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익명의 '미투' 잇따라...'의원실내 성추행-성폭행' 주장

국회서 익명의 '미투' 잇따라...'의원실내 성추행-성폭행' 주장

2018.03.10. 오전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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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익명의 '미투' 잇따라...'의원실내 성추행-성폭행'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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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 바람이 국회에서도 본격적으로 일고있는 분위기입니다.

국회 직원 페이스북 페이지인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 따르면 의원실 비서 등으로 일하는 동안 국회의원이나 선임 보좌관·비서관 등으로부터 성희롱·성추행·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19대 총선 때 서울 지역구 의원실에서 인턴을 했다는 A씨는 어제 올린 글에서 선거운동을 위해 선임 보좌관과 같은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성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앞서 직원들이 쓰는 숙소에서 이미 한 차례 성폭행을 당할 뻔한 직후였다고 A씨는 전했습니다.

해당 보좌관이 속한 정당은 현재 야당으로, A씨는 당초 정당 명칭을 실명으로 썼다가 익명으로 고쳤습니다.

또 20여 년 전 대학 졸업 후 국회의원 비서로 근무했다는 B씨는 의원실 내 보좌관이 남들이 보지 않는 틈을 타 시시때때로 뒤에서 껴안거나 엉덩이를 만졌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해당 보좌관은 '남자친구와 데이트는 언제 하느냐', '키스는 해봤느냐'며 사생활에 관한 질문을 자주 던졌고 도망가려는 자신을 힘으로 제압해 강제로 키스까지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B씨는 "성폭력을 일삼던 보좌관이 자신의 딸에게는 통화할 때마다 친절한 아빠 행세를 하는 것을 보고 구역질이 났다"며 "남자 보좌진들에게 성폭력 피해 사실을 털어놨지만 다들 그저 알고도 모르는 척했다"고 말했습니다.

의원실 인턴을 그만두자 함께 일했던 의원이 연락 와 '애인하자'며 접근했다는 폭로도 나왔습니다.

대학원 졸업 후 의원실 인턴을 6개월가량 했다는 C씨는 글에서 "퇴직 후 의원이 안부를 물으며 '보고 싶었다', '왜 그만뒀느냐'며 애인으로 만나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던 것을 잊을 수 없다"고 적었습니다.

C씨는 "그 의원은 '네가 일하는 동안 날 마음에 있어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아버지보다 더 많은 나이인데도 나를 직원이 아닌 여자로 생각했었던 것"이라고 분개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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