 역시 국내적으로 자신이 겪어야 될 이런 정치적인 대가를 생각을 하면 비용을 생각을 하면 그렇게 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앵커]
시간이 다 됐는데 짧게, 국제사회가 쿠데타에 대해서 반대했지만 에르도안에 대해서도 상당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맞습니다.

[앵커]
그 상황이 어떤 건지하고 전망 간단하게 언급해 주시죠.

[인터뷰]
지금 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쿠데타가 잘못됐지만 처벌을 법의 질서에, 법치에 맞게 해야 된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실 에르도안이 민주주의를 발전시켰다라고 평가를 받았을 당시 터키의 고질적인 사형제를 폐지를 했거든요.

그런데 이제 와서 다시 부활하겠다는 얘기를 하니까 유럽이나 미국 지도자들이 그건 정말 아니다라는 얘기로 많이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터키 쿠데타의 배경과 전망을 짚어봤습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이었습니다.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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