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김광석’ 이상호 감독, "그는 자살하지 않았다"

영화 ‘김광석’ 이상호 감독, "그는 자살하지 않았다"

2017.09.04. 오후 7:4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영화 ‘김광석’ 이상호 감독, "그는 자살하지 않았다"
AD
영화 ‘김광석’ 이상호 감독, "그는 자살하지 않았다"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9월 4일 (월요일)
■ 대담 : 이상호 감독

◇ 시사평론가 이종훈(이하 이종훈)> 갑자기 화제가 되고 있는 게 있습니다. 누가 김광석을 죽였나. 1996년 1월 6일, 가수 김광석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자살로 결론을 내렸지만, 그 배경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속 북한군인 오경필 중사도 궁금했을 만큼 의문투성이였습니다. 김광석 씨의 타살 의혹을 제기하며 김광석 씨의 죽음을 추적하는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3년 전 ‘다이빙벨’을 연출한 이상호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인데요. 이상호 감독과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상호 감독(이하 이상호)> 네, 안녕하십니까.

◇ 이종훈> 전작보다 더 반응이 뜨겁다고 소문이 났던데요. 맞습니까?

◆ 이상호> 많은 분들이 봐주고 계시고요. 두 번째 영화라서 좀 더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

◇ 이종훈> 가수 김광석 씨의 경우 세대를 떠나서, 젊은 층들도 관심을 많이 갖는, 많이 듣는 가수 아닙니까?

◆ 이상호> 많은 분들이 김광석 씨를 다시 부르는 대상인데요. 아이유 씨도 좋아한다고 말씀하시고. 세대를 떠나서 생활 가요같이 되어 있잖아요. 30살 되면 서른 즈음에, 군대 갈 때 이등병의 편지, 생활 속에 파고 들어오는 목소리의 소유자가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 이종훈> 굉장히 의외의 화두를 던지신 겁니다. 그 당시 사실 논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로 경찰이 결론을 내린 사안인데요. 뭔가 미심쩍다, 이러한 생각을 하시게 된 계기가 뭔가요?

◆ 이상호> 제가 수습 기자 시절이었습니다. 96년 1월에 경찰서 가면 병사 사건이 참 많습니다. 도랑에 엎어져서 돌아가시거나 한강에 떠내려오거나. 그분들이 어떻게 보면 약자 중의 약자임에도 불구하고 돌아가시는 분들은 말씀을 못하시니까, 그분들이 그때도 많았지만 지금은 더 많아져서 연 3만 명 정도 변사로 발견돼요. 그분들 대부분 자살로 분류되기 때문에 더더구나 자살률 1위가 되는 오명을 가진 국가가 됐는데. 그때 취재 과정에서 만났던 많은 변사자들 중에 한 분이셨죠. 대부분 변사가 원래는 타살 가능성을 두고 다 조사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거든요. 억울한 분들 참 많은데 김광석 씨의 경우 더더군다나 의심스러운 부분들이 많았어요.

◇ 이종훈> 결정적으로 눈에 띄는 증거라고 할까요. 발견하신 게 있으십니까?

◆ 이상호> 그때 당시 현장 목격자가 유일한 게 부인 서해순 씨라는 분인데요. 이분께서 자살이라고 강력하게 초기부터 주장하셨고, 내세운 이유가 우울증, 여자관계, 이런 것들이었거든요. 취재를 해보니 몸에서 우울증약도 나오지 않았고, 여자관계는 사실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부인 쪽 남자관계가 확인되고. 나아가서 목을 세 번 감아서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몸에 삭흔이라고 해서 줄에 눌린 자국이 나와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게 세 줄이 아니라 앞에만 한 줄이 있고 뒤에는 끊어져 있더라고요. 눌린 흔적이. 그렇다면 그것이 전적으로 주장이 위배되는 거잖아요.

◇ 이종훈> 그래서 의심을 하셨다는 건데요. 경찰은 그런 부분을 그냥 넘긴 겁니까?

◆ 이상호> 경찰도 초반에는 의심을 했죠, 당연히. 그런데 워낙 서해순 씨가 강력하게 주장하고 최초의 발견자가 사건 현장 훼손한 상태였거든요. 무슨 말이냐면, 목이 감겼다는 줄을 다 풀어놓고 바닥에 놓고 최초의 신고를 안 한 상태에서 20, 30분 정도 혼자서 CPR, 심폐소생술도 하고 그랬다는 거예요. 나중에 이미 사망한 상태에서 병원에 옮겨졌기 때문에 경찰 입장에서는 이제 상당히 합리적 의심을 갖는데 어려움이 있었겠죠. 그리고 이후에 제가 취재하면서 많은 주변 분들이 제보해서 당시에 없던 새로운 단서가 많이 추가되어 영화로 만들게 된 겁니다.

◇ 이종훈> 내용을 다 말씀해주시면 영화 내용을 또 알려주시게 되는 건데요. 주변인들, 지인들 사이에서는 그즈음부터 그런 얘기들이 없지 않아 있지 않았습니까. 몇 가지 정도만 그때 나왔던 얘기를 해주신다면요?

