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이용업소 관리 '법 따로 현실 따로'

다중이용업소 관리 '법 따로 현실 따로'

2009.11.23. 오전 06: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겨울철 화재 예방을 위한 '긴급점검', 오늘은 고시원과 노래방 등 이른바 '다중이용업소'들의 소방 안전 실태를 점검합니다.

다중이용업소는 화재가 나면 피해가 크기 때문에 특별법으로 별도 관리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모든 게 새카맣게 타고 재만 남은 처참한 화재현장.

지난해 7월, 7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났던 경기도 용인의 고시원입니다.

이렇게 고시원 화재가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자 소방당국은 올해 '다중이용업소에 관한 법'을 바꿨습니다.

고시원도 간이 스프링클러를 갖추게 했고 복도 폭도 90cm에서 30cm 이상 늘리도록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바뀐 규정은 새로 영업을 시작하거나 내부 구조를 바꿀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따라서 법이 개정되기 이전에 지은 고시원은 굳이 안전설비 공사를 추가로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인터뷰:김준호, 고시원 관계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기 위해서, 우선은 수압을 위해서 물탱크실이나 큰 기기를 놔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건물주랑 협의를 해야 하고 만약에 협의가 되더라도 그 비용은 다 임차인이 부담을 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화재에 따른 유독가스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하 다중이용업소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한 법규도 비슷한 허점을 갖고 있습니다.

면적이 150㎡ 이하인 소규모 업소는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에서 제외되는데, 이런 다중이용업소가 전체의 2/3가 넘습니다.

[인터뷰:이승교, 서울 노원소방서 검사지도팀장]
"유독가스에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상당히 많이 발생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하 다중이용업소에는 유독가스에 의해서 배출이 잘 안되는 그런 상황에서 인명대피도 어렵고 그리고 화재진압에도 상당히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건물에 개별 점포들이 입주하기 전에 그러니까, 건물을 지을 때부터 소방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나중에 입주해서 별도로 스프링클러 같은 설비를 마련하거나 복도의 폭을 넓히는 공사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박형주, 경원대학교 소방방재공학과 교수]
"소방법의 한계가 설비에 치중하고 있다는 거죠. 피난 구조라던가 건물의 구조에 대해서 소방법에서 어떻게 하라고 강요할 수 없는게 사실입니다.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건축법을 소규모 업소에 맞춰 개정 해줘야..."

최근 3년 동안 서울에서 발생한 화재의 인명피해를 분석한 결과 다중이용업소는 화재 한 건 당 인명피해 0.15명으로, 전체 평균에 비해 3배 가까이 많았습니다.

대형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규제는 강화돼서 지난 1년 8개월 동안 관련 법규는 4차례나 개정됐지만 법 따로 현실 따로인 문제점은 여전합니다.

다중이용업소에 관한 안전관리 특별법이 기대한 수준의 실효성을 거두기엔 법의 한계가 너무 커보입니다.

YTN 김현아[kimhaha@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