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4] 50m 직진하면 합격...중국인들도 몰리는 면허시험

[현장24] 50m 직진하면 합격...중국인들도 몰리는 면허시험

2015.08.26. 오전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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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인들이 한국에 의료 관광 온다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죠.

하지만 요즘은 '면허 관광'을 온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운전면허 따기가 중국보다 쉬워서 그렇습니다.

운전면허 오래전에 따신 분들은 잘 모르실 텐데요.

이른바 기능시험의 공포 구간이 T자, S자, 평행 주차였죠.

이런 항목이 지난 2011년 6월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한 운전면허 간소화로 없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필기시험, 기능, 도로 주행 다 합친 교육 시간도 13시간에 불과한데요.

한 번에 필기, 기능, 도로주행 다 합격하면 이틀 만에도 면허를 딸 수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에는 면허 따려면 6개월 이상, 100만 원 넘는 비용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이렇다 보니 더 쉽고 저렴하게 운전면허 따려고 한국에 들어오는 것입니다.

50m 직진하면 합격한다는 한국 운전면허 시험, 이렇다 보니 운전 미숙 사고도 잇따르고 있는데요.

이른바 눈 감고도 합격한다는 면허시험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운전면허 시험장에서 응시자들이 기능 시험을 보고 있습니다.

직선 주로를 주행하는 게 장내 시험의 전부입니다.

실제로 얼마나 간단한지 직접 타보겠습니다.

차를 타고 50m를 주행해 코너를 꺾으면 바로 시험이 끝납니다.

2011년 면허 시험 간소 정책 이후 장내 시험에서 곡선과 굴절 코스 등이 사라졌고, 교육 시간도 60시간에서 13시간, 평가항목도 15개에서 6개로 대폭 줄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 면허를 따러 오는 중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리 메이린, 중국인 면허시험 응시자]
"중국보다 시간이 더 짧게 걸리고, 간단하고 비용도 적어서 (학생들이) 방학 때 자주 와요…"

이에 중국 상하이시 정부는 앞으로 우리나라 면허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하기도 했습니다.

부실 교육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안전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미숙, 서울 봉천동]
"좀 무서워요. 밖에 나가면 돌발 상황들이 많은데 현재 교육은 그런 게 충분치 않더라고요. 나가면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해요."

실제로 2011년 이후 전체 교통사고 발생량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운전면허 간소화는 운전면허 취득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거고, (운전자의) 실력이 없다는 뜻이죠. 제대로 운전을 못 한다는 거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요."

시민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정책이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YTN 김승환[k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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