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날 67주년...'병영 문화' 어떻게 달라졌나?

국군의 날 67주년...'병영 문화' 어떻게 달라졌나?

2015.10.01. 오후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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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두근, 예비역 중장 / 최창호, 사회 심리학 박사

[앵커]
오늘은 67번째 맞이하는 국군의 날입니다. 그동안 우리 국군은 세계 10위권의 강군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먹고 입고 자는 것 역시 선진 병영이란 말에 걸맞게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병영내 폭력 사건은 여전히 우리군의 뼈 아픈 부분인데요. 새로운 병영문화 정착을 위해서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 전문가와 함께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예비역 중장이신 정두근 상호존중과 배려운동본부 총재, 그리고 최창호 사회심리학 박사와 함께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먼저 정두근 장군님께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지금 운동을 하고 계신 게 선진 병영문화 정착입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한데요.

[인터뷰]
제가 2003년 10월부터 대전에 있는 32보병사단에서 사단장을 했습니다. 사단장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됐을까요. 3건의 구타 사고가 발견돼서 7명 구속시키고 10여 명 영창보내고, 그런 사건을 겪으면서 맞은 병사도 피해자이지만 때리다가 구속된 병사도 피해자거든요.

그래서 이런 악습은 근원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 해서 찾은 것이 상호 존중하고 배려하자는 운동이었습니다.

[앵커]
현역 때 부터 시작을 하셨습니까?

[인터뷰]
12, 13년 정도 됐죠. 그 핵심 내용은 호칭과 말투부터 상급자나 선임병이 정상적으로 김 일병, 그리고 서로 존중어 쓰기. 상급자도 존중어, 하급자도 존중어. 언어부터 순화가 안 되면 병영문화는 절대. 악습의 문화는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사를 할 때도 그냥 충성하고 그것으로 끝날 게 아니라 좋은 하루 되십시오.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그러면 서로 끈끈한 정감이 생길 수 있는 그런 인삿말 하기. 그리고 또 병영은 상명하복의 그런 조직이라서 위에서 부터 밑으로의 소통은 잘 내려갑니다.

그러나 밑에서부터 위로의 소통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서 경청하고 칭찬하자. 이 세 가지를 가지고 행동실천과제라고 해서 한 운동이 되겠습니다.

[앵커]
일단 존중어를 하고 평소 때 쓰는 대화부터 바꾸면서 서로 존중한다, 이게 핵심인 것 같은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앞서 설명하신 것처럼 여러 가지 군대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운동이나 대책들이 나오고 있는데 실제로 가혹행위에 시달리는 장병들의 수가 줄고 있지는 않다라는 조사결과도 있었거든요.

[인터뷰]
좀 안타까운 것은. 물론 예민해진 것도 있어요. 철저하게 예전보다는 더 문제가 있으면 신고도 하게 되고 제보도 하게 되는 것 때문에 그렇긴 하겠지만 2013년 육군내 범죄가 4595건이었는데, 14년에는 5572건으로 21%가 급증한 걸 보면 지금 장군님이 하시는 병영문화 개선, 그런 것도 효과를 보고는 있지만 신세대들의 문제들도 많이 반영이 되고 있다고 할 수가 있고요.

그리고 예전에 큰 사건도 많이 있었지만 작은 사건들이 많이 있었고. 제가 32사단에서 훈련을 받고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얼마 전에는 제가 무궁화회에서 강의를 다 한번 했는데 그래도 우리가 젊은 세대들을 이해를 해 줘야 한다. 상호 존중, 그러한 문화도 중요하지만 지금 가장 다급한 게 스마트폰에 의존된, 게임에 중독돼 있는, 인터넷에 중독되어 있는 그 머리와 마인드를 가지고 군에 간 젊은 병사들을 이해할 수 있는 문화가 돼줘야 하는데 그래서 요즘에는 수신전화기도 보급이 되고, 또 엄마한테 전화도 가능한 병영문화가 있는 걸 보면 아주 그걸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그 효과가 단기적으로 눈에 띄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앵커]
시청자 여러분들 중에서는 예비역도 계실 거고요. 지금 근무하고 있는 현역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님도 계실 거고요. 2003년부터 시작된 운동, 제가 2002년 11월에 제대를 했습니다.

제대를 하자마자 시작이 됐기 때문에 저와 같이 근무한 병사들, 후임들도 이 부분을 겪었을 것이고 계속 진행이 되어 왔을 텐데요. 실제 병영의 범죄사건이 늘어난 부분이 있는데. 사병 입장에서 보면 사실 이게 신고건수가 어떻게 되냐하면 소원수리를 받습니다.

