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맞아 '의식불명'...경찰 폭행 축소 논란

경찰에 맞아 '의식불명'...경찰 폭행 축소 논란

2009.09.15. 오전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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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술에 취한 청각장애인이 경찰에 얼굴을 맞아 1주일째 의식을 찾지 못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조사 과정에서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승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청각장애인 67살 박 모 씨가 술에 취한 채 경찰서를 찾은 것은 지난 7일 자정쯤.

박 씨가 제대로 말을 하지 않고 횡설수설하자 근무를 서던 강 모 경장은 박 씨를 경찰서 밖으로 안내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서를 나서다 발을 헛디뎌 두차례 넘어진 박 씨는 다시 경찰서로 들어오려고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졌고, 박 씨는 강 경장의 주먹에 얼굴을 맞고 쓰러졌습니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진 박 씨는 뇌출혈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지만, 1주일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종만, 서울 남대문경찰서 형사과장]
"발로 차려는 액션 취하면서 달려 들어서 손을 쭉 뻗었는데 인중 이마 맞고 주저 앉고 피가 흘려서 떨어지면서 고개 푹 숙이고..."

하지만 경찰은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닷새가 지나서야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해 사건을 은폐하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강 경장은 경찰 조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박 씨를 폭행한 사실을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가족들에게는 폭행 사건이 있었던 사실조차 숨기려했습니다.

[인터뷰:박 씨 보호자]
"아버지가 때리려고 하니까 다 방어하다가 살짝 밀었다 그렇게 이야기했거든요. 살짝 밀었더니 주저 앉았다."

경찰은 일단 박 씨의 회복 여부를 지켜보면서 강 경장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YTN 이승현[hy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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