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장남 '히키코모리' 일가족 살해

30대 장남 '히키코모리' 일가족 살해

2010.04.22. 오전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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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히키코모리', 즉 은둔형 외톨이는 자신의 방에 틀어 박혀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유형을 말하는데요.

얼마 전 30대 '히키코모리' 남성이 일가족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 일본에서 '히키코모리' 문제가 또다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일본 박사유 리포터 전화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질문]

살인범이 살해당한 가족의 장남으로 밝혀졌다는데 자신의 가족을 몰살시킨 이유가 무엇인가요?

[답변]

일본 도요가와시 주택가에서 올해 서른 살로 부모에 얹혀살던 무직자 장남이 지난 17일 밤 자신의 부모와 형제 등 일가족 5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아버지와 한살박이 어린 조카를 숨지게 하고 집에 불을 질렀습니다.

새벽 2시 넘어 112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해보니 2층 집이 불에 타고 있었고, 가족 전원이 칼에 찔려 신음을 하는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집 근처를 서성이던 장남 이와세 다카유키 씨를 붙잡아 심문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습니다.

장남 이와세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인터넷을 멋대로 끊어버려 화를 참을 수 없어서 가족 모두를 찔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와세 씨는 인터넷 옥션에 빠져 아버지의 신용카드를 멋대로 사용해 게임기 등을 사들여 우리 돈으로 3,000만 원이 넘는 카드빚을 지기도 했습니다.

[질문]

일본에서 '히키코모리' 문제가 사회 문제가 된지 오래인데 이번 살해범도 '히키코모리'라면서요?

[답변]

일가족을 살해한 이와세 씨는 하루 종일 집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방에 틀어 박혀 인터넷만 하는 전형적인 '히키코모리'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웃 주민들은 한결같이 "이와세 씨가 중학교를 졸업한 15살 때부터 집안에 틀어박혀 지난 15년 간 일도 안하는 히키코모리로 유명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에는 이런 히키코모리가 16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일본의 유튜브에는 스스로 히키코모리를 자처하며 방에 틀어 박혀 시간을 떼우는 자신의, 그야말로 소소한 일상생활을 촬영해 올려 놓은 중학생도 있습니다.

[질문]

일본에 이렇게 히키코모리가 많은 이유가 무엇인가요?

[답변]

일본에서 히키코모리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지금과 같은 장기불황이 엄습했던 지난 1990년대부터인데요.

많은 젊은이들이 긴 불황 속에 경제적인 압박을 받게 되면서 사회적 중압감과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방안에 숨어사는 일이 급증하게 됐습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불황 여파로 최근에는 히키코모리가 30대를 넘어 중년층으로까지 연령층이 높아졌습니다.

[질문]

히키코모리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어떤 대책을 강구하고 있나요?

[답변]

은둔형 외톨이의 경우 오랜 시간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우울증이 심해지거나 사회에 대한 반감이 점점 커져 최악의 경우 자살이나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거듭돼 왔는데요,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를 보면 일본의 조울증 환자를 포함한 우울증 환자 숫자는 지난해 104만 명을 돌파해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것은 지난 10년 동안 두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해마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올해 1월 '자살ㆍ우울증 대책 프로젝트팀'을 후생노동성 산하에 신설했고요, 이르면 다음달 중 국민의 정신질환을 막기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또 일본 후생노동성은 올해 노동안전위생법을 개정한 뒤 2011년부터 일반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하는 건강진단에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질환에 대한 정기 검사를 의무화할 방침이지만 실효성을 둘러싼 회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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