소원수리를 받게 되면 위에서 얘기를 해라, 얘기를 해라, 이렇게 하면 억지로 나오는 부분이 있거든요. 관심을 받는 것만큼 신고건수는 늘어나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 측면이 있기 때문에 전년 대비 육군내 폭행 건수가 늘어난 것이 아닌지 궁금하고요.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인터뷰]
아마 수치는 제가 볼 때는 그렇습니다. 과거에 비해서 징계를 하고 처벌하는 수위 자체가 많이 높아졌다고 봐야죠. 지금 현재는 폭언과 욕설만 하더라도 징계대상이 되고요. 과거에는 물리력으로 가혹행위를 했다거나 그런 게 되겠지만 그런 것도 상당히 영향이 있으리라고 봅니다.

그것이 지금 병영문화 개선 노력은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사실이고요. 많이 개선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뒤에서 말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근본적으로 전우 간에 서로 인간적으로 좋고 고맙고 가까이 가고 싶고. 그래서 존경심이 우려나올 수 있는 인간관계를 선순환시켜서 이것이 지속적으로 될 수 있는 그것이 우선적으로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사실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먹고 자고 힘든 일도 같이 겪었기 때문에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말씀하신 소프트웨어적인 문제도 개선이 쉽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는데 그건 아닌가 보죠?

[인터뷰]
병영문화 사건을 분석해 보면 아주 극단적인 사건. 예를 들어 윤일병 집단 구타사건이라든지 임 병장 총기난사사건, 그런 사건들로 극화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사소한 문제들도 불거지는. 지금 장군님 말씀하셨듯이. 예전에는 그냥 참고 넘어갈 일을 지금 참지 못하는 그런 문화가 되어 있고 실제적으로 그래도 안 되지만. 이럴 때 필요한 게 뭐냐하면 장병들이 요구하는 니즈가 무엇인가도 필요하다는 것이고. 예전에는 저는 32사단을 나와서 지역방위를 하다 보니까 시간이 많아서 공부할 시간도 솔직히 좀 있었어요.

병영에서도 자기계발이라든가 책을 많이 읽고 싶어하는 의지가 강하거든요. 그런 것들도 확대되고 있는데. 그러면 자율시간에는 자기들만의 그런 시간을 확보해 줄 수 있는 보장책, 그러면서 그 시간에는 자기 계발을 하든 책을 읽든 아니면 저는 그거거든요.

요즘 군 병영문화에서 획기적으로 잘하고 있는 게 뭐냐하면 군 조리사들. 시쳇말로 짬밥을 관리하는 그 군인들에게 요리사 자격증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 기간이 되면 자격증을 따서 사회에 나와서 접목이 될 수 있는. 저는 그래서 또 한 가지 심리학자로서 제안하는 것은 게임 중독이나 아니면 인터넷에 약간의 위험성 있는 사람들이 걸러지거든요.

그런 사람들은 별도로 교육을 해서 오히려 게임중독 예방 교육을 시켜서 치료도 해 주고 그 사람들이 상담사 역할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생각의 전환, 이런 것들이 군에서 적용이 돼야 될 때가 된 것이죠.

[앵커]
장군님, 저희 때도 이런 얘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한자시험을 보기 위해서 신청할 사람은 따지 못하면 너희들은 혼날 것이다, 거의 그 정도였고. 사실 자유시간이 있지만 병기 손질이라든지 그리고 작업, 눈 올 때는 눈 작업을 해야 되고 근무 나가야 되고. 그러다 보면 시간이 실제로 많지 않아요. 실제 이게 적용이 되고 있는 건가요?

[인터뷰]
실제 중요한 것은 여유죠.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그걸 행동으로 옮길 수가 있는데 우리 병영은 조금 여유롭고 부드러우면 그냥 군기가 빠지고 약하다고 그런 평가를 하고요. 항상 긴장하고 항상 딱딱해야 군기가 서있고 강한 용사로 이렇게 평가하는 그 자체가 저는 의식에서부터 바뀌어야 된다고 보거든요.

가장 강한 군기는 뭐냐하면 평상시에 임무를 수행하면서 여유있고 자유로우면서도 내가 해야 할 임무가 무엇인지, 그것을 정확하게 알고 때가 되면 누가 시키든 안 시키든 그것을 최선을 다해서 수행하고 그것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 가장 강한 군기지. 항상 강요당하고 처벌이 또는 어떤 압력이 무서워서 하는 것 가지고는 이건 절대 강한 군기라고 저는 보지 않거든요.

