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의 한 미용실에서는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면 특별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머리 손질을 마친 손님뿐 아니라 차례를 기다리던 손님들도 하나둘 맞은편 식당으로 향합니다.
그곳에 차려진 밥상은 소박하지만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미용실 손님이 아니어도 함께 앉아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김미선 원장은 매일 새벽 5시면 부엌에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두 시간가량 밥과 반찬을 준비해 40인분 안팎의 식사를 차립니다. 손님들을 두고 혼자 밥을 먹는 것이 마음에 걸려 "같이 밥 먹자"라고 권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렇게 한두 사람과 나누던 밥상은 오랜 세월 누구에게나 열린 밥상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미용실 요금에도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미용 경력 48년의 김 원장은 70대 이상 어르신께 커트는 삼천 원, 파마를 만 오천 원에 해 드립니다. 이 때문에 거리가 먼 곳에서도 어르신들이 찾아옵니다. 저렴한 가격에 머리를 손질하고 밥까지 함께 나눌 수 있는 이곳은 단순한 미용실을 넘어, 편하게 찾아와 쉬고 이야기를 나누는 동네 사랑방입니다.
김 원장의 나눔은 미용실 밖에서도 오랜 시간 이어져 왔습니다. 무료 미용 봉사와 김치 나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챙겨 왔습니다. 코로나19로 함께 모여 식사하기 어려웠을 때도 나눔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기부받은 옷을 판매해 마련한 수익금도 이웃을 위해 내놓았습니다.
"힘들면은 못 해요. 기쁨으로 하는 거지. 밥 한 그릇을 같이 나눠 먹는다는 게 얼마나 기쁜 건데요."
김미선 원장은 오늘도 밥상을 차리고 머리를 다듬으며, 누구나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일상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