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한 포기할 준비"

"중국, 북한 포기할 준비"

2010.11.30. 오후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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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북한의 잇단 군사적 행동에 좌절해 중국이 남한 주도의 한반도 통일을 용인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미 외교문서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위키리크스가 이같은 내용의 외교전문을 공개함에 따라 파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류충섭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외교전문을 토대로 북한에 대한 최근 중국의 인식 변화를 전했습니다.

핵과 미사일 개발 등 북한의 잇단 군사적 행동에 실망한 중국 지도부가 북한을 포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외교전문에는 혈맹관계인 중국과 북한 사이에 틈이 벌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됐습니다.

지난해 4월 북한 미사일 실험 당시 허야페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미 관료들에게 북한이 미국의 주의를 끌려고 버릇없는 응석받이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중국의 한 대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전세계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경고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의 차세대 지도부가 북한을 신뢰하지 않으며 남한 주도의 통일을 용인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외교전문은 한국 외교차관이 중국의 고위 관료 2명으로부터 한반도가 남한 주도로 통일돼야 하며, 이런 입장은 중국의 지도부에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사정과 관련해 다른 외교 문서는 지난 1월 당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미국 관료들에게 해외 주재 북한 관료 여러 명이 한국으로 망명한 사실을 귀뜸했다고 보고했습니다.

북중 관계의 변화를 드러내는 발언이 공개된데 대해 중국 정부는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녹취:홍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 정부는 관련 보도를 주의깊게 보고 있으며 미국이 타당하게 문제를 처리하기를 희망합니다. 문서 내용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겠습니다."

중국 정부는 그러나 한편으로는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내용이 알려지지 않도록 언론은 물론 인터넷 검색까지 차단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런던에서 YTN 류충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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