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몰리는 빈곤층..."필요한 건 일자리"

벼랑 끝 몰리는 빈곤층..."필요한 건 일자리"

2014.03.05. 오전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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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려운 처지를 비관한 세 모녀가 목숨을 끊은 지 며칠 만에 혼자 살던 60대 노인이 또 쓸쓸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잇따르는 빈곤 계층의 쓸쓸한 죽음에 정부가 실태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는데 국가의 도움도 도움이지만 빈곤 계층이 원하는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일자리'였습니다.

최원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26일 마지막 집세를 내놓고 스스로 삶을 포기한 세 모녀.

[인터뷰:경찰 관계자]
"빚이 엄청나게 많았었나 봐요. 딸들도 결혼도 못 하고 신용불량자에요. 큰딸은 당뇨병과 혈압까지 오고..."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지 며칠 만인 지난 1일.

서울 노고산동에선 생활고에 시달리며 혼자 살던 67살 정 모 씨가 자신의 화장비용을 남기고 지병으로 숨졌습니다.

사회 안전망의 바깥, 벼랑 끝으로 몰리는 사람들.

38살 이 모 씨도 보증을 서다 신용 불량자가 된 뒤, 지난 1년 동안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교회 청소 일을 돕는 대가로 40만 원을 받지만 자녀 양육비로 보내고 나면 남는 돈이 없습니다.

[인터뷰:이 모 씨, 서울 신수동]
"제가 볼 때 최고의 복지는 그 분들에게 빨리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보완이 된다면..."

근로능력이 있는 나이라는 이유로 기초수급대상에서도 제외되다 보니, 그 동안 밀린 건강보험료만도 7개월 치.

[인터뷰:이 모 씨, 서울 신수동]
"좀 많이 못 냈어요. 제가 일을 특별한 직장을 못 구했기 때문에..."

이 씨나 세 모녀처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찾아내 지원하겠다고 정부가 나섰습니다.

보헙료 체납이나 단전, 단수 가구, 또 복지급여 탈락가구를 중심으로 3월 한 달 동안 일제 조사를 벌이겠다는 겁니다.

긴급 지원이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 해당이 되지 않는다면 민간 후원을 통해서라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당장 실태 조사가 제대로 될 지 자체가 의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박을종, 성수종합사회복지관 관장]
"복지가 이제는 권리라는 것을 알 필요가 있어요. 남에게 도움 자존심 문제가 아니고 이런 것은 국가가 반드시 도와줘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지난해보다 3%밖에 늘지 않은 기초 생활 보장 예산 8조8천억 원으로 실제 복지 수요를 다 맞출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복지 그늘 속에 가려진 사회빈곤층을 찾겠다는 정부 대책.

서두르기 보다는 조금 늦더라도 이번에는 정말 꼼꼼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YTN 최원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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