◆ 이상호> 당시에는 사실 쉬쉬하면서 나돌던 얘기인데, 제가 팩트로 다 확인했기 때문에 말씀드려도 될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김광석 씨 만나기 전에 이미 결혼 사실이 있었고, 아이가 있었는데 아이를 낳아서 죽였다는 내용들. 그런가 하면 김광석 씨 사망 직전에 부인께서 다른 남자분들과의 그런 것이 있었고, 그것 때문에 김광석 씨가 이혼을 하기로 전날 통보한 상황이었다. 이혼 통보한 날 새벽에 그렇게 된 거죠. 당시에 더구나 현장에 전과 13범의 강력범죄를 저지른 서해순 씨 오빠가 현장에 있었는데, 그분도 간과가 됐다는 내용이 새롭게 밝혀진 거죠.

◇ 이종훈> 그러면 지금 단독 범행이 아니라고 보시는 겁니까?

◆ 이상호> 지금 범행을 이야기하기에는 공권력 수사기관에서 밝히셔야 할 문제이고요. 그러한 용의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 이종훈> 용의점들은 발견이 됐다고 보시는 거군요.

◆ 이상호> 팩트로 확인된 내용입니다.

◇ 이종훈> 그렇습니까. 혹시 안에 서해순 씨가 이분 관련해 소송제기하거나 그러한 걱정도 드실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 이상호> 사실 기자라면 진실을 밝히는 게 우선이니까요. 소송을 오히려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왜냐면 공소시효가 끝났기 때문에 밝히려면, 법원에서 밝히려면 소송을 해주시는 수밖에 없어요.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시면서. 그런데 아직까지 영화 지난주 개봉했는데 소송을 안 하고 계셔서 이분께서는 뭐 조용히 지나가길 바라고 계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종훈> 그렇군요. 그런데 이 영화를 만드실 때는 나름 목표 같은 게 있지 않으셨나 생각이 드는데요. 뭔가요?

◆ 이상호> 김광석 씨 노래, 진행자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정말 힘들고 지칠 때 위안이 되는 노래를 선물하신 분이잖아요. 그런데 억울한 죽음을 지금까지 맡고 있다고 하면 우리가 한 번쯤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첫 번째가 그래서 김광석 씨 억울한 죽음의 비밀을 밝혀드리는 거고요. 두 번째는 최초에 취재했을 때처럼 많은 변사자들이 계신데, 20년이 지나도 아직까지 우리가 변사자를 대하는 사회적 공권력의 시스템 자체가 노후해 있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억울한 죽음을 막자는 취지에서 김광석 법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이종훈> 함께 이야기하고 계신 정치인이 있습니까?

◆ 이상호> 네, 정치인들 많이 봐주셨어요. 영화를 안민석, 진선미, 박주민 의원도 봐주셨고요. 추혜선 의원은 어제 두 번째로 오셔서 정말 발의가 되어야겠다며 발의를 위한 법률검토를 벌이고 계신 거로 알고 있습니다.

◇ 이종훈> 이번 영화에 김광석 씨 노래도 많이 포함됐습니까?

◆ 이상호> 음악 영화라고 저희가 알리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김광석 씨가 누구인지, 20대분들 중에는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셔서 김광석 씨 노래를 많이 들려드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저작권을 다 본인 서해순 씨가 관리하고 계세요. 그래서 김광석 씨가 작곡작사한 거 말고 불러서 유명해진 그러한 노래들 있지 않습니까. 이를테면 ‘나의 노래’라든가, ‘사랑했지만’, 이런 노래를 쓰고 있는데요. 나중에 진실이 밝혀지면 온전하게 충분히 좋은 많은 노래 가지고 훌륭한 감독님들께서 일대기를 담은 음악영화를 만들어주실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이종훈> 그 부분은 아쉽네요.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되는데 말이죠. MBC 해직기자이시잖아요.

◆ 이상호> 그렇습니다.

◇ 이종훈> 바로 그 문제, 굉장히 화제가 되고 있어서요. 느낌이 각별하실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이상호> 오늘 출정식을 했죠. 파업 출정식을 했고요. YTN의 경우 노종면 앵커가 복직했는데, 축하한다는 말씀을 일단 드려야 할 것 같고요. MBC의 경우 사실 제가 잠깐 해고됐다가 복직됐다가 다시 나왔는데, 그때 보니까 정말 170일이라고 하는 긴 파업을 통해 공영방송 지키려고 했던 많은 동료들이 정말 고통스럽게. 스케이트장, 드라마 세트 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러면서 정말 이 날을 기다려왔는데, 눈물과 그러한 울분을 모아서 MBC 공영방송 다시 세우는 출정식을 벌였잖아요. 감동적이고 국민들께서도 많이 지지해줬으면 좋겠고요. 다만 이제 우리 방송을 하는 사람들 충분한 반성을 통해서 시민들을 방송의 주인으로 어떻게 모실 것인가에 대해 같이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바라고 있습니다.

◇ 이종훈> 이번에는 잘 될 것 같습니까?

◆ 이상호> 우리 촛불 시민들이 계시잖아요. 정권도 바꿨는데 자신들이 원하는, 자신들의 방송을 세우는데 충분히 지지해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 이종훈>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상호> 네, 고맙습니다.

◇ 이종훈> 지금까지 이상호 감독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