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유학생 '6분의 조치'...일본 '감동'

한국인 유학생 '6분의 조치'...일본 '감동'

2010.11.12. 오후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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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전철 승강장에서 승객이 갑자기 선로로 떨어지는 모습을 목격할 경우 당황하기 쉽습니다.

일본에 유학 온 한국인 학생이 다음 열차가 들어오기까지 6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취객을 교과서적인 조치로 구해내 일본인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김상우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30대 유학생인 이 준 씨는 지난달 도쿄의 한 전철역에서 한 남성이 선로로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당시 안내판에는 6분 뒤 전철이 온다는 메시지가 나왔습니다.

이 씨는 이 열차를 세우기 위해 승강장의 비상벨을 눌렀고 만약 열차가 멈추지 않을 경우 자신이 피할 공간이 어딘 지 살핀 뒤 선로로 뛰어내렸습니다.

[인터뷰:이준, 유학생(32세)]
"제가 비상벨을 누르지 않고 제가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도 도와주기 힘들어지거든요. 먼저 발견한 사람으로서 의식을 갖고 누르고 끝까지 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처음엔 혼자 힘으로 이 남성을 승강장으로 끌어올리려 했으나 손에 피가 묻어나는 것을 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큰소리로 도움을 요청해 이 남성은 안전하게 구조됐습니다.

이 씨의 사연이 화제가 된 것은 며칠 뒤.

역 곳곳에 경찰 명의로 '60대 남성을 구하고 사라진 협력자를 찾는다'는 공고문이 붙었고, 이후 일본 언론에는 이 씨의 교과서적인 안전 조치를 칭찬하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인터뷰:이준, 유학생(32세)]
"철도 시스템을 이해하고 있으니까 어디가 안전하고 어디가 안전하지 않은지를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도쿄에서 선로에 떨어져 숨지거나 다치는 사건은 매년 수백여 건.

고 이수현 씨의 경우 지난 2001년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어 '의인'으로 일컬어지며 추모되고 있습니다.

도쿄 지하철과 소방서 측은 교과서적인 조치를 침착하게 취해 생명을 구한 이 준 씨에게 오는 19일 감사패를 줄 예정입니다.

도쿄에서 YTN 김상우[kimsa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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