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수, 건설사 로비 폭로

대학 교수, 건설사 로비 폭로

2009.08.05. 오후 6:4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대학 교수가 파주 교하신도시의 '복합센터' 수주에 비리가 있다며 당시 정황을 담은 녹취를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파주시는 계약해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장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파주 교하신도시 '복합센터' 입찰에 심사위원으로 공모한 이 모 교수.

심사위원으로 뽑히기 일주일 전부터 입찰에 참가한 건설사들의 청탁 문자에 시달렸습니다.

급기야 심사가 끝나고 열흘 뒤, 시공업체로 선정된 금호건설에서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녹취:금호건설 건설과장]
"이런 말씀 드리는 것이 외람된데요, 제가 은혜를 갚는 인사 차원에서 준비한 것이 있어가지고..."

[녹취:이 모 교수]
"허허허. 아 나 이거."

[녹취:금호건설 건설과장]
"이것은 받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상무님이 한 번 500만 원씩, 1,000만 원씩 드릴 것이에요. 다음 주중에..."

놓고 간 돈은 10만 원어치 상품권 100장.

이 교수는 입찰심사에 처음 참여했던 2004년부터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이 모 교수]
"쇼핑백에 가득 담아가지고 또 왔더라고요. 그 전에는 또 새벽에 '심의위원이 됐으면 연락주십쇼' 문자가 계속 온 적이 있어요. 그건 또 몇달 전의 다른 심사에서.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점점 대담해져요."

입찰 심사에 참가하는 위원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나 시청 공무원으로, 누가 심사위원으로 선정됐는지는 외부에 알리지 못하도록 돼 있습니다.

심사를 담당한 파주시청은 심사위원 명단 유출을 부인했습니다.

[인터뷰:파주시청 관계자]
"제가 봤을 때 명단은 제가 보장하는데 100% 안 나갔습니다. 자기들이 예상을 하는 것이에요. 자기들이 임의로 추적을 하는 것이죠."

심사위원으로 예상되는 수천 명을 담당자까지 정해서 평소에 관리하는 것이 대형 건설사의 관행처럼 돼 있습니다.

하지만 금호건설 측은 돈을 건넨 사람의 개인적인 호의를 교수가 오해한 것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인터뷰:금호건설 관계자]
"확인해보니까 돈 준 직원이 그 학교 학부 출신이에요. 집기라든가 가구라든가 필요한 것들을 사서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줬다고 하더라고요."

건설사 입찰 비리는 그동안 여러차례 적발됐지만 돈을 건넨 당사자가 회사 징계나 형사 처벌을 받는 선에서 마무리되고는 했습니다.

이 교수는 다른 심사위원들도 이같은 제의를 받았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해당 건설사를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YTN 장아영[jay24@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