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제자 곁을 지킨 친구 같은 선생님

끝까지 제자 곁을 지킨 친구 같은 선생님

2014.04.17. 오후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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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침몰사고로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여객선에 탑승했던 인솔교사들도 비극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 가운데 먼저 하늘로 떠난 교사 최혜정 씨의 사연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임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남겨진 이들의 애처로운 슬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영정 속 고인은 환하게 웃고만 있습니다.

학교에선 친구 같은 선생님으로, 집에선 애교많은 딸로 사랑을 독차지한 고 최혜정 씨.

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어머니는 마지막 온기라도 남아있을까 영정에서 손을 떼지 못합니다.

활기차고 속정 깊었던 고인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돼, 친구들도 하염없이 눈물만 흘립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뿐 아니라 친척 생일까지 살뜰히 챙겨 웃음꽃을 피워주던 그였습니다.

교사가 됐다며 할아버지, 할머니 용돈을 드리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 유가족들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인터뷰:최주원, 고 최혜정 씨 삼촌]
"그냥 항상 말 잘 듣고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잘하고 시골 가면. 책임감 강하고..."

대학에선 역사와 영어를 전공하며, 교편을 잡겠다는 꿈을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결국 사범대를 수석 졸업하고 지난해, 그토록 바라던 교사가 됐지만, 이제 더이상 학생들 앞에 설 수 없습니다.

[인터뷰:대학 동기]
"과 생활도 공부하기 바쁜데도 참여해주고 특별활동 같은 것도 시간 쪼개서 후배들 도와주려고 하고…"

시리도록 파란 바다 한가운데서도 끝까지 제자들 곁을 지킨 고인.

가족과 학생들을 육지에 남겨둔 채,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습니다.

YTN 임성호[seongh1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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