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가보안시설 가스기지 뚫렸다!

단독 국가보안시설 가스기지 뚫렸다!

2013.05.22. 오전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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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남북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 1급 보안시설이 어이없게 뚫렸던 것으로 YTN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한 남성이 한국가스공사 가스생산기지에 몰래 들어가 밀항을 시도하다 적발된 겁니다.

각종 첨단 장비가 갖춰져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조임정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내 천연가스의 40%를 공급하는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입니다.

87만㎡ 부지에 들어선 첨단 설비로 국내 1급 보안시설입니다.

그런데 지난 5일 해경에 긴급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호주로 가는 10만 톤급 일본 국적 LNG선에 수상한 사람이 타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녹취:선박회사 관계자]
"밀항자를 발견했다고, 커뮤니케이션이 안 된다고,한국 사람인 것 같은데 통역 좀 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해경은 배가 떠난지 15시간이 지난 뒤에야 전라남도 흑산도 인근 해상에서 47살 최 모 씨를 붙잡았습니다.

해경과 군, 국정원 합동심문 결과 최 씨는 새벽 4시쯤, 3m 높이의 정문 초소 옆 철조망을 넘어 몰래 침입했습니다.

이어 배를 타기 위해 거쳐야 하는 보안검사대 2곳도 무사 통과했습니다.

몰래 진입한 뒤 두 시간 넘게 이곳에 머물렀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고, 물체 인식 장치도 전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CCTV 39대와 열감지 장치 12대는 있으나 마나였습니다.

당시 가스공사 직원 16명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전혀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 관계자]
"안개가 굉장히 심했어요. 몇 미터 앞에도 안보일 정도로...(열감지 센서도) 공교롭게도 안 울렸어요."
(고장난 건가요?)
"고장은 아니었는데..."

최 씨는 황당하게도 잠을 자기 위해 배에 들어갔다고 진술했습니다.

[녹취:목포해경 관계자]
"대공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결됐고, 검사 지휘를 받아서 지자체로 넘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스공사와, 군 당국, 국정원, 해양항만청이 특별관리하는 보안시설이 어이없게 뚫린 겁니다.

특히 지난 달부터는 남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가테러경보가 한 단계 상향 조정된 상태였습니다.

보안 당국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녹취:인천지방해양항만청 관계자]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안상의 문제점이 있는지, 보안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는지 조사할 예정입니다."

테러 등 돌발 상황에 노출될 경우 엄청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가스생산기지.

가스공사는 자체 감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국가보안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시급해 보입니다.

YTN 조임정[ljch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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