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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N팩트] 삼성동 집결하는 친박계...사저정치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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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7-03-14 12:09
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간 뒤 친박계 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 사저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탄핵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이른바 '사저 정치'를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정치부 연결해 좀 더 깊이 들어가 보겠습니다. 전준형 기자!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간 뒤 친박계 의원들이 이른바 '사저 비서진'을 꾸렸다고 하던데요.

이게 정식 보좌진인가요?

기자

물론 그렇진 않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갑자기 청와대를 떠나 몇 년간 비어있던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가게 되다 보니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별로 없는데요.

막상 박 전 대통령이 도착한 삼성동 사저는 난방도 제대로 안 되는 데다 침대 비닐도 뜯기지 않은 등 어수선한 상황이었고요.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나오는 당일 발목도 삐끗해서 거동도 편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박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친박계 의원들이 의리 차원에서 개인적으로 돕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하는데요.

자연스럽게 역할 분담도 이뤄져서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과 최경환 의원이 총괄 업무, 윤상현, 조원진, 이우현 의원이 정무, 검사 출신 김진태 의원이 법률, 박대출 의원이 수행 업무를 담당하고요.

KBS 앵커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민경욱 의원이 대변인격으로 박 전 대통령의 소식을 언론에 알리기로 했다고 합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연금과 비서진 지원 등의 혜택도 모두 사라졌기 때문에 의원들이 자금을 갹출해 비서진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앵커

현역 의원들이 집결해서 조직을 만드는 모양새다 보니, 박 전 대통령이 사저 정치를 시작했다, 과거 상도동계나 동교동계처럼 삼성동계가 떴다, 이런 말도 나오는데요.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친박계가 정치를 재개한 것으로 봐야 하나요?

기자

당장 박 전 대통령과 친박계가 어떤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거나 본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박 전 대통령이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인 국회의 의결, 그리고 사법부 최고 헌법 기관인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통해 탄핵 된 게 불과 나흘 전이고요.

이제는 면책 특권이 없는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조만간 검찰 수사도 받아야 하는 처지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로 돌아간 이후 지금까지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도 이런 사정을 고려한 행보로 볼 수 있는데요.

당분간은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고, 검찰 수사를 대비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중형을 받지 않고 무사히 넘긴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당장 친박계와 지지세력을 중심으로 탄핵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고요.

정치권에서도 친박계가 다시 전면에 나서 보수 진영의 주도권을 쥐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정치적인 환경이 조성되면 박 전 대통령 측은 명예회복 차원에서 헌재의 탄핵 결정에 대한 재심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당장 오늘 강성 친박계로 알려진 김진태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건 어떤 의미로 봐야 할까요?

기자

어떤 정치 세력이든 대선에서 자신들을 대표할 후보가 있고 없고는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특히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핵심 지지 세력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집결하고 있어서 이들을 대변할 대선 주자가 필요합니다.

보수 진영에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런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고요.

이 때문에 김진태 의원의 대선 출마가 황 권한대행의 페이스 메이커 차원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친박계 내에서도 황 대행의 출마가 사실상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 대선 국면에서 친박계를 대표할 다른 후보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김 의원이 나섰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친박계는 TK 지역을 중심으로 여전히 박 전 대통령의 지지 세력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어서, 이번 대선에서 지지층을 결집해 향후 정치 재개의 발판으로 삼으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친박계 의원들이 속한 자유한국당에서는 헌재 판결에 승복한다는 걸 공식 당론으로 정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공공연하게 헌재 결정에 불복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친박계 의원들은 정면으로 당론을 거스르고 있는 건데요.

당에서는 말리지도 않고 있고, 별다른 징계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건가요?

기자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뒤 자유한국당은 말 그대로 곤혹스러운 처지입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벌어진 뒤에 올해 초 인적 쇄신을 한다고 친박계 핵심 인사인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을 징계했었는데요.

정작 헌재에 의해 파면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물론 검찰이 기소하면 당규에 따라 자동적으로 당원권이 정지되겠지만, 인위적인 징계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자신들이 배출한 대통령을 매몰차게 징계하는 것도 부담이고, 지지 세력을 무시할 수도 없기 때문인데요.

이러다 보니 박 전 대통령이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친박계 의원들만 징계할 수도 없는 모양새가 됐고요.

결국, 당 지도부는 개별 의원의 소신으로 하는 행동까지 일일이 말리는 건 민주적이지 않다면서 애써 못 본 체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자유한국당이 또 내분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 건가요?

기자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친박계를 중심으로 헌재 불복 움직임이 계속되면 안 그래도 탄핵 때문에 여론이 좋지 않은 마당에 그나마 남아있던 온건 보수층까지 대거 자유한국당에 등을 돌릴 수도 있고요.

도로 친박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강성 친박계 의원들을 자제시키거나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데요.

실제 한 비박계 의원은 나라와 당을 망친 친박계가 대선에는 전혀 관심 없고, 황 권한대행을 내세워서 다시 당을 차지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다만 자유한국당에서는 여전히 친박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서, 비박계 의원들은 속으로만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요.

이렇게 당내 갈등이 고조되다 보면 바른정당이 만들어질 때처럼 2차 탈당 움직임이 가시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자 사저로 모이는 친박 의원들, 사저 정치의 신호탄인지 또 이들이 속한 자유한국당은 어디로 가는 건지, 정치부 전준형 기자와 좀 더 깊이 알아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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