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구조 조정 곳곳 마찰 ..."우리 과를 살려주세요"

대학 구조 조정 곳곳 마찰 ..."우리 과를 살려주세요"

2015.04.06. 오전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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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대학가엔 학과 통폐합을 골자로 하는 구조 조정을 둘러싸고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기초 학문이 외면당한다는 논란 속에 학교와 학생들의 입장이 팽행선을 달리고 있는데요.

일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터라 올해 대학가의 핵심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김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유명 연예인들이 비장한 얼굴로 피켓을 들고 있습니다.

건국대의 영화과와 영상학과 통폐합에 반대한다는 내용입니다.

건국대는 내년부터 소규모 학과를 통폐합하는 대규모 구조 조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졸지에 몸담고 있던 학과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학생들은 한때 점거에 단식 농성까지하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재학생은 대상이 아니라고 하지만 결국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인터뷰:김승주, 건국대 영화과 비대위원장]
"이 문제는 영화과가 다른 과와 합쳐지는 문제를 떠나서 학과는 저희의 정체성인데, 그런 부분에서 학생들의 반발이 심했던 것 같습니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개편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서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학과를 합쳐 규모를 키우면, 집중적인 투자가 가능해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는 입장입니다.

[인터뷰:김호섭, 건국대학교 홍보실장]
"학생들한테 더욱 더 좋은 교육과 프로그램, 교수진을 만들어주기 위해 학사 개편을 하는 겁니다."

구조 조정을 둘러싼 학내 갈등은 비단 건국대 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외대, 이화여대 등도 학사 구조 개편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고, 중앙대는 당초 발표됐던 구조 조정안이 구성원 반발로 수정되기도 했습니다.

구조 조정의 배경은 정원 감축과 재정 지원이 달린 교육부의 대학 구조 개혁 평가 때문인데, 학생들은 정부가 대학을 줄세우려한다고 지적합니다.

대학들이 핵심 평가항목 가운데 하나인 취업률을 높이려고 앞다퉈 기초 분야 학과들을 통폐합 대상 1순위로 올린다는 겁니다.

또, 대학들이 구조 조정 방침을 정작 학생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 문제를 더 키운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임희성,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학과가 없어지고 만들어지는 문제는 분명 민주적 의사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인데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이 들고요."

오는 6월 교육부의 1차 대학 구조개혁 평가 결과가 나오면 구조 조정은 다각도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러온 대학 캠퍼스 내부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승환[k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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