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의 변신...역사 잊은 명당 관광?  

고궁의 변신...역사 잊은 명당 관광?  

2011.01.29. 오전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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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한국관광공사가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고궁에서 기를 받는 체험 관광 상품을 내놨습니다.

일본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려는 노력인데요.

역사 문제에 소홀하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양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일본인 관광객들이 한국의 고궁을 구경하러 왔습니다.

재일동포3세 출신의 풍수지리연구가가 마당 한가운데를 가리키며 설명합니다.

그러자 관광객들이 명당에 흐르는 기를 받겠다며 너도나도 손을 내밉니다.

이들 관광객이 둘러본 곳은 창경궁과 창덕궁.

반응은 좋습니다.

[인터뷰:요코카와 아키코, 일본인 관광객]
"설명을 들으니까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서울에서 일본인을 상대로 한 명당, 이른바 '파워 스팟'으로 선정된 곳은 5대궁과 각종 선릉.

그런데, 이들 고궁은 과거 일제 강점기 시절 곳곳에 치욕이 서린 곳입니다.

창경궁은 동물원과 식물원으로 만들어버렸고, 창덕궁은 도로를 놓아 원래 하나였던 종묘와 둘로 쪼갰습니다.

덕수궁 역시 공원으로 전락시켰고, 경복궁은 박람회장으로 이용하는 등 곳곳을 훼손했습니다.

[인터뷰:후뉴 미키코, 일본인 관광객]
"몰랐어요. 그런 일을 (기자의 질문을 통해) 알게 돼서 많은 공부가 됐습니다."

역사 문제는 외면한 채 명당의 기 체험만을 강조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
"과거 역사를 바로 알고 감으로써 과거 일본의 잘못을 반성하고 역사에 대해 이런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올바른 역사 교육의 장이 되어야 되는데..."

최근 젊은 일본 여성의 기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선보이게 된 명당 관광.

하지만 과거 일본이 우리나라의 명당 곳곳을 어떻게 다루었는지에 대한 이해가 먼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명당 관광의 의미는 절반에 그칠 것입니다.

YTN 양일혁[hyu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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