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인사이드] 동서양 미감 충족 '묘법'…박서보를 추억하다!
컬처INSIDE
2025.10.18. 오후 7:16
[앵커]
지난 14일은 단색화 거장으로 한국의 미학을 세계에 알린 박서보 화백의 2주기였습니다.
어린 아들의 글씨에서 영감을 얻은 묘법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한 그의 작품은 지난달 프리즈서울에서 미디어아트로 구현되기도 했는데요.
참선 같은 과정을 거쳐 결국 비워냄으로 작품을 채워간 박서보의 예술 예정을 함께해봅니다.
김정아 기자입니다.
[기자]
가을에 한껏 취한 붉은 단풍색!
싱그러운 풀잎 색에서는 금방이라도 새순이 돋을 것 같습니다.
붉은 진달래부터 제주의 노란 유채, 정겨운 아궁이의 잿빛 기억까지 고 박서보 화백의 손끝에서 태어난 자연의 색이 디지털 감성으로 재해석돼 올가을 프리즈 서울을 화려하게 빛냈습니다.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를 수식하는 '묘법'은 한없이 비워내는 작업입니다.
한두 달 물에 불린 한지를 캔버스에 붙이고 밀어내기를 수만 번, 이렇게 골을 만들어 고운 색을 입히고, 각각의 선들이 튀지도 죽지도 않게, 조화로움을 위해 잘라 내는 마치 수련과도 같은 작업입니다.
3살 아들의 서툰 글쓰기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했다는 묘법, 정작 아들은 평생 어떻게 바라봤을까요.