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새로운 종일까?”…마틴 푸크너가 말하는 AI 시대 인문학의 힘 [더 프롬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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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5. 오후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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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는 인간과 다른 방식으로 언어를 쓰는 또 하나의 지능적 존재”
▲ 소크라테스·공자를 AI 챗봇으로…“기록된 대화를 다시 대화로”
▲ “AI도 창의적일 수 있지만 스스로 의미를 만들지는 못해…거기엔 인간이 필요”

YTN 글로벌 명사 대담 6부작 <더 프롬프트>가 다섯 번째 순서로 세계적인 인문학자이자 『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의 저자 마틴 푸크너 하버드대 영문학·비교문학 교수를 만난다. 문자의 발명부터 인터넷까지 ‘글’이 만든 문명의 역사를 추적해온 푸크너 교수와의 특별 인터뷰 편은 9월 5일(토) 밤 11시 15분 방송됐다.

“인간만 진짜 언어 사용자 아냐”…AI라는 새로운 지능

푸크너 교수는 거대언어모델의 등장을 인간만이 언어를 사용하던 시대의 변화로 바라봤다. 인간과 AI가 언어를 배우고 사용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이제 인간 외에도 언어를 사용하는 존재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만이 진정한 언어 사용자이고 기계는 흉내만 낸다고 봐선 안 된다”며 “언어 자체가 인공적인 구조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를 인간과 같은 기준으로 놓고 누가 더 똑똑한지를 따지기보다 ‘다른 형태의 지능’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간은 이야기를 통해 생각하고 의미를 만드는 반면, AI는 방대한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는 데 강점을 지녔다는 설명이다. 그는 “AI가 인간과 똑같다면 그렇게 유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AI를 “우리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지능적 존재이자 일종의 새로운 종”에 비유했다.

소크라테스·공자를 AI 챗봇으로…다시 ‘대화와 토론’의 시대로
푸크너 교수는 공자와 부처, 소크라테스 등 과거 사상가들의 텍스트를 학습시킨 AI 챗봇을 직접 만들어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철학자들의 대화를 제자들이 글로 남겼고, 이제 그 기록을 AI를 통해 다시 대화로 되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마치 『쥬라기 공원』처럼 텍스트를 바탕으로 세상을 떠난 철학자를 되살리는 작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AI 시대에 오히려 대화와 토론이라는 오래된 배움의 방식이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문학은 AI가 학습한 방대한 텍스트를 연구하는 동시에 ‘인간이란 무엇인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가’를 탐구해온 학문이기 때문이다. 푸크너 교수는 “우리는 AI와 생산적이고 비판적으로 대화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이는 공학의 문제이자 인문학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AI도 창의적일 수 있지만 의미는 만들지 못해”…인간에게 남은 역할
푸크너 교수는 AI 글쓰기를 금지하기보다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기록하고 공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인간의 창의성도 기존의 것을 재활용하고 새롭게 연결하는 과정에서 탄생한다며 “창의성의 핵심은 재활용”이라고 말했다. AI는 독창적이지 않고 인간만 끝없이 독창적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만 AI가 스스로 의미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문화를 기술적 지식인 ‘노하우(know-how)’와 대비되는 ‘노와이(know-why)’, 즉 끝없이 의미를 만들어가는 활동으로 정의했다. AI가 그 과정을 도울 수는 있지만 의미를 만드는 데는 여전히 인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 문화는 무관심과 방치로도 한두 세대 안에 사라질 수 있다며, 책과 도서관 같은 문화적 토대를 적극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