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 먹고 폐질환"...80억 배상 판결

"팝콘 먹고 폐질환"...80억 배상 판결

2012.09.21. 오전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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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10년 넘게 팝콘을 먹다 폐 질환에 걸린 환자가 제조업체로 부터 80억원의 배상을 받게됐습니다.

버터 향을 내는 화학 첨가물이 질환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인정받은 것입니다.

뉴욕에서 이재윤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미국 콜로라도주에 사는 왓슨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10년 넘게 팝콘을 먹었습니다.

전자레인지에 돌려 하루에 2~3봉지를 먹던 그는 지난 2007년 호흡곤란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고 폐쇄성 기관지염 판정을 받았습니다.

팝콘 봉지를 열 때 나오는 버터냄새를 들이마셨던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녹취:웨인 왓슨, 미 콜로라도 (59세)]
"봉지를 열면 냄새가 확 올라오죠. 버터 향이 좋아서 들이마셨습니다. 그 냄새는 다들 좋아하지 않나요?"

가공음식에 버터 향을 내기 위해 일반적으로 '디아세틸'이라는 화학물질이 사용됩니다.

이 '디아세틸'이 폐에 흡입되면 폐속의 미세한 기도가 상처를 입고 협착돼 공기흐름이 막히게 됩니다.

왓슨은 '디아세틸'의 위험성을 알려주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배심원들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여 제조사와 팝콘을 판 슈퍼마켓에 720만 달러, 우리 돈으로 80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4년부터 버터 향을 내는 디아세틸과 관련해 건강을 해쳤다는 팝콘 생산공장 노동자들의 소송이 계속되고 있고 일부는 승소판결을 받았습니다.

[녹취:켄 멕클레인, 변호사]
"(화학 첨가물은) 광범위한 문제이고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현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스스로를 지키는 것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디아세틸은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만드는 물질과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어 알츠하이머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미 식품의약국, FDA는 디아세틸을 직접 흡입하지 않는 한 건강상의 문제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사용에 대한 규제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YTN 이재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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