[앵커]
자발적인 게 중요하겠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이렇게 변하고 있는 병영문화만큼 군대에 아들을 보낸 엄마들의 대처하는 방법도 많이 달라졌다고 해요.

[인터뷰]
그렇죠. 예전에는 군대 보내고 휴가 때만, 아니면 면회 가서만 잘 해 주면 됐잖아요. 처음에 오면 한상차림에다 그다음에는 반상차림에 나중에는 또 나왔니, 이렇게 되는데. 지금은 그게 아니고 언제든지 관심들이 있으니까. 예를 들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반 엄마들이 밴드라든가 카톡방을 만들어서 서로 정보를 주고받듯이 같은 내무반 엄마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같은 밴드나 그런 것을 결성해서 정보를 공유하고요.

그런 건 좋은 것 같아요. 그러나 너무 지나치게 관심을 갖다 보니까 정말 외동아들로 크거나 소중한 아이들이 가다 보니 걱정은 되죠. 이따금 큰 사건이 터지기도 하니까. 그런데 이럴 때 오히려 심리적으로 독립을 시켜 줘야 하는데 실제로 11번가인가요, 군인 용품을 구입하는 걸 보면 2, 30대 여성보다 4, 50대 여성, 엄마들의 비중이 1.3배 더 높다는 거예요.

결국 엄마들이 그걸 사서 누구한테 보내겠어요? 아들한테 보내주느라고 그러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건 지나친 관심인 것 같고. 오히려 그냥 내무반에 있는 엄마들끼리 정보 공유, 그 정도까지는 괜찮은데 너무. 군대 가 있는 아이들 독립시켜야죠. 너무 이렇게 하는 것도 문제라고 봐요.

[앵커]
사실 군대 가 있는 그 시기부터 독립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어머니들의 극성적인 면도 있지만 우리 신세대 장병들의 긍정적인 측면도 볼 수가 있습니다.

최근에 지뢰폭발사고,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도 동료를 생각하고 정말 무서웠을 것 같아요. 그런데도 훈련된 대로 움직였습니다. 현재 우리의 장병들의 전투력과 정신상태, 어떻게 보시는지요, 장군님께서 생각을 하실 때요.

[인터뷰]
저는 항상 그런 얘기를 합니다. 밖에서 볼 때 우리 신세대 장병들이 정신적으로 약하다, 나약하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1998년도에 잠수함 침투사건이 있었죠. 그때 연대장을 하면서 첫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작전을 했는데요. 바로 앞에서 교전을 하다가 다른 부대 전우가 사망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어떤 임무를 주든지 거부하는 병사 한 명 없이 모든 역할을 다 성공적으로 수행을 했거든요.

이번 지뢰 폭발 사고 때도 우리 장병들이 보여준 그것은 비단 그 부대 장병들뿐만 아니라 사실 우리 장병들은 의식이나 지적 수준에서 저는 세계 최고의 자질을 갖춘 장병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병영의 문화와 의식만 제대로 자율적이고 창의적이고 책임의식을 길러줄 수 있는 그런 문화만 되면 정말 어떤 군대보다도 강한 군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그런 용사들이라고 봅니다.

[인터뷰]
거기에 사회적, 기업이나 이런 데서 우리가 전역도 미루면서 우리는 더 근무를 하겠다,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됐는지 동료를 걱정하는 그러한 장병들을우선적으로 채용하겠다는 회사도 칭찬을 받아야 하고 그렇게 하면서 오히려 전투력이든 아니면 거기에 대한 책임감이든 그런 충성심 같은 것들이 자발적으로 우러날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되어줘야 되고요.

저는 이 시점에서 정말 욕 먹을 수도 있겠지만 군대에 기여한 만큼의 사회적인 보상시스템이 그게 군가산점으로 될지 아니면 다른 형태로 나타나든지 간에 조금 있어줘야 한다고 저는 짧은 군대를 갔다와서 혜택은 없지만 주장하고 싶어요.

[인터뷰]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왔어요.

[앵커]
여러 가지 사회적 논의가 되겠죠. 충분히 논의가 되겠죠. 67번째 국군의 날을 맞이해서 많은 장병분들께서 뉴스를 보면서 자신의 생활들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정두근 예비역 중장과 최창호 사회심리학 박사 두 분과 함께 말씀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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