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돈 안 주면 업무마비"...중국집 전화 폭탄

[앵커]
중국집에 전화를 걸어 돈을 보내지 않으면 업무를 마비시키겠다고 협박하는 신종 범죄 수법이 등장했습니다.

영업시간 내내 끊임없이 전화를 걸며 배달과 예약 전화를 아예 받지 못하게 하고 있어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중국집에 쉴새 없이 전화가 걸려옵니다.

화면을 보니 0001, 002345 등 온통 정체를 알 수 없는 전화번호뿐입니다.

전화는 지난 6일부터 걸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의문의 남성이 전화를 걸어 가게 근처로 각종 음식을 주문했는데, 전화번호가 이상해서 가게 주인이 직접 찾아와보니 바로 이 텅 빈 주차장이었습니다.

이후 비슷한 번호로 반복해서 전화를 걸어 배달과 예약 전화를 아예 받지 못하게 영업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무려 600통이 넘습니다.

[협박 당사자 / 실제 통화 내용 : 다른 집은 막말로 하루만 버티고 돈 주는데 사장님은 3일이나 걸리네요.]

제대로 영업하고 싶으면 돈을 보내라면서 협박 전화로 업무를 마비시키는 수법입니다.

서울에만 비슷한 피해를 겪고 있는 중국집이 최소 세 곳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협박 당사자 / 실제 통화 내용 : 사장님, 내가 20만 원 깎아 줄게요. (20만 원이요? 안 돼요. 50만 원만 해요.) 안 돼요. 50만 원은 안 돼요. 80만 원….]

이렇게 흥정까지 해주는 허술함을 보이지만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또 가게 이름이나 다름없는 번호를 바꾸기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중국집 사장 : 매출이 35∼40% 정도 줄고 있죠. 그렇다고 돈을 주자니 재차 요구할 수도 있을 것 같고. 경찰은 돈을 주지 말라고 계속 그러고 있고….]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걸려온 곳이) 중국으로 보이긴 하는데요. 전화를 너무 과하게 많이 했잖아요. 그 부분이라서 이제 업무방해로 고소가 됐기 때문에….]

경찰은 전화가 해외에서 걸려온 것으로 보고 이들의 위치를 추적하는 동시에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YTN 강희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