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돈 되찾기 전에는 절대 못 나가요!

[부산] 돈 되찾기 전에는 절대 못 나가요!

2011.06.04. 오전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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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부산저축은행 사태의 피해자들이 지난달 9일부터 한 달 가까이 부산저축은행 본점을 점거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제각기 안타까운 사연을 토로하며 보상을 호소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방안은 없는 실정입니다.

손재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본점 옆 우리은행으로 몰려갔습니다.

예금보험공사 직원들이 이곳 4층에서 몰래 실사작업을 해왔다며 사과를 요구하면서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같은 시각 본점 건물 3층과 4층은 피해자들이 점거를 하고 있습니다.

이 곳 부산저축은행 본점에는 매일 100여 명의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 즉 5,000만 원 이상 예금자와 후순위채권을 가진 사람은 2,000여 명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정부가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못한 책임이 있기때문에 모두 보상을 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최태훈,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현재 예금자보호법 얘기하는데, 100% 보장해주는 것을 원하죠. 국가에서 잘못했으니까 내놔라는 거죠."

최근에는 비대위의 점거에 대해 예금보험공사가 제기한 '퇴거 단행과 출입금지, 그리고 출입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점거를 계속하면 하루에 100만 원의 강제이행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

그러나 비대위측은 강경합니다.

[인터뷰:김옥주, 부산저축은행 비대위원장]
"정부가 잘못해놓고 우리한테 가처분신청해 압류까지하고 돈을 100만 원 받아가려고 하는데 잘못이 없다면 받아가라고 하세요. 우리는 100% 받을때까지는 못 나갑니다."

자리를 지키고 있는 피해자 대부분은 고령의 노인들.

모두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노인은 60여년 동안 폐지와 고물을 주워 모은 돈 1억 4,000만 원을 후순위채권에 투자해 이제 거리에 나 앉게 됐다며 이 자리를 절대로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뷰:양필환,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나이 많고 일도 못하고 그돈 찾아서 먹고 살려고 했는데 날려버리고..."

또 다른 한 노인은 장애인 아들때문에 비대위 일을 도와주지 못해 미안해서 사무실을 찾게 됐다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습니다.

[인터뷰:김무관,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다른사람들은 고생해서 돈을 찾으려고 애 쓰는데 애만 지키고 방에 앉아 있을 수도 없고..."

비대위는 6월 임시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을 통한 구제 등 다양한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점거를 풀고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직은 답답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YTN 손재호[jhs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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