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상가 제리 카플란 "AI가 바꾸는 건 일의 본질…투자는 거품" [더 프롬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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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0. 오전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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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는 일자리를 없애기보다 일의 본질을 바꾼다"…자동화의 새로운 물결
▲ 엔비디아 다니는 두 자녀에게도 "스톡옵션 행사 가능해지면 바로 팔아라"
▲ "한국, AI 모델 경쟁보다 잘하는 산업에 AI 접목해야"

YTN 글로벌 명사 대담 6부작 <더 프롬프트>가 네 번째 순서로 실리콘밸리 1세대 창업가이자 베스트셀러 『인간은 필요 없다』의 저자인 제리 카플란 미국 스탠퍼드대 겸임교수를 만났다. 수십 년간 실리콘밸리에서 기업을 경영해 온 그는 AI 시대 노동과 경제의 변화를 오래 전망해왔다. YTN 제작진은 미국 현지에서 카플란 교수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특별 인터뷰 편은 8월 22일(토) 밤 11시 15분 방송됐다.

"AI는 자동화의 새로운 물결"…바뀌는 건 일자리 아닌 '일의 본질'
카플란 교수는 AI를 산업혁명에서 인터넷으로 이어져 온 '자동화의 새로운 물결'로 규정했다. 모든 개인이 부유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 자동화가 그랬듯 생산성을 높여 사회 전체의 부를 키운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난 200년 동안 평균 가계 소득이 약 40년마다 두 배로 늘었고, 한국은 그 변화가 더 극적이어서 1950년 이후 75년 만에 농업 사회에서 산업 강국으로 올라섰다고 그는 설명했다.
AI가 전문직까지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에는 1980년대 개인용 컴퓨터와 스프레드시트가 회계 업무를 바꾼 사례를 들었다. 계산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회계사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오히려 업무 영역이 기업 분석과 사업 전망 등으로 확장됐다는 것이다. 그는 "숫자를 채워 넣고 계산하는 일만 할 줄 안다면 일자리를 잃게 된다"면서도 "도구를 활용해 사업 전망을 예측하거나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다면 그것이 중요한 전문성이 된다"며, AI 역시 직업 자체를 없애기보다 기존 일자리의 핵심 업무와 필요한 능력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기술의 가능성과 투자는 별개"…엔비디아 다니는 자녀에게도 "팔아라"
AI 기술의 장기적인 가능성에는 낙관했지만 투자 시장에 대해서는 경고했다. 카플란 교수는 현재 AI 산업이 투자 관점에서는 '거품의 한복판'에 있다고 진단했다. AI가 유용하고 혁신적인 기술인지와, 지금 쏟아지는 막대한 투자가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오늘 지은 데이터센터가 3~5년이면 구식이 되고, 스무 곳이 넘는 기업이 각각 수백억 달러를 쏟아붓는 지금의 경쟁을 '신기루'에 비유했다.
실제로 그는 네 자녀 가운데 두 명이 현재 엔비디아에서 일하고 있다면서도 "스톡옵션이 행사 가능해지면 즉시 팔라"고 조언한다고 밝혔다. 치열한 경쟁 끝에 결국 소수 기업만 살아남고, 경쟁이 심화될수록 AI 기술의 이용 가격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AI 모델 경쟁보다 잘하는 산업에 AI 접목해야"
한국의 AI 전략에 대해서도 조언을 내놨다. 카플란 교수는 한국이 미국과 중국처럼 막대한 자금을 들여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경쟁에 직접 뛰어들기보다, 경쟁 과정에서 저렴해질 AI 기술을 활용하는 편이 효과적이라고 봤다.
대신 저렴해진 AI 기술 위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이를 제품에 독창적으로 적용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봤다. 조선업부터 메모리 반도체까지, 기술을 받아들여 응용하고 그 위에 가치를 얹는 일은 한국이 역사적으로 가장 잘해온 강점이라는 것이다. AI 시대라고 해서 지금까지 잘해온 방식을 굳이 바꿀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더 프롬프트>는 AI에게 정답을 구하는 대신, 인간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본질적 질문'의 자리로 프롬프트를 되돌려놓는 6부작 대담 시리즈로, 컴퓨터공학·경영학·정신의학·문화인류학·사회심리학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 석학들이 출연한다.

YTN 양세희 (yangsh10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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